금융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초보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단어가 바로 ‘대박’입니다.
일례로 1982년부터 2001년까지 20년동안 미국 S&P500 지수는 연평균 11.8% 올랐다고 합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이 기간동안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면 투자원금은 9배로 불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20년중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단10일동안 주식을 가지고 있지않았다면 투자수익률은 절반으로 줄게 됩니다. 주식을가지고있지 않은 기간이 더 늘어난다면 수익률은 급전직하할것이며 마침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입니다.즉 준비없이 시장을 예측하고 단기수익에 집착하는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것은 아주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과연 장기투자가 또 그렇게 쉬운 일일까요? 잘못된 상품에 투자한 장기투자는 말 그대로 재앙입니다. 우량상품에 투자한 경우에라도 그 여정은 험난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큰 흐름이 상승흐름이어야 합니다. 위사례에서 언급한 미국 S&P500 지수의 경우 그야말로 대세상승기간이었습니다. 이웃 일본의경우는 어떻습니까? 일본 주식시장이 작년에 연초대비 +50%의 큰 상승률을 보였다고 하지만 23년전 최고점에 비하면 아직도 -62%의 수익률을 감수해야 합니다. 큰 흐름을 무시한 장기투자가 답이 아닌 사례입니다.
위 두조건, 즉 큰 상승흐름과 우량상품에 투자했다고 해서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기본조건을 충족했을 뿐입니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싸움, 나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즉 스스로의 판단을믿고, 장기투자할수 있는 인내가 요구됩니다. 몇십%의 수익을 내기위해서 겪어야 할 위험은 수십차례에 달하며 그 중 몇번은 극한의 공포를 견뎌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마침내 이루어낸 몇백%의 수익률이 과연 ‘대박’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할수 있을까요?
김연아 선수가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때 아무도 그것을 대박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 어린소녀가 어린시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치열하게 연마하며 바쳤던 혹독한 연습의 시간들과 그로 인해 포기해야했던 많은 것들, 영광의 순간 바로 직전까지 겪었던 부상과 위기의 순간들을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잘알고 있었기에 그 쉽고도 책임감없는 ‘대박’이란 단어를 아무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추신수 선수의 경우는어떻습니까? 일부 언론에서 ‘대박’이란 용어를 쉽게 쓰긴 하지만 야구를 조금이라도 알고 추신수 선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추신수 선수가겪고 감내했던 인고의 시간과 위기의 순간을 알기에 감히 ‘대박’이라고 부를수 없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도 좌절해야만 했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추신수 선수에게 찿아온 약간의 행운에 더 주목합니다.
냉혹한 금융시장에서 대박은 없습니다. 정확한 판단과 철저한 준비와 인내, 기다림, 생존과 더불어 약간의행운이 따라올때 그 결과가 더할나위없이 좋은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대박’의 기대는 참혹한 결과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성취의 그 과정 과정에서도 위기의 순간은 숱하게 찿아오며 그것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두렵다면 아예 시작도 말아야 합니다.
현실에서도, 큰꿈을 이루려는 과정에서나 꿈을 이룬 순간에도 당사자는 절대 그것을 대박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 순간을 위해 감내했던 인고의 시간과 위기의 순간이 너무나 생생하기에 그 단어를 차마 갖다붙이지 못합니다. 그저 구경꾼들이 같다붙이는 용어일 뿐입니다.
지금 대박을 꿈꾸는당신, 현실을 직시하고,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세우고, 1년뒤의 위기를 대비하고, 현재 마땅히 해야할 일에 매진하십시오. 그럼에도 행운이 나를 외면한다면 그 길은 요원합니다. 이 또한 받아들일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당장 떠나십시오. 그것이 당신의 미래와 당신의 사랑스러운 가족을 지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