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한국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

2010년 이후 다수의 전문가들이 국내 부동산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실제로 한동안 가격 하락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가을을 저점으로 국내 부동산 가격은 폭락이 아니라 폭등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지속적인 금리의 하락, 정부의 부양 정책등이 뒷받침되어으나 결론으로 보면 당시 부동산 폭락론에 영향을 받아서 집장만을 주저한 사람들이 이후 급등하는 전세와 집값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에서 예측에 기반한 행동은 항상 위험이 따릅니다. 박종훈 기자 또한 최근 수시로 언론과 책을 통해서 한국 경제의 위기를 전파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지금이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역시 지나봐야 드러날 것입니다. 단지 그 주장의 이면에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타당성이 있다면 귀담아들을만하며 경계하는 근거로 삼을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박종훈 기자가 말하는 지금이 위기인 9가지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왜 그는 제목에서처럼 한국 경제가 지금 추락하고 있다고 주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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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 정책

과거 일본에서처럼 2015년의 한국 경제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빚더미가 임계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금리 인상만 계속 늦춘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임계 상태 자체를 해소하지 않는한, 경제는 아주 작은 충격만으로도 무너질수 있다. 그 방아쇠가 무엇이 될지는 예측할수 없으며, 단순히 그 후보중 하나인 부동산 값 하락만 막으려고 정책을 올린하는 것 또한 우리 경제를 더욱 더 임계상태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급속히 성장할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성공한 기술이나 제품을 신속히 따라잡는 빠른 추격자 전략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선도 국가의 기술혁신 속도가 늦어지면서 더 싼 가격으로 무장한 후발 추격자에게 따라잡혀 ‘가장 빠른 추격자’의 지위를 위협받게 되었다. 이같은 추격을 따돌리려면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재벌 중심의 우리 경제가 갑자기 혁신의 주체가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우리가 공정하고 혁신적인 창업 환경을 만들지 않고 대기업만 밀어주는 과거의 추격 전략만을 고집한다면 우리 경제는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20년대 후반에 여섯번째 물결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철저하게 소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빚더미에 의지해 건설 경기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는 지금의 경제 정책 기조는 결코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높일수 없다. 우리 경제를 되살릴 장기적인 비전 없이 이 같은 임시방편만 끝없이 반복하게 되면, 남아있던 재정 여력만 탕진한 채 경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게 될 것이다. 가장 강력한 투자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우리 경제가 다시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려면 무엇보다 청년들이 혁신적인 생산 주체, 경제력이 있는 소비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최고의 자원인 우리나라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면 도대체 어디서 우리나라의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는가. 아직 희망의 불씨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지금이 ‘위대한 민족’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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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등만 살아남은 경제는 왜 위험한가?

지금처럼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승자의 조건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1등만 살아남은 경제보다는 다양한 2등도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경제가 더욱 변화에 강한 힘을 갖게 된다. 1등을 놓치지 않았음에도 스마트폰이라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몰락한 닌텐도와 노키아라는 한 기업에 매달린 핀란드 경제의 위기가 좋은 예이다.

대한민국 재벌의 도전 정신을 앗아간 것은 바로 재벌 위주의 안락한 환경이다. ‘재벌하기’에 너무나 편한 환경은 재벌 후계자들이 글로벌 경제 전쟁에 맞서 싸워 이길수 있는 도전 정신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빵집 같은 골목 상권에나 집착하도록 유도하는 길이 될수 있다.

근로자가 무너지면 기업도 생존할 수 없다 근시안적으로 자신의 기업만 놓고 보면 임금을 낮춰야 이윤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경제 안에 있는 모든 기업이 임금을 낮추고 근로자들을 대량 해고하는 방법을 택한다면, 경제 전체가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대공황 때처럼 결국 기업들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될것이다. 지금 최악의 장기 불황을 눈앞에 둔 위기의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만 살고 보자는 근시안적인 이기심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이다.

3. 집, 살때인가? 팔때인가?

시대는 변했다. 이제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부양책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부동산 불패 신화를 붙들고 있는가 ? 만일 정부가 부양책을 쓰지 않고 부동산을 시장에만 맡겼다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어 치솟아 올랐던 집값 상승분을 지금쯤은 고스란히 반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수십 차례에 걸쳐 쏟아낸 끝없는 부양책으로 잠깐 동안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단기적인 부양책으로 영원히 시장의 힘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세난에서 벗어나거나 월세 부담을 줄이려는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 재산을 부동산에 걸었다가 노후를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체크포인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돈을 빌려 집을 살 경우에는 대출을 받은 이후의 현금 흐름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둘째, 집을 살때 빌린 돈을 다 갚고도 노후 준비에 문제가 없는지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 셋째, 부동산의 장부가를 의지해서도 믿어서도 안된다. 부동산은 실물 자산이다. 일단 부동산을 산 이후의 가격은 시가에 따라 계속 변한다. 당신은 과연 폭락 직전에 사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이미 지나간 ‘부동산 불패의 시대’ 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미세조정을 하는 것이다.

4. 세금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다

부자의 세금을 줄여주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부자 감세의 기적은 왜 아직도 일어나지 않는가? 기업에 법인세만 깎아주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감세의 달콤한 유혹은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을 쉽게 사로잡는다. 하지만 기업이 투자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법인세 세율 몇 % 포인트가 아니라 시장의 전망에 달려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민간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대기업에게만 이윤을 몰아준 탓에 그만 가계의 몫이 쪼그라들면서 소비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이제 증세를 논의한다면 과거처럼 기업의 몫을 늘리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어떻게 민간 소비를 다시 회복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제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급격히 바뀌고 있다. 과거의 경제 정책을 고집하다가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진다. 한 국가의 군대보다도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조세 정책을 ‘올바르게’ 개혁해 추락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되살릴 수 있다면 우리의 노후는 물론 자녀의 미래도 지킬수 있을 것이다.

5. 이미 당신에게는 2,000 만원의 빚이 있다

미국의 최고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는 자연발화한 산불은 끄지 않는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억눌러 자연계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면 아주 작은 충격으로 파국을 부를수 있는 ‘임계상태’가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자연계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에서도 볼 수 있다. 일시적인 금융 위기나 경기 불황에는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정책이 분명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 효과에 취해 끝없이 돈을 푸는 정책에만 의지하다 보면, 빚더미의 지속적인 증가 없이는 경제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 위험한 상태로 변한다. 그리고 경기 불황을 가져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계속 빚더미로 버티려다 보면, 경제는 괴멸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임계상태로 끝없이 돌진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천문학적인 가계 빚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경고의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2015년은 우리 경제의 대내외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는 정말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해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15년 이후 15~65세 인구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베일’이 걷힌 뒤 우리가 직면하게 될 한국 경제의 민낯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경기 부양책만 반복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우리가 맞이할 한계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대격변의 시대에 당신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어두는 편이 유리한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6.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부의 대물림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가난의 대물림이다. 왜 우리는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에게 부와 직업을 물려받은 사람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면, 도데체 누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는가?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이 멈춘 세습 경제로 가는냐, 아니면 다시 역전의 사다리를 놓아 경제의 활력을 되살릴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세습 경제가 고착화되면 소외된 청년들이 도전 의식을 잃어 경제 전체의 성장 동력도 크게 약화될 것이다. 결국 무너진 ‘역전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지 않는 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다시 되돌리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7. 복지는 분배가 아닌, 성장의 열쇠다

언제까지 청년 복지를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할 것인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 나라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경제 불황이 시작되면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이 늘어나 소비가 줄어든다. 그 결과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일자리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불황이 장기화된다. 이때 촘촘하게 잘 짜인 사회안전망인 복지 정책은 단지 그 혜택을 보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불황에서 지키는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 모든 복지가 다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심리에 바탕을 둔 행동경제학을 토대로 정교하게 설계된 복지 투자만이 우리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동과 청년 복지 투자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지키는 소중한 등불이 될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포퓰리즘 논쟁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장기 불황이 우리 경제를 습격하기 전에 어떻게 그 불씨를 살릴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8. 인구 감소가 가져온 최악의 경제 불황

인구 소멸 국가 1호 대한민국,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는 인구 소멸의 공포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어떻게 한 나라를 무너뜨리는가? 2012년에 최고점을 기록하고 이후 정체되어왔던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2016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2018년이 되면 ‘인구절벽’이라고 부를 만큼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줄어든 전례가 없기 때문에 어떤 충격이 올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희망은 남아있다. 프랑스와 독일, 미국등의 예에서 보듯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출산 장려 정책에 매진하거나 아동과 청년에 대한 강력한 투자를 실행한 나라에서는 그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소비 기반을 만들어 미래 경제의 버팀목을 강화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곧 눈앞에 닥칠 일본화 현상에 거의 무방비 상태나 다름이 없다. 이런 판국에 경제 관료나 정치인들은 청년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치부하고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며 철저히 외면해왔다. 그런데도 우리가 ‘일본화’의 충격을 피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9. 21세기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 청년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며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고,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가장 확실한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청년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나라는 자멸의 길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제발 더 늦기 전에 이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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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젊은 층의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인구 보너스’를 한껏 누리며 빠른 성장을 해 왔지만, 이제는 젊은 층의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오너스’ 시대를 맞아 성장의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만일 경기를 지탱할 정책적 수단을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경기 불황으로 접어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에 경제의 버팀목이 될 중산층을 강화하고 미래세대와 청년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약자가 강자를 따라잡는 대역전은 언제나 위기일 때 더욱 활발하게 일어났다.

저자가 제시한 우리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이유 9가지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 만약 격하게 동의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여러 위기 상황에 대비해 최소한의 안전벨트만이라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만약 동의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가면 될 것입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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