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조카와 누님이 수년동안 전쟁을 치렀던 적이 있었다. 그 이면에 나 또한 관계되어 있기에 마음이 아주 불편했었고 적극적으로 개입했었다. 그 조카에게 내가 거금 100여만원을 들여 개인용 피시를 선물한 것이 이 사건의 주된 원인이라고 할수는 없겠으나 인과관계의 한 요소가 된 것은 분명하지 싶다. 그 전쟁의 원인은 컴퓨터 게임이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오락실이라는 곳이 있었다. 50원짜리 동전을 넣고 갖가지 게임을 할수 있는 곳이었다. 그 곳에 가려면 부모님과 약간의 마찰은 감수해야 했지만 그리 큰 갈등은 없었다. 일정 수준 이상 게임을 정복하면 시들해져서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었던 것 같다.
요즈음 청소년들이나 일부 어른들이 접하는 게임은 예전의 것과 많이 다르다. 게임을 하는 장소도 오락실에서 피시방이나 집으로 바뀌었다. 예전처럼 비교적 단순한 게임도 있지만 현실을 그대로 복사해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중독성이 심각한 게임도 많다. 가장 큰 문제라고 할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종류의 게임이다.
현 정부에서 게임을 규제하는 문제로 업계와 마찰을 일으킨 적이 있다. 컴퓨터 게임을 담배, 술같은 중독성 있는 것으로 다루는 데 대하여 업계에서는 심각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누님과 조카와 같은 마찰을 겪은 수많은 가정에서 보자면 이런 종류의 게임은 담배, 술보다 훨씬 심각한 폐해를 낳는 마약같은 것이다. 그러한 게임을 개발하고 판매하여 부를 일군 당사자들도 자기 자식에게는 아마 그 게임을 못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가 자기 아이들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시켰던것처럼(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런 게임을 만든 회사들의 주가는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았고 상장을 하고, 부를 일구고, 빌딩을 세우고, 야구단을 만들고, 검사 친구에게 수억원을 그냥 주고, 그렇게 성공신화를 쌓았다. 회사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고, 부를 축적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로 인하여 누군가가 피눈물을 흘리고, 많은 청소년들의 운명이 달라졌다면 마냥 칭찬받고 자랑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중독성 강한 마약같은 게임의 개발과 판매는 자제하고, 규제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어쩌면 채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사그라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journeyman
2017년 2월 7일 at 4:32 오후
비단 게임이 아니어서 사행성 오락은 주위에 널려있습니다.
거리에서 흔하게 보는 인형뽑기도 마찬가지지요.
자제심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앞서야할 텐데 오로지 성적만 강조하는 사회 풍토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