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본 블로그에 주제넘게도 ‘정권교체의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라는 글을 올린적이 있다. 언감생심 정권교체라는 말 자체가 미친것처럼 보일때 나름 희미한 불빛을 이야기한건, 그 불빛을 본게 아니라 불씨를 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기준이 된 것 중의 하나는 그 당시 진보진영의 미세한 변화였다. 무대뽀로 투쟁만 하던 무식한 진보에서, 생각하고 서두르지 않고 시기를 가늠하며, 그 다음까지도 생각하는 나름 전략을 세우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었었다. 그 미세한 변화가 결국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으며 현실이 되었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 잘된 일인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것은 결국 역사의 몫일 터이다. 왜 보수는 그렇게 영리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는가. 아직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단 말인가.
언제까지 무조건 반대하고 현실성 0인 탄핵을 거론하고 시대착오적인 종북 타령에 매달릴 것인가. 보수언론은 언제까지 틀에박힌 논리로 글장난이나 할 것인가. 언제까지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조롱하고 국가적인 행사의 폭망과 나라의 피폐를 기원할 것인가. 지지율에 얽매어 깊은 성찰 없이, 젊은이들의 영혼을 심각하게 갉아먹고 있는 도박을 과연 옹호해야 하는가.
그 심정은 이해하나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보수가 좀 더 영리해졌으면 좋겠다. 영리한 언변으로, 미려한 전략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돌려 다시금 집권한다면 대한민국의 축복이 될 것이다 그만큼 더 멋진 보수가 되었다는 이야기일테니. 시간은 많다. 실패했던 부분은 과감하게 들어내고 손을 내밀지 못했던 곳까지 보듬는 멋진 모습을 기대한다. 그러기에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면 4년전 언급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아직 더 떨어질 곳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냉소와 비아냥과 오기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수 없다.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깊이있게 성찰하고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썩은 부위는 과감하게 도려내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감이 눈에 보이도록 움직여야 한다. 굳이 바닥을 확인할 필요는 없다. 예서 멈추고 반등하려면 어떻게든 변해야 한다. 상대가 헛발질을 하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어려울 때에는,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장 하고싶지 않은 걸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내가 불리한 상황에서는 하고싶은대로 해서는 절대 앞서가고 있는 사람을 따라잡을수 없다. 설사 앞서가는 사람이 넘어진다고 해도. 왜? 나는 더 밑으로 밑으로 주저않을테니까. 지금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당장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