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되어버린 서울 아파트, 10년 후 미래

황당한 실화 하나, 현 국토부 장관이 임명되고 나서 장차관중 다주택자들에게 주택 처분령이 떨어졌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할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그 총책임자인 국토부 장관은 더 말해 무엇하리오. 그리고 국토부 장관은 주택을 처분했다고 했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그 동생에게 팔았다는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 안 팔려서 ? 천만에. 아까워서이다. 다주택 투기자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친인척에게 형식적으로 집을 넘긴 것이다. 얼마 손해보고 급매물을 내 놓으면 안 팔릴리 없다. 장관은 상징적으로나마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상적으로 처분했어야 했다. 평범하지 않았어야 하는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의 이 평범한(?) 행동 하나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군을 통솔하는 장수가 날아오는 총알이 무서워 뒷꽁무니 빼는데 그 군대의 말로가 어떠할지는 물어 무엇하리요. 투기와 돈은 총알보다 빠르고 광기어리고 무서운 것이다. 그와 맞서 싸워야 하기에는 너무 평범한 국토부 장관의 처신에 실소를 금할수 없었다.

작년말 올해초 광기어린 가짜화폐(가상화폐)와의 싸움에서 정부는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일관된 정책신호와 올바른 방향으로의 물러섬 없는 전진, 법무부 장관의 다소 과격한 겁박을 필두로 이를 다독이는 제스쳐 하며. 결국 정부의 정책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전 세계적인 가짜화폐 투기 열풍이 식으면서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었다. 외부의 영향이 컸지만 정부의 승리로 봐도 무방하다. 전쟁에서 외부 요건 즉, 남동풍, 조류의 급변으로 인한 승리도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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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시세, 출처:okcoin >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은 몇개월전의 비트코인처럼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실제가치가 아니라 투기와 광기로 만들어졌듯이 지금 서울 아파트 값도 그러하다. 그럼 과연 그 말로도 비슷할까. 여기 그 미래를 논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단언컨데 이는 그저 연습장에 끄적이는 낙서같은 것이다. 여기에 큰 의미를 둘 주변인은 없다고 믿는다. 투기와의 전쟁에서 남은 절대 믿는게 아니며, 살아남는 건 전적으로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2015년 하반기 그동안의 침체기를 극복하며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에 편승하여 부동산 시장이 막 기지개를 켜고 조금씩 뛰어오르려 할 무렵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양분되었다(항상 이렇다. 만약 한 쪽으로 모두 치우치면 그 반대일 확률이 높다). 그간 침체기에 발이 묶였던 사람이 부동산을 처분할 마지막 기회라는 의견과 이제부터 대세 상승이라는 의견이 팽팽했었고 오히려 전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때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2018년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냈었다. 3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이 지난 특정 시기까지 거론하며 확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사실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게 증권사 리서치에서 진짜로 할 일이다.

http://m.mko.co.kr/news/headline/2015/850126

위 보고서의 핵심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결혼 10년차 부부의 인구 대비 증감률과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고 결국 이것이 미래를 예측하는 단초가 될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지금 결혼 건수가 10년뒤의 주택 가격 상승률과 관계가 있으니 10년뒤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서 보자면 딱히 틀린말은 아니다 싶었지만 반신반의할수밖에 없는 보고서였다(하긴 모든 보고서가 마찬가지이지만). 그리고 2015년 가을 누군가는 집을 사야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팔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할때 이 보고서는 2018년까지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당당히 예측하였고 3년후 지금 그 상승률의 폭까지 정확히 적중하였다. 다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광기어린 혼란은 그 보고서에서 사용한 지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무능한 정부의 정책과, 인간의 탐욕과 공포의 일시적인 발로일 뿐이다. 불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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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천명당 혼인 건수, 출처:통계청 >

그러면 위 보고서대로 본다면, 앞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 사용한 지표가 너무도 단순하기에 명확하게 예측할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하던 혼인건수는 고점을 찍고 하락하다 2010년 2011년에 조금 반등한다. 그리고 다 아시다시피 이후 2018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 10년을 더해 정리해 보자면 앞으로 2-3년간 서울 주택 가격의 상승률은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며(가격 하락이 아니라 상승률 하락이다. 따라서 현재 가격 유지 혹은 미미한 상승 및 미미한 하락 예상) 이후 최소 7-8년간 혹은 더 긴 세월 동안은 하락 전환하여 급락이 예상된다. 믿거나 말거나.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분의 제대로 된 2탄을 기대해 본다. 우려스러운 점은 한번 족집게처럼 맞은 예측은 다음에는 틀릴 가능성이 크다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3년전 위 보고서는 탐욕과 공포가 출렁이는 망망대해를 홀로 항해하는 누군가에게는 꽤 정확한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지나온 항해는 그저 참고로만 하고, 뒤돌아 보지 말고, 다음 목적지에 닿기 위한 지금의 항해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리라. 지나간 뒤에는 너무도 잘 보이는 현재를, 그렇기에 지금 더 눈여겨 보는 일 그것이 최선이다. 탐욕과 공포는 동네 개나 줘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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