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생, 그 기이하고 슬픈 역사 이야기
우리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기이한 인물이라면 연남생을 떠올리게 된다.
연남생은 고구려의 장수, 연개소문의 장자이다. 아버지 연개소문이 군사반정으로 권력을 장악하자, 그 아들들이 그 권력을 이어받기 위해 암투를 벌이게 되고, 이 싸움에서 밀려난 연남생은 당나라로 망명하여 당나라 군대의 선봉에 서서 고구려 멸망에 앞장서게 된다.
연남생이 그 과정에서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는 알수 없다. 역사는 그저 그 결과만을 짧게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기록만 보자면 참으로 기이하고 슬픈 이야기이다. 집권 세력이 자신의 뜻에 반하고 자신을 퇴출시켰다고, 외세를 구걸하여 조국의 등에 칼을 꽃고 멸망에 앞장선 그 어리석음에 뭐라고 할말이 없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전쟁 선포에, 일부 국내 언론과 현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베 정권을 옹호하는 웃지못할 일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제 1야당이라는 곳에서도 모호한 양비론을 펼치는듯한 미지근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권 탈환을 노리는 제 1야당의 지도부가 과연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연남생도 그렇게 시작했으리라. 자신을 내친 형제들에 대한 분노,복수. 하지만 그 결과는 조국의 멸망으로 이어졌고 두고두고 역사의 언저리에서 기이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나 또한 우리 역사에서 가장 한심한 인물로 그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