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잠깐독서오철우기자의리뷰|2000-11-06
30년뒤에야배달된러브레터
피아니스트이며작곡가인에릭사티가예술가로서널리알려지게된것은그가죽은지38년만이다.
에릭사티를죽을때까지따라다닌것은가난과독신이었다.그는평생‘무슈르포브르’즉,
‘가난뱅이씨’라고불릴만큼가난했으며단한번의연애를끝으로독신으로살았다.
묻혀있던그를다시발견한것은프랑스영화감독루이말이었다.
1963년,루이말감독은자신의영화<도깨비불>의영화음악으로사티의피아노곡을사용했다.
영화가개봉되자‘정신이아찔해질만큼아름다운이음악은대체누가작곡한거지?
뭐?사티라고?도대체그가누구야?’하며전세계가깜짝놀랐다.
마치두껍고푹신한카펫이깔려있는계단을올라가듯툭툭들려오는피아노소리.
<짐노페디>나<그노시엔>.큰소리로외치는게아니라귓가에속삭이는듯한피아노소리.
에릭사티의음악을글로어떻게설명할수있을까.
파리몽마르트르로이사온시골청년사티는술집에서피아노를치며곤궁한생계를이어가고있었다.
술집에서처음쉬잔발라동을보았을때,그녀는그당시이미유명했던화가툴루즈로트레크와춤을추고있었다.
그때사티는절대로겁먹을것같지않은야생의냄새를풍기는그녀를보며
‘섣불리손댔다가는깨물릴것같군’하는생각을한다.쉬잔역시로트레크의어깨너머로
사티를눈여겨보고있었지만그들이다시만난건2년뒤의일이다.
그가한평생사랑했던여자,쉬잔발라동.화가툴루즈로트레크와르누아르,
퓌비드샤반의모델이며그들의연인이기도했던쉬잔.사티는그녀를사랑했다.
사티는어머니를사랑했다.그둘의모습은거울처럼닮아있었다.
사티가몽마르트르에서만나우정을나누었던소년위트릴로는쉬잔이열여덟살때낳은사생아다.
사티가쉬잔과사귈때,사티의집문앞에다사티가좋아하던떠돌이개를죽여상자에담아놓아두었던소년.그러나먼훗날,부자와결혼을앞둔쉬잔을두고사티가몽마르트르를떠나려고할때
함께가게해달라며사티에게매달렸던소년.그소년이훗날‘몽마르트르의화가’라고불렸던,
몽마르트르에서살고몽마르트르에서죽은화가위트릴로이다.
그는어머니쉬잔을사랑했지만쉬잔은평생그를냉대했다.
그러나위트릴로에게그림을가르치기시작한사람은바로그녀였다.
위트릴로는어머니쉬잔을사랑했고쉬잔은사티를사랑했고
사티는일곱살때죽은어머니를사랑했다.
사티와쉬잔이헤어진건어머니때문이다.르누아르의모델을하면서그의그림을
흉내내기시작하며화가의꿈을키워가던쉬잔은사티에게모델이되어줄것을부탁한다.
그들의동거는반년동안지속된다.어느날쉬잔과사랑을나누고있던사티는
맞은편거울속에서벌거벗고있는어머니의모습을보게된다.
깜짝놀라돌아보니벌거벗은쉬잔이“당신,갑자기왜그래요?”라며묻는다.
그날이후로사티는쉬잔과육체적인사랑을나눌수없게되었다.
사티의초상화를완성한쉬잔이슬픈어조로이렇게말했다.
“이걸그릴때내몸과마음이참이상한느낌이들었어요.
어쩐지이건내가그린게아니라,내몸속에들어온당신어머니가그린것같아요.”
헤어지고두달뒤사티는쉬잔에게편지를쓴다.‘나는어머니를사랑했소.
그러나나는당신을사랑했소.이사랑은영원히변치않을것이오.’
그뒤사티는애달프고슬픈음악들을계속작곡하였지만한동안
압생트라는독한술에빠져살았다.
쉬잔은그녀의소망대로프랑스의표현주의화가로성공했다.
사티는59세에죽었다.그가죽은뒤아르크에있던그의방에서
부치지않은편지한묶음이발견되었다.
수신인은모두쉬잔발라동이었다.그리고한장의사진이있었다.
쉬잔과그의아들위트릴로와개한마리가나란히있는.
그리고뒷면에는‘사랑스러운쉬잔발라동의사진’이라는사티의고딕필체가남아있는.
이사진속에사티는보이지않는다.사티가죽은뒤이사진을건네받은쉬잔이
개줄을쥐고있던맨왼쪽사티의모습을도려낸것이다.
30여년세월이흐른뒤에야겨우배달된사티의편지를받은,
61세의유명인사쉬잔은이렇게고백한다.
“솟아나는추억은괴롭기도하고즐겁기도하지만….”
그말줄임표의의미는무엇이었을까.그숨겨진의미때문에쉬잔은
사진속사티의모습을도려내버렸던것일까.쉬잔을떠올리며작곡할때,
사티는생각했다.쉬잔을육체적으로는소유할수없었지만예술적으로는가질수있다,라고.
결국쉬잔에대한사티의예술적소유는지금우리가함께나눌수있는사티의음악,
즉예술로승화한것이다.단한번의연애.사티가쉬잔을만난건그의나이스물일곱살때였다.
글:소설가조경란
너무길지요그래도하나만더….
주욱읽어나가면유모어한편숨어있답니다^^
(vexationd벡사시옹)에피소드[월간지"객석"에서인용]
세계에서가장긴음악은?에릭사티의"짜증"
프랑스의작곡가에릭사티는그기이한행각으로도유명한작곡가입니다
그의작품인Vexation"짜증"이란작품은기껏해야약1장분량에지나지않지만
메트로놈지시에정확히따라서연주를하면대략13시간40분간연주를해야합니다.
그것도같은멜로디를840번이나반복하도록되어있는그야말로엽기적인작품입니다.
당대의내로라하던전위예술가인존케이지가사티의친구로부터이악보를입수한것은
사티가죽은뒤이미24년이나지나서였습니다
그러나전위예술가로이름을날리던케이지도이악보를보고서는
차마할말을잃고연주를계속지연해왔습니다
드디어이곡이초연되던날은그로부터15년이더지나서였습니다
다만도저히혼자연주할자신이없어서4명의동료와같이초연했다고합니다
일본에서는다카시유지라는피아니스트가10시간왕복야간열차에서
우리나라에서는서울대학교학생식당에서1995년3월에
무려40명의음대생에의해초연되었습니다.
이곡의연주에대해가장유명한에피소드가있습니다
비교적유명한피아니스트3명이이곡을연주하기로하고
프로그램에는작품명이나연주시간을올리지않았습니다
아는사람이보고기겁이라도하여연주회장이비어버릴까해서이죠
드디어연주회날…객석은가득히메워졌고한연주자가나와서
이곡의제목을설명했습니다순간극소수의청중은
"이키!이거큰일났구나!"했지만이미다수의관객들의박수소리에
그들의놀람은묻혀버렸습니다
그리고시작된느릿느릿한연주…30분간청중들은열심히들었습니다
그러나같은멜로디가계속반복되면서슬슬청중들이술렁이기시작!
이후지루할때인간이보일수있는갖가지반응들이속출하기시작합니다
팔짱끼기,다시풀기,머리긁기,코만지기,눈비비기
그러다가한청중이급기야하품을하자여기저기서하품이터지고
연주자에게행여실례가될까조심스레입을가린청중들의눈은
하품으로나온눈물로촉촉해졌습니다.
약2시간후…
사회자를대동한다른연주자가나타나자
졸기시작하던청중들은자세를갖추고박수를칠준비를했습니다
드디어끝났구나!
그러나사회자가꺼내든팻말은
"연주자만휴식없이교체되니양지하시기바랍니다"
드디어몇몇인내심에한계를느낀청중들은자리를뜨기시작했고
새로나온연주자들은이를아는지모르는지교체하여연주를계속…
그러나멜로디는그대로반복…
이미객석은절반이상이비어버렸고남은절반도꾸벅꾸벅졸기시작했습니다.
이내새연주자가나타났지만청중들의대다수는이미잠을자고있었습니다.
적어도!연주회자체는지속이되고있었습니다
이제는비평가와지인들및인내의한계를시험하는10여명의청중외에는
객석은완전히비어버렸습니다.
단한사람…맨앞자리의한뚱뚱한남자한명은땀까지흘리면서
눈을부릅뜨고연주를열심히듣고있었습니다
그후로오랫동안비가왔…아니….같은멜로디가계속되고
연주자만또바뀌었습니다
그리고13시간40여분이흐른뒤….
마지막연주자가종지부를맺는음을누르고는비틀대며일어섭니다!
연주자들이모두나와관객들(?)에게인사하자
남아있던최후의몇몇관객들은그연주자들의의지와
결국끝까지버티고야말았다는자신들의인내에겨워
우뢰와같은박수를쳐댑니다
이박수소리에자느라고미처나가지않던청중들도
얼떨결에일어나박수를칩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
그러나연주자와청중들의진~~한감동의순간은
맨앞자리의뚱보청중의한마디외침으로인해
곧경악으로바뀌고맙니다
그는힘차게외치고있었던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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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앙코르~~~!
벡사시옹듣기
아무분이나미디아닌걸로찾아주시면많이고맙겠습니다^^*
제실력으론못찾겠네요방정스럽게들려서더짜증날까염려되옵니다
발라동의누드<–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