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안거 해제일…

오늘은음력으로1월15일정월보름그리고동안거해제일이다
90일전에동안거를시작한스님들은오늘부로안거를마치고
말그대로바람처럼구름처럼떠도는운수납자가되는날이다

나는전부터이날길상사에법정스님의동안거해제법문이있는걸알고
달력에동그라미를쳐놨지만오늘아침분리수거를다마치고
오곡밥-정확히九穀밥-과말린나물등으로아침밥까지다먹고
설겆이까지마치고차한잔하며컴이나열어볼까하는데
‘봄의소리월츠’-우리집전화벨소리-가거실을한가득채우며흐른다

"엄마오늘길상사가는날아니에요"

"어머나오늘일요일법정스님법문있는날인데…세상에나…지금나가야겠다"

"애는어쩌구요"

"아참!"

그짧은순간내군번을잊어버리다니….

길상사에놀러오신수녀님들…

매화차를신기하게보는수녀님과흐믓한표정의주지스님

근데딸이전화한목적은따로있었다
지난2월2일친정엄마기일,길상사에서전화가왔더란다

‘조xx보살님신분증보관중입니다여가내어찾아가라’는(진국자매님이한순간보살님이된다나원참^^)

아뿔사그날길상사에서양초사면서흘렸나설법전불전함앞에서흘렸나
(아무리생각해도기억이안나는데그거가왜거기있지?)

그때까지나는산부인과퇴원수속하면서딸이건내준신분증이
내핸드백호주머니에있는줄도몰랐으니…

딸은월요일자기네시누이가넷째출생신고와산호취학통지서때문에잠실(딸시댁)

몇동사무소에가는데신분증이필요하니오늘까지는조리원에갖다놔야된다는거였다.

남편에게오늘일정을물어보니12시엔꼭나가야한다그러고
길상사법정스님법문은대강사시(오전11시)에시작하니
약간의시간이있겠다싶어무조건길상사행을결심했다.

성북동에서길상사간을운행하는12인승벤에16명이탔는데그중에서도맨마지막에

턱걸이로겨우탑승한나-떡대는좀거대한가-는엉거주춤낑겨서앉지도못한채실렸다.

차에서내리자마자구겨진허리를펴는데

아…입춘을지난산의기운은얼마나상쾌한지…

사람들은벙당안보다바깥에더많이모여있다

10시부터그곳주지스님의법문은벌써시작한상태고법정스님법문시간까지20여분이나남았다.

우선청년회에서제공하는커피(500원)를한잔부탁하고천원을내고거스름은안받는센스~~를발휘한다.
오늘은맛난절밥도못먹을터라제일먼저작년에지은지장전으로향했다

길상사지장전

목적은그곳아래층입식식당안쪽에걸려있는박항률화백의

길다란그림앞에서종이컵이지만커피한잔하려는심산으로
근데자원봉사자들이벌써부터점섬공양준비를하고들있다.(음..편안히커피마실때가아니군)
그냥조용히그림앞에서한번더눈여겨보고아쉬움을남긴체나와버렸다.
바로앞의인공연못은맘에안들지만중간중간에하얀눈이안녹아서그래도정취를느끼게한다

길상사극락전

극락전을앞에두고낯익은통나무그루터기에앉자조용히합장을할즈음법정스님의법문도시작된다

입정부터한뒤청법가를시작으로스님법문시작한시간은11시8분
중간에자주H.P액정숫자를확인하며12시까지집에가야할시간을가늠했다.

오늘법문은지난2월호맑고향기롭게산방한담에서발췌하셨지싶다.

올해는눈이귀해기우제지내듯기설제를지낼정도로가뭄이심하여

산중에서물이귀해여간어려움을겪지않으신단다.
톱으로도잘안켜지는깡깡언개울물을도끼로깨어녹여차도달이고

세수도하신다는이야기를서두로부드러운물도한번얼면

그렇게단단할수가없다는걸사람의맘에비유하여착하고선한마음도

뭔가에한번토라지면무섭게변하여서무엇으로도녹아지지않는다고…

허나물의속성은흘러야지고여있으면썩어버리듯
사람의응집된마음도물과같이흘러야한다시며
오늘동안거해제일을맞아모두풀어버리라는요지의법문이었다.

중간중간방송관계자처럼분초를다투며시간확인을하고
스님법문마치기도전에일주문을나와버린시간이11시38분
언제나20여분의짧은법문이그렇게고마울수가없다

절앞내리막길에서택시를기다리며서있는데어떤부부신도가시동을걸면서나의향방을묻는다
한성대전철역이라했더니당신들은경복궁쪽이지만큰길까지태워다주겠단다.

(아..오늘샐리의법칙이해당되는날이구나

올때도복도에내려서자마자전절이도착했고

12인승벤도내가마지막탑승자가되더니…)

승용차는금방큰길갈림길에왔지만
내가점심공양도않고도떠나는바쁜사람인걸눈치챘는지
전철역까지바래다주고당신들은U턴을하겠단다

‘아구구괜찮습니다여기까지온것도고마운일인데…’했지만
그부부는맘도좋치…대구사람이라며차로는금방이니미안해하지말란다.
당연히나도진주사람이라고비슷한동향임을그짧은사이밝히고
부부가믿음이같은것얼마나축복인지모른다고부러움을전했다

한성여대진철역다와서나는고맙다고합장까지드리니그분들도합장으로인사를받는다
난생처음보는사람에게…이런배려를하다니참친절한사람이많기도한세상이다.

전철계단을내려오니또곧바로전철이’당고개’라는이름표를이마에달고도착한다
아이구우오늘참재수조~~흔날이로세…창동근처에와서전화할때12시5분전

아이밥먹인다면서빨리오라했고아파드현관에도착한시간이12시5분…

집에와서점심먹고산후조리원산호맘에게신분증갖다주고
돌아오는길에날씨도풀렸겠다교통공원어린이놀이터에서
미끄럼틀세번…정글놀이4번하고집에와서컴열어
기다리는사람있는듯경과보고하는것이다.

(수정은나중에..아이가신나게놀더니잠이오는갑다투정을하는거보니…)

직박구리사진출처:길상사갤러리


소프라노조수미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StephanvonCron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