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God! 사랑 사랑 내 사랑
작가들에게공포의대상으로악명높은이미술관의거친공간을중견여성작가이순종(53)씨는
무지막지한아시바구조물로평정해버렸다.30일까지이미술관에서열리는
이씨의기획초대전‘사랑사랑내사랑’은살풍경한아시바구조물속에서
음식과여성에대한이시대시선의폭력성을좇아가는숨바꼭질을펼친다.
전시장의관객에게는작은인내가필요하다.
이리저리얽힌철골자재설치물속을떠다니듯돌면서숨은소품들을훑어야하기때문이다.
그투박한자재덩어리곳곳구석에엽기적이면서발랄하고재미난이미지들이잡힌다.
머리속에아이스크림무스덩어리가든알몸바비인형들,
스타킹에싸인조리기구,손톱을세운볼링머리여인상,군화를감춘철가방,
사타구니에서화살을쏘아대는암컷고릴라드로잉등이다양한느낌으로와닿는다.
큰컵속에다리를벌리고앉아‘날드세요’라고유혹하는바비인형(사진)도보인다.
거친철골구조와군화,철가방,여자,음식등이뒤섞인야릇한전시장이미지는
도발적으로내리꽂히는요즘광고물의현란한음식과여성이미지들이
어디선가통하는부분이있다는생각에서비롯된것이라고한다.
플라스틱바비인형의깜찍한판타지나음식점간판광고에서보이는
요란한원색음식물들은현란함,중독성,일회성등을지닌일종의시각적폭력이다.
그럼에도그것들을이사회의중요한에너지원으로서직시할수밖에없음을술렁술렁이야기한다.
여성으로서느끼는일상의폭력성을50대답지않은재치와감각으로풀어놓는작가적상상력은
일상사물에서여성성의미학을길어올린프랑스작가루이스부르조아의곰삭은미학을떠올리게도한다.
“80년대유학뒤부터우리시각문화의폭력성을고민해왔다”는작가는
“전시가자기내면을배설하는것이라면이번전시는정말제대로대변을배설한것같다”고호쾌하게웃었다.
한겨례(02)760-4726.노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