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의풍경’서문(앞부분)
말들은저마다자기의풍경을갖고있다.그풍경들은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들여다보면다다르다.그다름은이중적이다.하나의풍경도보는
사람에따라다르고,풍경들의모음도그러하다.볼때마다다른풍경들은
그것들이움직이지않고붙박이로있기를바라는사람들에게는견딜수없
는변화로보인다.그러나변화를좋아하는사람들에게는그것이야말로말
들이갖고있는은총이다.
말들의풍경이자주변하는것은그풍경자체에사람들이부여한의미가
중첩되어있기때문이며,동시에풍경을보는사람의마음이자꾸변화하기
때문이다.풍경은그것자체가마치기름물감의계속적인덧칠처럼사람들
이부여하는의미로덧칠되며,그풍경을바라다보는사람의마음의움직임
에따라,마치빛의움직임에따라물의색깔이변하듯변한다.풍경은수직
적인의미의중첩이며,수평적인의미의이동이다.
그중첩과이동을낳는것은사람의욕망이다.욕망은언제나왜곡되게자신을표현하며,그왜곡을낳는것은억압된충동이다.사람의마음속에있는본능적인충동이모든변화를낳는다.본질은없고,있는것은변화하는본질이다.아니변화가본질이다.팽창하고수축하는우주가바로우주의본질이듯이.내밖의풍경은내충동의굴절된모습이며,그런의미에서내안의풍경이다.밖의풍경은안의풍경없이는있을수없다.안과밖은하나이다.하나는둘을낳고둘은만물을낳는다는말의참뜻은바로그것이다.
출처;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610/h2006100317263285150.htm
‘말들의풍경’(문학과지성사,1990)은김현의마지막평론집제목이기도하다.그는서문에서“내밖의풍경은내충동의굴절된모습이며,그런의미에서내안의풍경이다.밖의풍경은안의풍경없이는있을수없다.안과밖은하나이다.하나는둘을낳고둘은만물을낳는다”고명쾌하게적는다.
최승자의시를“사랑받지못한사람의고통스러운신음소리”로듣고,
‘공격적인허무감’과‘허무적공격성’.
친절한복희씨
박완서지음|문학과지성사|302쪽|9500원
입력:2007.10.1922:29/수정:2007.10.2002:40
‘너무도쓸쓸한당신’(1998년)이후9년만에선보인새소설집을통해그녀는자신의문학성장판에다시한번새로운자극을주고있다.뱃속에들어갔다나온것처럼사람의속을훤히꿰뚫어보는박완서특유의통찰력은그녀의생물학적나이를의심케할만큼여전히빛난다.인간의이중적행태를꼬장꼬장하다싶을정도로신랄하게꼬집는문체의날카로움도무뎌지지않았다.‘나목’,‘한말씀만하소서’에서보여준,작가의일상과한국현대사가겹치는부분에서소설의씨를발아시키는작업도여전히이어지고있다.그러면서도작가는9편의단편이수록된이번작품집을통해‘달라진박완서’보여주기를시도하고있다.
수록작‘마흔아홉살’은그변화를단적으로보여주는작품이다.주인공카타리나는강남의50평대아파트에사는중년여성이다.그녀는같은성당에다니는시간많은여자들과함께무의탁홀아비노인들을위한목욕봉사단체인‘효부회’를조직해회장으로활약하고있다.어느날잠시자리를비웠다가돌아온그녀는동료회원들이자신을험담하는것을엿듣는다.밖에서는할아버지들의성기까지씻겨주는천사지만집에서는시아버지가벗어놓은팬티를마치더러운오물대하듯집게로집어서빨래통에내동댕이치는그녀의행동을동료봉사단원이목격했던것이다.한편,그녀의고교동창이자효부회원인동숙은시어머니말이라면어깃장부터놓고보는며느리다.지난대선에서이회창후보를찍으려했던동숙은시어머니가전화해“이회창찍어야한다”고명령하자‘가랑이에마구신바람을내면서투표장에달려가서노무현을콱찍’었다고고백한다.
소설은이처럼도시의중산층여성들이보이는
단편‘친절한복희씨’에서사랑보다연민을강조하는것도같은맥락이다.
이번에수록된단편중에는작가의연애관을엿볼수있는작품도두편이실려있다.
또다른수록작‘그남자네집’은6·25전란중에무능력한연하의남자와
문학평론가김병익은이처럼박완서소설에서새롭게감지되는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19/20071019011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