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상에서복이만들어진다고생각한다.
큰상(賞)을받는일이영광이라면큰상(床)을받는일은복락이다.
그래서나는아무상이나함부로집안에들여놓지않는다.
특히책상과밥상과찻상만은절대로가구점에서만든상품들을쓰지않는다
모든사물들은저마다의품성들을지니고있다.
그리고저마다의품성속에는저마다의기운이깃들어있다.
좋은품성을가진가구는좋은기운을발산한다.
장인이라면마땅히사물의품성과기운을다스릴줄알아야한다.
박목수는진정한장인이다.그는사물의품성과기운을다스릴줄안다.
그것은기술의범주를뛰어넘어예술의경지에닿아야만가능한일이다
가구점에서만든상품들은석달만곁에두고보아도정감이고갈되거나싫증이느껴지는단점을가지고있다.그러나박목수의작품들은아무리오랜세월을곁에두고보아도정감이고갈되거나싫증이느껴지지않는다.그것은박목수가목숨이다한나무들에게새로운목숨을부여해주는역량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
박목수의작품들은우아한기품을간직하고있으면서도그것을외부로발산하지않는다.어떤장소에놓이더라도조화로움을잃지않으면서그윽한멋스러움을함유하고있다.화려한장식과기술로사람들의눈을현혹하는가구점제품들과는비교할수없는가치를지니고있는것이다.
나는소설가다.하루의모든일과를책상에서보낸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소설가인나에게있어서책상은밥상보다거룩한존재다.하지만모든책상이다거룩한존재는아니다.조악한기운을품고있는책상은조악한상념을불러들인다.반대로정갈한기운을품고있는책상은정갈한감성을불러들인다.따라서나는좋은글을쓰려면좋은책상도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
모든사물은자신이있어야할자리를찾아간다.음식도마찬가지다.비천한음식은비천한밥상을찾아가고고귀한음식은고귀한밥상을찾아간다.값비싼재질과현란한기술로만들어졌다고고귀한밥상이되는것은아니다.아울러값싼재질과질박한기술로만들어졌다고비천한밥상이되는것도아니다.밥상자체가간직하고있는성품과기운이귀천을결정하는것이다.
차를마시는일은운치를마시는일이며인연을마시는일이다.
나는운치있는찻상이운치있는차를불러들이고운치있는차가운치있는손님을불러들인다는생각을가지고있다.우리집은날마다운치있는손님들이끊이지않는다.한달평균삼백명정도의운치있는손님들이내방한다.나는그분들과함께차를마시는일을인생의큰도락으로생각한다
정갈한감성을불러들이는책상,
고귀한음식을불러들이는밥상,
운치있는손님을불러들이는찻상.
이세가지보물만있으면이세상어느갑부도부럽지않다.특히그세가지보물에박목수의이름만붙어있다면어떤보물과도바꾸지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