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을만나러갔다.
어떤이파리는아직살아있다는듯
빨갛게익은얼굴로바지에달라붙기도했다.
구절초들이시들고있었고
날개가장자리몇군데패인네발나비가
꽃위에앉아같이시들고있었다.
세상구석구석을찬찬히녹이는황혼,
마치거대한동물의내장같군,
누군가말했다.
늦가을저녁
나무,꽃,나비,새들이그대로녹는빛속에
벌레하나눈속에서
녹지않고날고있다.
고개를딴데돌려도날고있다.
눈을한참꾸욱감았다뜬다,눈물이고일만큼.
눈물에도녹지않고날고있다.
날건말건!
황동규-비문(飛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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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50년맞은황동규시인./허영한기자동영상출처&최보식기자인터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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