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언제떠났노,
파초의꿈은가련하다.
남국을향한불타는향수,
너의넋은수녀보다도더욱외롭구나.
소낙비를그리는너는정열의여인,
나는샘물을길어네발등에붓는다.
이제밤이차다,
나는또너를내머리맡에있게하마.
나는즐겨너를위해종이되리니,
너의그드리운치맛자락으로우리의겨울을가리우자.
-파초(芭蕉)김동명
당연이생각나고가곡수선화…그리고
……….
내마음은나그네요,
그대피리를불어주오.
나는달아래귀를기울이며,호젓이
나의밤을새이오리다.
가사는생각만하고누가들을까봐조용히허밍으로흥얼거리며
정원앞쪽으로나오면또파초를만나게되지요
봄이면때죽나무의하얀꽃도보게되지만
간송선생이혹파초를좋아하셨을까아니면최완수실장이?
옛그림속에도심심찮게등장하는파초는
언제부터우리나라에심기시작했을까
기회되면관계자들에게한번물어봐?
이런잡생각을하며고색창연한국보급문화재다시살펴보고
조용히’남의정원’거니는일도’아주’즐거운일이지요
그날만난그림들중유독와닿는그림몇작품
더올려볼예정이지만,글쎄요이번이마지막일지
또후딱생각나면아주비현실적인졸면서
바다건너는그림이야기올릴지두모르지만요
오늘은파초만…
차이야기까지하다사실은늦어버렸답니다.
아래그림세로글씨시명(試茗)관서(款書)가
그림중앙에있는파격을유의해서보라고
해설서에적혀있습니다
私的으로흐르지않게’저에겐’제일어려운직타했습니다
2009.10간송도석특별전37.초원시명(蕉園試茗:파초정원에서차를맛보다)
김홍도(金弘道)지본담채37.8X28.0cm.
파초가우거진은사(隱士)의마당에서동자가차를끓이고있다.질화로에무쇠다관을올려놓고
쪼그리고앉은채부채질을해대며숯불을피우는데,머리도빗지않은동자는그야말로추남이다.
파초밑에는그저마당의돌맹이위에거친나무판을걸쳐서만든질박한서탁이놓였고,
그위에은사의조촐한살림이보인다.책두권에작은원형벼루와몽당먹,
볼품없는족자세개,줄없는거문고,투박한찻잔세개가아무렇게나널려있다.
은사는시상(詩想)이떠올라행음(行吟)중인지보이지않는데,서탁옆에뜻밖의사슴이
앉아있는것은이곳이얼마나인적끊긴심산유곡(深山幽谷)인가를말해준다…
(많이중략…)
단원은만년에가끔이런초월의모습을보여주었다.어찌보면추(醜)의미를넘본것같기도하다.
큰기교는서툰것같다는(大巧若拙)의졸(拙)의미학을지향한그림일것이다
간송미술관의걸장염불서승도대략비슷한경지의득의작이다(姜)간송문화작품해설156p
간송미술관내부와외부…어느한군데
정들지않은곳이한군데도없네요
좁은계단에서작은창으로내다보는정원풍경하며…
낡은창틀벽의잎사귀그림자까지간송미술관옛모습그대로유지되길
바라는마음으로매해마다어줍잖은후기라도남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