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노랠부르며 목련꽃을 기다렸지요
아파트입구에 무지막지한 목련나무가 있어서…
베르테르 편질읽진 않았지만 목을 빼고 무수히 지나다녔습니다
꽃 필즈음이면 꼭 바람도 심하게 불고
비는 또 왜그리 자주와서
기다린 시간에 비하면 어찌나 빨리 져버리는지
우리들 짧은 청춘처럼 허무하게 말이지요
지인중에는 목련꽃필 즈음이면 꼭 그아래에서
야외수업하던 선생님을 잊질못하겠다합니다
어느누군들 추억하나쯤 없겠습니까만…
어느날 새벽 해뜨기 전
해 뜰 때…
한 낮…
…내꼬라지같아서…;;
지난번 사카 깜짝 번개에서 만난 문정희시인께
보통자리에선 쉽게 들을 수 없는 문학계의 많은 비화들과
사적인 얘기들 중엔 ‘낭독의발견’에출연하여
녹화를 했다는말씀도 계셔서 잊지말아야지 했는데
어느날 신문읽다 자정넘어 한다는걸 알고
눈꺼풀 내려오는 거 참으며 기다렸답니다.
그런데 299회출연자는김광규시인과 가수안치환씨?
가만 생각하니 문정희시인은 300회 특집이었고
다른 출연자 은희경씨가 있었다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혹시 기다리시는 분들은 다음주 27(화)12:40 KBS1 T.V 메모해 두셔요)
김광규시인 하면4.19가 떠오르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시를 잊지못하지요
낭독의 발견,그날이 4.19 다음날이었으니…
전 안치환씨가 혹시 그 번안곡을 부르나 기다렸는데
다른 혁명의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저라는 사람 시사성없는 거 들켰습네다…^^)
해마다 연례행사로 꼭 듣고 넘어가는’루나 레나’를 오래 전
블루벨스 라는4인조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번안하여 불렀지요
가요무대에서 딱 한번나온걸 우연히 보기도 했습니다만
어쩌다 저의 묵언기간 동안 지나가버려서
이제는 거의 저버린 목련소식과 함께 남겨둡니다
P.S:
4.19혁명 50년 소박한 열망이 낳은 뜨거운 역사
-시인 김광규.가수 안치환
-방송일시:2010년4월20일(화)밤12시40분(KBS1.TV)
-출연자: 김광규(시인),안치환(가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우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 오랜 만에
우리는 모두 오랜만에 무엇인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우리는 달라진 전화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돌돌 말은 달력을 소중하게 옆에 끼고
오랜 방황 끝에 되돌아 온 곳
우리의 옛사랑이 피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
출처:낭독의 발견사이트
데레사
22/04/2010 at 23:06
목련꽃을따서소금물에씻어말려차도만든다고하던데
한번도못해봤어요.
목련은지는게너무추해서……
좋은나날보내세요.
참나무.
22/04/2010 at 23:23
천진암근처’담원’이라는카페가있었는데
해마다목련음악회가열렸지요
우리도몇번참석했지만
그곳에서목련으로튀김한걸먹기도했습니다.
해마다목련차한번이상은마셨는데
올개는그냥지나가버렸네요…^^
데레사님은어찌나부지런하신지
닮고싶습니다늘…
오늘은또어디를다녀오실까요…^^
(저는감기에호되게걸려버렸답니다
어제오늘수영도못갈정도루다…;;)
佳人
23/04/2010 at 06:09
다음주화요일12시40분꼭기억하겠습니다.
다음날이출판기념회모임이구요.
문정희시인외정호승시인도출연하신다지않았나요?
기억이확실치않지만…
모니터잘바꾸셨나봐요.
돌아오시니좋아요.즉각적으로필요한정보도얻고…^^
요즘감기독하다던데잠푹주무시며잘쉬어주세요.
다음주에건강한모습뵙게요….
산성
23/04/2010 at 07:48
헛걸음말라시더니
새글이몇개씩이나…
김광규씨맞나…한참확인해봤습니다.
자막이뜰때까지.
생강,대추차향내만으로도
늘효험이있던데요.
몸조리잘하시구요…
참나무.
23/04/2010 at 08:14
미리보기아직소개가안됐더라구요
맞다정호승시인도나온다했지요300회특집이라
그나저나잊지말아야할낀데…^^
어떤시가나올지궁금하지요가인님도…^^
참나무.
23/04/2010 at 08:19
저도김광규시인못알아봤답니다…시아니었으면…;;
가리늦게감기가들어생고생이네요
아주허스키가되어어떤분은남잔줄알고전화끊어려했다하고
또어떤분은’안개’를불러라쌌고…^^
혼인식날등창난다더니…ㅎㅎ
한겨울내내감기한번안걸렸는데
아참~~대추차끓여야겠네요…깜빡잊었어요…
고마워요~~~^^
참나무.
23/04/2010 at 09:45
300회특집출연시인
시인도종환/소설가은희경/아나운서정지영/배우김지숙,시인정호승
시인문정희/시인문태준/시인김선우/소설가천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