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 정원을 보고 있으면 한국의 봄같은 기분이 듭니다
말하자면 환절기…아이들도감기가 한 차례 지나갔습니다.
No.1이 제일 먼저결석까지할 정도로 심하게 시작하더니
그 다음 No.3는 고열을 동반하여 경끼까지 하더라구요
딸아이가 셋째를 들춰업고 급히 나가는 걸 보고 ‘자이나'(메이드)가
무슨 일이냐 묻는데 ‘경끼’를 영어로 뭐라하는지 몰라
급한대로 ‘쇼크’ 라 했다고 병원다녀온 딸아이께 경끼(기?) 가
영어로 뭐냐 물었는데 이곳에선 그냥 ‘쉐이크’ 하면 된다고…
내가 픽 웃으며 S로 시작하는 건 맞네 하였더니 크게 웃습디다.
이 곳에 다녀갈 때마다 영어 때문에 불편해서
서울가면 기본이라도 배워야지 했지만
언제나 도루묵이 되곤하다 이 지경까지 와버렸네요
No.2 No.4는 그냥 넘어가나 싶었는데
기어이 잠복기 짬을 두고지금 감기 중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도 그냥 넘어갈 리 없었나봅니다
그간 애들 학교에선 매년 열리는 음악회가 있었답니다
세 자매가 다니는 이곳 학교는 0학년부터 7학년까지
한 학교에 다니는데 0학년도 같은 재단의 유치원이라
세자매모두 같은 유치원에다 No.4까지 다니니
같은재단에다 참 학비 많이도투자한셈이지요
이런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1~7 학년까지 음악회를 하려다 보니
3부로 나누고 중간에인터미션을두 번 끼운다네요
한 아이만다니는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들 시간만 가면 되는데
(물론 음악선생님은 다 참석하는 걸 좋아하고 중간에
자기 아이 끝났다고 나가면 약간 눈쌀을 찌뿌리는 건 사실이랍니다)
이집 아이들은 세 번을 다 참석해야 하니 우리는
저녁 5시 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계속 머물러야 했답니다.
저학년 연주곡은 모찰트 ‘어머님이 가르쳐준…’
아니 그냥 ‘반짝반짝 작은별’ 수준이니 피아노 의자에 앉아
뚱땅거리다 금방 일어나는 형국이라 점점 지루해지는데
No.4는 또 계속 발발거리니 ‘쉿쉿’ 입단속에다
앞좌석에 발을 올렸다 내렸다 …그거 제지도 해야하고
………
저는또 기침 참느라 단단히 고역을 치뤘답니다
어떤 아이는 긴장하여 우두커니 앉아있기도 하고
바이얼린 활에 다칠 뻔한 사건도 일어나는 등
중간중간 재밌는 에피소드도 발생하여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이 곳 꽃들 자주 올려달라는 부탁도 있고 해서
해 지기 전까지 눈치봐가며 정원을 어슬렁 거렸답니다
꽃이름 식물이름은 하낫도 모르지만…
인터미션땐 학교에서 간단한 티랑 쿠키 정도는 마련한다네요
그런 와중에 복도에서 쇼킹한 그림을 만나게됩니다
이런 그림이 버젓이 학교 복도에 전시되어있어서
옛날 생각이 잠시 났답니다
제가 부산에 있는 중학교 1학년 때 이 학교처럼
복도에 학생들 작품 전시회가 있었는데
그림 한곳에 남녀가 키스하는 사진을 찢어 붙인 작품이
복도에 버젓이 걸린 후에 발견이 되어
한바탕 난리가 난 일이 있었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그 작품 주인인 3학년 언니는
정학이네 뭐네…미술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비상회의를 다 하고 그림은 떼어버렸는지
정학처분을 당했는지는 오래되어 기억이 안나지만
가슴부분엔 꽃이 그려진 유리가 붙어있어서
저 혼자 보고 또 보고 하느라 정말이지
애들 음악회 보다는 그림 보는 데
더 정신을 쏟은 철없는 할머니가 접니다…^^
이런 일을 연례행사로 해야하는 산호맘은 No.2가 1학년 땐 부끄럽다고 무대에 안올라가가려해서 속상해 했다는 얘기랑 No.1 산호가 감기 심하게 앓지않았다면 바이올린 연주를 멋지게 했을텐데 ..많이 아쉬워 했답니다
솔직하게는 전 소음도 참아야하는 음악회 보다는 교회에서 특송하는 제아이들 보는 일이 더 재미집디다
내일은 ‘우먼스 데이’ 남아공 국경일이라 여자들끼리 어디 놀러가기로 했는데 No.2 감기가 더 심해지지않았으면 좋겠네요
소리울
08/08/2010 at 23:13
새로운 곳의 이야기는 늘 우리들을 여행의 욕구를 샘솟게 하지.
이 다리병신도 속에 무언가가 끔틀거리네.
긴급뉴스, 삼천포 우리집으로 현주가 이번 주에 이사온다.
네가 본 그 엉성한 집을 탈피하더니
이제 제대로 된 집에서 살고픈가봐.
내가 아라클럽으로 이사가면 집이 비니까
세를 두거나 팔려고 했었는데 잘되었다.
네가 오면 잘 집이 두 집이나 생겼단다.
도토리
09/08/2010 at 03:18
그니까..
그림 위에 유리를 붙여놓은 것이란 말이지요?
그럼.. 그 유리도 작품의 일부인건가요???
…
호기심천국인 사람 .. 여기도 있습네당..ㅎㅎ^^*
참나무.
09/08/2010 at 04:13
아서라 말어라 하샘아~~
당분간 병원을 세계에서 제일 좋은 휴양지로 옮긴 것 뿐이다…란 생각으로
좀 더 조심하길 바래…아직 하샘이 우겨서 외퉌한 거 절대로 잊지말고
그나저나 정말 좋은 뉴스구나…이제야 안심이 되네
지헤로운 천하부부 그늘에 나 비슷한 철부지가 들어가게 되다니…!
80개국을 다 돌아다녀도 가장 좋아 머물게 된 남해…
그 중 아라펜션…더 궁금하다 진짜로…
내년 윤이상 음악제는 정말 행복하겠네…
우짜든지 맘 편하게 가지기…!!!
참나무.
09/08/2010 at 04:15
애들 학교는 진짜 공원같답니다
오래된 나무도 많은 정통 영국 사립학교라…
싱가폴, 말레이지아 학교들 알아보러 갔다가
산호맘은 이 학교만한 데가 없다 하더라구요
철없는 클럽이잖아요 도토리 님두…^^
잎사귀
09/08/2010 at 06:01
웃음지어지는 사진들 참 좋습니다.
꽃도 다 첨 보는 생소한 것들이고 이름은 물론 모르구요 ^^
흔히 가는 여행지가 아닌곳이라 더 흥미롭습니다.
행복한 여행 많이 부럽습니다. 2010
교포아줌마
09/08/2010 at 15:14
키쓰하는 사진을 찢어 붙인 언니
정학 맞은 이야기.^^
그 언니 대단히 용감무쌍한 표현력을 가졌었는데
참 싹을 분질렀군요.
두 분
자손들과 하하호호
재미가 느껴집니다.
3+1
잘 크네요.^^
참나무.
09/08/2010 at 18:19
잎사귀 님 전 그냥 누르기만 하는 디카 기능도 다 모른답니다
메뉴를 보면 인물, 클로즈 업 뮤지움 등 수많은 기능과 실내 해변가 밤 등
장소도 있던데 한 번도제대로 못찾아 찍는답니다
서울가면 기본이라도 익혀야지..지금 맘은 먹습니다만 실현가능성은 글쎄요~~랍니다
이런 후진 포스팅을 추천해 주시는 분은 도대체 누구신지
그 분들께 미안한 맘 금치못하면서 늘 디카를 소지하고다니니 그게 문제지요…^^
오늘도 보테니컬 가든에 다녀와서 수많은 꽃이랑 경치를 보고 담긴 했지만
건질만한 사진은 한 장도 없답니다…^^
참나무.
09/08/2010 at 18:31
우리나라 교육이 그 당시 그렇게나 보수적이었으니..
그 사건 일어났을 때 미술 담당 강수범 선생님은
제 일생 중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라고 늘 말하는데
틀림없이 반대 하셨을겁니다.
교아님 같은 용감하신 선생님이면 더 강력하셨으리라 사료됩니다…^^
레오
10/08/2010 at 10:08
가슴에 꽃을 붙인 그림
그로테스크한 얼굴과 생명의 잉태가
대비되면서..맘에 드는 작품이네요^^
coollee
10/08/2010 at 23:49
와우, 몇살 (학년)이 그린그림인가요?????? 매우 흥미로움!!!!!!!!!
참나무.
11/08/2010 at 06:37
레오 님 안목 예민하십니다..대단히…!
참나무.
11/08/2010 at 06:39
한 십년 전인가 처음 아프리카 왔을 때 제일 많이 보이는 색 이를테면
현지인들 옷..구두도 주황과 연두가 많았다고 말 한 기억이 나거든…
가끔은 형광색도
올린 그림들 주황와 연두가 특히 많았단다
일선에서 미술지도하니 더 관심이 많겠지
만나면 할 얘기 무지많은데…
오늘은 추워서 일단 날로좀 쐬고올게…^^*
영하8도였다네 아침 기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