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욱이 안죽었어요, 우리 마음에 있어요”

"광욱이 안죽었어요, 우리 마음에 있어요"<–

%B0%CB%C1%A4_%B0%ED%B9%AB%BD%C5_005.jpg

photo by 한상우 선생님

26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초등학교의 한 학생이 연평도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에게 쓴 편지. /양모듬 기자

"나라 지켰으니, 천국 갈 거예요"<–


봉준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
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
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
큰 왕의 채찍!
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
저 步馬의 겨울 안개 아래
부챗살로 갈라지는 땅들
砲들이 얼굴 망가진 아이들처럼 울어
찬 눈에 홀로 볼 비빌 것을 알았던들
계룡산에 들어 조용히 밭에 목매었으련만
목매었으련만, 대국 낫도 왜낫도 잘 들었으련만,
눈이 내린다, 우리가 무심히 건너는 돌다리에
형제의 아버지가 남몰래 앓는 초가 그늘에
귀 기울여 보아라, 눈이 내린다, 무심히,
갑갑하게 내려앉은 하늘 아래
무식하게 무식하게.

三南에 내리는 눈 – 황동규

Fauré Elégie in C Minor op. 24 – Jacqueline du Pré

5 Comments

  1. 참나무.

    27/11/2010 at 01:13

    무식하게 무식하게…첫 제목 바꾸고…   

  2. summer moon

    27/11/2010 at 01:27

    특히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이 더 막혀오는거 같아요
    우리나라를 눈빛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할 때도 그렇지만…

    지구의 곳곳에서 들려오는 온갖 지독한 뉴스들을 보면서도
    저는 식사를 걸르지 않고 잠도 자고…

    이젠 기분과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사는 방법까지 배운거 같아요
    너무 씁쓸한 자각과 함께…ㅠㅠ   

  3. 참나무.

    27/11/2010 at 01:34

    그럼요 그럼요 아주 자알 사시는 겁니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거 없지요

    저도 아이들과 피끓는 청년 아들 잃은 부모님 생각에 많이 우울했지만
    덕분에…^^

    서울은 오늘 첫눈이 왔답니다 지금은 진눈깨비

    첫 행의 봉준이는 전봉준(동학난) 인가봐요…;;
       

  4. 산성

    27/11/2010 at 11:13

    하필이면 쟈크리느 뒤프레…
    마음 아픈 사연들…절로 엮어지 듯.

    위험한 나라에서
    정말 무식하고 용감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요…

    어쩔 수 없지만
    무식하게… 무식하게…

       

  5. 참나무.

    27/11/2010 at 15:58

    저 검정고무신이 한상우선생님 마지막 사진이지요
    ‘청산에 살리라’ 첼로도 심어셨는데 요즘은 음원이 죽었더라구요

    아픔은 아픔끼리…엮어봤습니다 괜히…

    수월관음도 (고려불화전?) 끝난 줄도 모르고 …;;
    고장난 뇌 회로가 오작동을 크게 한 모냥입니다
    그 전시회 대신 아주 유익한 소득이 있기망정이지

    돌아와 화집보느라 정작 할 일은 놓치고 말았네요
    광쩌우 폐막식 따라보다가 T.V 랑 좀 놀았고… 멍청하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