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덜리히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 재수좋겠네…^^
맘 먹기도 전에 ‘이히 리베 디히’ 진행자가 그런다?
난 아델라이데로 들었는데왜 착각했을까
그 곡도 싫어하는 건아니지만…
다소 들 뜬 기분이 감하기도 전에
다시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이 들려
정명훈 지휘모습이 떠오르며 기분은 더 좋아진다
이 잡글도 아침 짬짬이 올려 언제 엔타칠지
또 안올리게될지도 모르지만
사진이락도 있으면 다시 떠올릴 수는 있다.
#28일 눈 오신 다음 날
드립퍼 아래 늘 있는 유리 주전자가 다른 차 담긴 병이
떨어지면서 깨어졌다 – 하필 주둥이 부분이…
새벽부터 그릇깨면? 재수가…? 애써 머릴 흔들었다
그보단 10년이나 15년? 아니 그 이상 쓰던 거여서 섭섭한 맘이 앞섰다
조침문처럼 오호 통제라 엄살 떨기싫어 곧바로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대타로 하얀범랑 주전자를 꺼내었다
드립퍼에 맞긴 한데 유리주전자처럼 커피 내려가는 게 보이지 않아 갑갑하고
눈금이 없으니 가늠하기도 어려워 오늘까지드립퍼를 들고 내리고 해야 했다.
전기포트에 눈금이 있어서물 부으면서 양을 조절하면 되는 데 늘 까먹는다.
그 전에는 20년된 커피밀 바닥이 홀랑 떨어져
남편이 작은 못으로 콩콩박아 드르륵 가는 데 별 문제는 없다.
서랍 앞 단추도 자주 빠져쌓고 돌리는 쇠도 많이 닳아헐렁거리지만
덜렁새 거싫어(어쩐지 늙은이 배반하는 것 같아)살살 달래가며 쓰는 중이다
세 아이들은 내가 커피밀 꺼내는 거 보기만 하면
가위 바위 보를 한다. 순서를 정하여 돌아가면서 갈려고…^^
‘아 냄새좋아요 할머니…’
옛날 갓날 지네 엄마나 외삼촌도 그랬고 아이들 친구 데려와도
서로 하려고 난리치던 기억이 있다 – 참 아이들이란…
눈이 내리고 아직 얼기 전이라 빙판길은 아니어도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신새벽에깨어먹은 주전자가 자주어른거려 다리에 힘을 바짝 주고 걸었다.
뜨게실을 사고 버스타러 오는 길에 화분가게에서
9천원 상당화분 물받침 등을 사고 받으면서
반가운 2412번 버스가 보이길래 서둘러 탔는데 자리에 앉기 전에
‘앗 5만원 권 주고 거스럼 41,000원 안받고’ 그냥 버스에 덜렁 올라탄거다
버스는 부렁부렁 움직이는데 ‘아저씨 잠깐만요’ 부탁하니 앞문으로 내리란다
급히 고개숙여 인사하고곧장 화분파는 가게에 뛰어가면서
살짝 불안해지기 시작하는거다 오리발 내밀면 어쩌나
아 아침부터 그릇을 깨어먹더니 옛말 그런 거 없구나
가게아저씨는 ‘헐레벌떡…날’ 보자마자 얼른 4만 천 원을 꺼내는 거다
물건 도둑맞은 사람이 죄가 더 많다더니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고맙습니다아’ 인사 안엔 ‘의심해서 죄송합니다아’ 도 포함되었을거다
돈을 받아들고 다시 BUS-STOP 오면서는남편 생각이 나는거다
아침에 차에 눈 치우고 오면서 ‘아 땀은 나는데 손이 시럽더라’
‘겡비아저씨랑 눈 좀 치우고 왔’다던…
그 음덕 때문이구나 나두 참 우끼는 짬뽕이다.
산호맘 알면 뭐라그러겠네 (걔는 물론 ‘하나님 때문이지…’ 할테지)
오늘 아침도 남편은 벌써 차에 샇인눈 치우러 갔다
늦게 오니 요즘은 ‘지하주차장 아다리가 안 된’다며투덜거리며
이제 낭만의 눈은 물건너 갔다
여기저기 눈 피해 사례가 연신 들린다
아침엔 늘 에스프레소 기기 꺼내며시작한다.
참 도구들도 많고 뒷설겆이도 예사롭지않다
집에서 수동으로 에스프레소 한 잔 뽑아내기도 만만치 않다
중간 걸름망이나고무 패킹을 빼먹거나
곱게 간 원두를 꽁꽁 덜 다지거나하면
이 사진처럼 깔끔하지않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또 맨 우유 그냥 마시기 싫어카페 오레나 라떼를 자주 만드는데
포트메리온에 한가득 우유를 계량하여 큰 잔에다 옮겨
1분 33초 렌지에 넣고 우유가 보르르 끓어오를 즈음
‘보고싶다…보고싶다’ 소리 나면 다행인데
‘쇅쇅’ 김빠지는 소리가 나면
아차 터키쉬 커피타임이구나…한다.
터키 사람들은 잔에다 갈은 커피를 넣고
그냥 그대로 우려 커피를 마신 다음
찌꺼기를 탁 엎어 점을 친단다
갈은 커피를 기기에 담고 꽁꽁 다지는 거(원래는 이쑤시개 통), 걸름망
곱게갈 때는 전기 분쇄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소리도 시끄럽고
더 털어내려면 빨간 솔도 필요하여 좀 번거롭다.
걸름망 있어도 더러는 고운 채에 바쳐야 찌꺼기가 안생긴다
커피 맛나게 하는 요소 중엔 청결이 제일 중요하다
기름 많은 원두여서 일반 가정의 큰 전기기기는
잘 씻지않아 맛이 덜하단 정보를 어디서 들었다.
이런 복잡한 일은 하루에 두어 번은 하니까
참 하찮은 일로 시간을 소비한다 싶을 때도 있지만
소소한 즐거움인 걸 어이하랴…
손쉽게 드립퍼로 내려 마시고 남은 원두는 잘 말려 냉장고 탈취제로 사용한다.
# 그 다음 날 (어제?)
집안 곳곳 대청소하면서 쉬는 시간에는 용주차도 마셨다
외국 사는 이웃이 차 이름을 모른다 해서…
관능적인 차라 명명한다 하니 이해가안 된다해서 인증샷이다
차 잎을 일부러 건져내고…여인의 누드?
그래도 아니면 통과…^^
냉동고에 처박혀 있던 작은 유리병 찾다 냉동실 정리 제대로 했다
녹차잎을 일일이 손으로 돌돌 말아 자스민향을 입히는 차다
더운 물을 넣으면스르르 흐트려지는 모양새가
꼭 몸도 마음도 니맘대로 하세요~~하는 듯 해서…괜히…ㅎㅎ
빈방에서 저 먼, 없는 폭포소리를 듣는다
(… ….) 먼 방 빈 방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무엇일까 폭포 소리는 흘러내리는데 호젓이 고즈넉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먼 방 빈 방
– 먼 방 빈 방 – 최승자.부분 |
달랑 마지막 남은 달력도 내일이면
걷어내야하는 시간이라 한 잔의 커피 끓이는 정성만큼
열심히 살아내지 못한회한이
자주 밀려오는 요즈음이다
Jan Vermeer Saint Praxedis, 1655
원화 <– 12월달력
제목이 가장 멋진 선물인데 ‘점치는 아침’으로 해야했나…^^
어딘가에서 읽었나, 들었나…?
요즘처럼 선물로 걱정할 때가 많을 때
가장 멋진 선물은 시간이라 했다
누구랑 함께하는 시간
뭐 선물도 행복의 의미도 주관적이니까
텅 빈 집 좁은 내 방,
내 책상에 앉아 토닥거리는 이 시간도 나는행복하다
병원 안 컴퓨터실
고요한 실내
책상 앞에서가 내인생의
가장 큰 천국이었음을 깨닫는다
아름다웠던 부운몽, 그러나
여실했었던 부운몽
누군가의 시 구절처럼
가히 아름답다
‘책상 앞에서’
( … ….)
외골수에다호불호 지나치고
비사교적 비사회적비현실적이어서 손해를 많이 본다
요즘은비(非)대신 초(超)를 넣어도 될 것같다
반성해야 할 덕목인데 쉽지가 않다
이 나이면 두루뭉실 해야하는 데
왜이리 잡생각은 많은지
망설이다 이제사 엔터…;;
도토리
30/12/2010 at 04:40
이제 2010년이 34시간 남짓 남았군요.
한 해를 돌아보니
무엇보다도 큰 탈없이 건강을 지켜주신 울엄마와 가족들이 고맙고
큰 욕심 안 부리고 잘 살았다 싶어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어젯밤에 침대에 엎드려 한 해를 되돌아보니
하콘 입문이 제게 제일 기쁜일이었던걸요..^^*
지난 한 해동안
많이많이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소소하게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참나무.
30/12/2010 at 04:48
오늘 내일 그 다음 날 모두 똑 같은 날인데
이렇게 금을 그어 반성하게하는 일은 해마다 느끼지만 좋은 일 같지요
오늘 하콘 갈라콘서트지만 그냥 조용히 가족과 지내려고
저도 아무 약속 안했습니다.
저도 홍 훼밀리 하콘에서 조우하는 일 얼마나 반갑다구요
늘 혼자일 때가 더 많치만 맘에 맞는 이랑 함께면 금상첨화지요
신년음악회도 김태형으로 결정했고
그 다음주던가요 ‘ 드니 성호랑 송영훈선생’ 만날 생각 미리하셔요…강추입니다…^^
올 한 해 고마웠어요
특히 야마시타 공연 같이해 주신 홍 훼밀리…^^*
데레사
30/12/2010 at 05:14
ㅎㅎ
큰일날뻔 했네요. 그래서 나는 5만원권을 안 가지고 다녀요.
밤에는 자주 5천원으로 잘못 생각하고 꺼내주는 바람에 아주
안 가지고 다니니까 편하더라구요.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세요.
레오
30/12/2010 at 05:20
수동 커피기기가 참 정겹네요~
꼭 저 기구로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이
우리 가족중에도 있기에….
요즘은 간편하게 포장된 커피팩으로
손쉽게 내려마시는 기계가 잘 나와있어서
번거로움이 없지만 왠지~
오늘 아침
오프라쇼에서 저 얘기가 나오던데
여기서 또 만나네요
가장 멋진 선물은 " 시간 "
마지막날 좋은 시간 보내세요!!
산성
30/12/2010 at 08:07
아구… 살림 다 내 놓으셨네요.
재미납니다.살펴 보는 것…
오늘 집안 어른께 ‘멋진 선물’ 하고 오느라
하루해가 다 갔습니다^^
그런데 돈 한 푼 안내고(?) 참나무님 댁에서 노는 시간
제겐 참 귀한 선물입니다.
저녁엔 또 나갈 일이…ㅉ
이제 해도 슬슬 지고
마지막 하루 남았네요.
고단했던 2010년.
참나무.
30/12/2010 at 09:30
맞습니다
저도 5만원권 안가지고 다녀야겠다 ..싶었어요
데레사 님 빙판길 조심조심 다니셔요
목욕하고 시장보고 왔는데 빙판길에 또 눈이쌓이면
더 사고많겠다 …했어요
2012년엔 무슨 우주선도 도착한다 하고
일부에선 공식 공고가 아니라 믿은 건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당장 세계곳곳에 한파소식이 들리니 영화 ‘투모로’ 생각도 했답니다
참나무.
30/12/2010 at 09:50
‘아직’ 산성님을 찾는 분이 많은 것도 행복한 일이다 생각하세요…^^
그만큼 젊은거니까
오늘도 저는 혼자 ‘이몸이 새라면…’ 훨훨 날고싶은데
막상 끈 떨어지면 더 외롭겠다…싶기도 해요
내년엔 그래도 꿈을 한 번 꾸어보세요
조용한 혼자만의 여행…
그래도 감사하지요
빙판길 목욕탕 바닥에 미끌어지지않고
싸돌아다니는 일도…
참나무.
30/12/2010 at 10:38
레오 님 댁에…반갑네요
이거 올리면서 혹시 했는데요
저도 간편한 거 냉동실에 몇 개 굴러다니는 데 이상하게 정이안가든데…^^
오프라 쇼에서요?
레오 님 참 영어 잘 하신다했지요…부러워라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바래요…레오 님도…^^
술래
31/12/2010 at 00:22
여기 티 파는 집에서는 냉동에 넣지 말라하더이다.
양철통에 담아서 상온에 두라고요.
"라벤다 드림"이라는 화이트 티를 어제 사다 마시는데 개인적으론
로이보스와 용주차 섞은게 훨 좋군요.
위장 때문에 카페인을 조심하는 저한테 로이보스가 카페인이 없어
마음껏 마실수 있어 좋아요.
용주차 벌어지는 모습의 해석…
참나무님 다우십니다. 전혀 이견 없어요^^*
뜬금맞게 아들이 어제 밤 나타나 녹두 빈대떡 붙여 온 모밀 한그릇씩
끓여먹고 막 산보 나갔다 돌아왔어요.
얼마나 좋은 날씨인지요.
적당히 차가운 바람이 상쾌한…
참나무.
31/12/2010 at 00:31
맞습니다.
원두커피도 냉동실에 넣지말라 하고
갓 볶은 건 가스가 차서 2,3일 지난 게 가장 좋다하지요
근데 차가 넘쳐나서 냉동실에 안 넣을 수가 없답니다
저 유리병은 서너겹 호일에 싸서 다시 비닐봉다리 여러 겹에 넣어두지만
어제 마셔본 결과 향이 많이 사라졌더라구요…;;
예전 사람들은 차가 귀하여 비오시는 날은 차통을 열지도 않았다는데
요즘은 물자가 지나치게 넘쳐서 걱정이지요
해넘긴 차는 선물도 못하고…가끔은 다시 덖어서 상온에 두기도하지만
울집 남자들도 커피만 마셔대니 그게 문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