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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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1909 – 에밀 놀데(Emil Nolde 1867-1956) Oil on canvas / 73.5 x 87cm

에밀 놀데가 화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비교적 후기에 속하는 일이다. 그는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과 뜻을 같이 했지만 서클 내에 융합되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냈다. 1906년에는 드레스덴의 다리파에도 참여했지만 이듬해 탈퇴해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는 베를린에 있는 작업실 혹은 발틱해의 알젠이라는 섬에서 외로운 작업에 매달렸다. 알젠 섬에는 1903년에 설치한 여름 작업실이 있었다.

두터운 물감으로 자작나무 숲을 묘사한 작품은 알젠 섬이 아니라 1909년 여름 덴마크 국경 부근 루테빌(현재의 루트볼)에서 그렸다. 루테빌 체류는 작가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에서 영감을 얻은 놀데는 이후 대도시를 떠나 자연의 탐구에 몰두한다. 그는 훗날 회고록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자연을 재평가하고, 거기에 인간의 지적, 감정적 상태를 결합해야만 비로소 단순한 작품이 예술작품으로 승화한다.

놀데가 그린 숲 속 풍경은 낭만주의 미술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 주제는 독일 빌헬름 시대 후기 빌헬름 트뤼프너, 한스 토마 같은 작가들이 빈번히 사용했다. 그는 이처럼 흔한 주제에 고도의 표현력을 부여함으로써 늘 친숙하고 고요하기만 한 숲의 표정에서 탈피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림 속에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작품을 인간의 존재를 다룬 한 편의 우화(寓話)로 만들고 있다.

그간 찾던 그림입니다.

덕수궁, 마지막 전시실에서 이 숲을 처음 만날 땐

산호와 진주가 좀 지루해 해서 오래 볼 수 없었답니다

전혀 새로운 자작나무…이 화가의 색다른 표현때문일까요

해설까지 함께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2011. 2.4 참나무.

( 날짜 적다보니 오늘이 입춘이어서…음악 바꿉니다)

f.jpg

강건너 봄이 오듯 – 송길자 시 임긍수 곡/ 조수미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골에 나의 봄 풀어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없이 그리움 말없이
말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13 Comments

  1. 마이란

    04/02/2011 at 03:19

    아. 찾으셨군요.^^
    저도 궁금했었는데요..
    그림… 저도 아주 마음에 드는걸요.

    올려주신 노랫말, 참 좋습니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요즘 산책길의 겨울나무들
    연분홍 우련한 빛… 내려놓고 있던걸요.

       

  2. 참나무.

    04/02/2011 at 04:13

    저 그림 찾느라 에밀 놀데 작품들 거의 다 마스터했답니다
    나중엔 오기까지 생겨서…ㅎㅎ

    하필 설날 좋은사람이 메일로 보내주셨답니다
    사진 솜씨가 보통은 휠씬 넘는 분이시지요…
    보내주신 건 거 큰 원본이라 더 좋답니다

    이 가곡은 조수미가 캡이지요 특히 반주기 압권이라 입춘맞이 연례행사랍니다

    어제 늦게는 유람선도 지나가던데요
    벤쿠버 구정은 …?
       

  3. 김진아

    04/02/2011 at 06:24

    뭔가 찾고 싶은 것을 못 찾으면 무척 궁금해져서요. ㅎㅎ

    드디어 찾으셨네요.

    에밀 놀데의 ‘숲’..

    ^^   

  4. 참나무.

    04/02/2011 at 06:42

    그러게요 절대 안잊겠지요 이 그림…
    여행가는데 누가 뭘 부탁하면 괜히 신경쓰이고
    …그냥 보실 전시회 이것 때문에 민폐끼칠까봐…^^

    많이 힘드셨지요
    어디 다녀오신 거 보고 조금 안심했습니다만
    주위에 고마운 분들이 많이 계신가봐요.
    아이들 전시장 다니는 거보면 그냥 제 맘이 흐믓했답니다.
       

  5. 리나아

    04/02/2011 at 07:49

    입원하고..수술하고…그동안 그러느라….
    그 사이…제 머릿속 스치는 하나는 혹시 뭔지 아실런지요^^…?
    요때쯤 덕수궁 미술관가서 미술관람하고…그리고 4번방? 인가 ……
    정말 예정에도 없는.. 예상치못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갈수가 없게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병실에 누워 났답니다 , 근데… 이렇게 스스로 아시게 되었다니 놀랍고..
    다행이고 추카도 드리고요..

       

  6. 참나무.

    04/02/2011 at 08:09

    지난 번 위염(?)으로 응급실 가신 건 아는 데 입원 수술이라니요…@.@

    스스로는 아니고 좋은 사람이 아마 다녀와서 화집을 찍어 주신 듯 합니다

    안그래도 월말즈음 덕수궁 가시면 알아보겠다시던 말씀도 생각나서

    … 이거 올리기 참 잘했다싶네요
    4번 방 맞습니다…기억력도 좋으셔라

    그나저나 얼른 쾌차하시기바랍니다…원 세상에 …;;
       

  7. summer moon

    05/02/2011 at 20:25

    후리지아 향기 맡고 싶어서
    모니터에 코방아를 찧을뻔 했어요.ㅎㅎ

    따뜻하고 아름다운 날들이 찾아오기를…..   

  8. 참나무.

    07/02/2011 at 00:39

    말벌의 집, 퀼트 패턴 헥사곤 하던 때가 생각났어요
    자잘한 수많은 조각들 …

    제삼 제사 부탁했지만 다시 한 번만 더
    천천히…놀멘 놀멘 집짓기 하시기 바란다고 꼭 전해주셔요

    그리고 오늘 ‘작품’ 잘 감상하고 왔습니다
    이상하게 바로 답글 달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있더랍니다…;;   

  9. 잎사귀

    07/02/2011 at 07:52

    참나무님의 <찿던그림>이 궁굼해서 저도 어제 보고 왔답니다 ^^
    근데 사진으로 본 그림이 더 좋아보이는건 볼줄 몰라서 그렇겠지요 ㅎㅎ   

  10. 참나무.

    07/02/2011 at 12:23

    제가 여러분들께 신경쓰이게한 것 같군요…^^

    색감이 참 좋게 나왔지요.
    원본 그림을 붓텃치가 더 생생하답니다

    탄천 사진 방금 보고 왔어요
    까치가 한 마리 있는 것 같던데…곧 봄이 오면 더 바쁘시겠지요…^^
       

  11. 산성

    07/02/2011 at 12:40

    생각해보니 세 번째 쯤 되나 봅니다.

    강건너 봄이 오듯…이란 노래에 맞춰
    마음 설레는 것.

    마른 몸으로 서있는 자작나무들
    한참 바라보다 왔습니다…
       

  12. 잎사귀

    07/02/2011 at 13:02

    연휴5일을 한남자하고 반경5m내에서 밥세끼 다 먹고 지내다 보니 어찌나 싫증나고
    갑갑하던지요.
    참나무님 찿던그림에 힌트 얻어 혼자 나갔지요.
    어디가냐 물어도 암말 안 하고요. 말하면 같이 가자 할까봐요 ㅜㅜ
       

  13. 참나무.

    07/02/2011 at 13:30

    6월 즈음이면 또 한송이 나의 모란, 유월계집애
    입춘엔 김규환 남촌이나 이 곡이 꼭 떠오르지요

    잎사귀 님 간 크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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