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과 일상

▲노르웨이 최악의 연쇄 테러 사건이 벌어진 우토야섬이 내다보이는 곳에서 24일

한 여성이 우토야섬 방향으로 꽃다발을 놓은 뒤 촛불을 붙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중략..). /AP 뉴시스

이야기몇 개 풀려고 창을 열었는데

이 사진을 보니 모든게 다 시시해져버립니다

다른이를 위한 기도처럼 아름다운 일이 또 있겠는지요

다시 한 번 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아침입니다

고맙습니다…

*

. . . . . . .

그리고 한강변으로 산책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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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둔치는 능소화 천국이데요

예쁘게 핀 꽃도 낙화도 오르다 떨어진 가지, 철늦게 핀 병꽃

비온 뒤라 더 청초한 찔레꽃도 더한층 곱게 다가온 아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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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경,옥… 구호 외치며

참 아름다운 계단을 내려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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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이 절 반깁니다

병원에서 라지오로 듣던 시 한자락 전문 찾아봤지요

달맞이꽃 – 이홍섭

아이가
돌을 던져 놓고
돌이 채 강가에
닿기도 전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디로
날아갈 지 모르던
돌 같던
첫사랑도 저러했으리

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
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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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공사중이던 곳엔 넓은 데크도 첨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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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근처에서’북북서로 진로’ 를 바꾸면

터널을 만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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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벗어나자 매미들의 합창이 일제히, 귀가 따가울 정도였지만

‘그래 실컷 울어라 충분히 들어줄게…이제 얼마나 더 이 지상에서 머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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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조팝나무엔 말벌이 날아다녀 도망쳤습니다

뉴스 들으니 말벌에 찔려 사망까지 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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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도 지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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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은 잉크 없을 때 달개비 꽃을 따서 짓이겨 푸른 글씨를 썼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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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이름을 매단 대왕나무 숲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호수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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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리웠던 평안함, 오랜만이라 더 귀하게 다가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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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한 아이들이 아침부터 스켓치를 하는 풍경이 그림같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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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반기는 빈 배는 자세히 찾지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른 잎이 가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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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가 숨어있던 곳,

오늘은 안보이데요 더 멀리 다른곳으로 가버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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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젤을 발견하고 뭘 그리나 살짝 엿보니

글쎄 매미들을…좀 의외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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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이 엄마라면 물장난 할 수 있는 신발을 신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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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탁족도 할수있게 말이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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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연못을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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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랑 수국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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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만 보면 생각나는 분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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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은 목련인데 미색으로 피는 나무 이름, 알려주시면 고맙지요

이상 ~~~

일상 복귀 신고합니다아~~~

13 Comments

  1. 김진아

    26/07/2011 at 06:14

    양말을 그래서 늘 가방에 넣고 다니죠.
    물만 보면 달려드는 아이들이라서요 ㅎㅎ

    샌달이 없을땐, 양말 신고 들어가 놀게 해요.

    일상으로 복귀..

    제가 더 감사합니다. ^^   

  2. 도토리

    26/07/2011 at 08:20

    달개비…닭의 장풀.계장초, 압척초(오리는 안 먹는다는 뜻이랍니다..)
    이렇게 여러 이름이 있는달개비는
    해열 해독 소변도 시원케 보게 하고 편도염에도 쓴다고 합니다…^^
    (뜬금없이..애고…지난 주에 공부한거이 보여서리…..ㅋ)

    지천인 능소화도, 분홍빛도는 찔레꽃도 반갑습니다.
    그대께서 일상에 복귀하셨다니 더더욱 반갑고 고맙습니다아….^^*   

  3. 무무

    26/07/2011 at 08:45

    경상대 친구 교수님이 오늘 점심 드시러 오셨드랬어요.
    ‘서울 그 친구, 참 푸근한 친구’라고 하시더군요.
    100% 공감한다 말씀드렸습니다.^^
       

  4. 참나무.

    26/07/2011 at 08:58

    당뇨에도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름이 많기도하고 사람들에게도 참 유익한 식물이군요

    달개비 자세히 보면 리오 축제 때 여인들이 쓰는 모자같기도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이라 일부러 달개비 꽂는 좁은 벽걸이가 아직 걸려있답니다
    언제 사진으로 올려볼까요 달개비 시들기 전에 잘 찍어서…^^

    푸른 글씨를 쓰려면 얼마나 많이 꺾여야할꼬…합니다
    먹이사슬도 떠오르구요…   

  5. 참나무.

    26/07/2011 at 09:02

    아…그랬군요
    아직 미혼이고 파킨슨씨 병 중인 어머니를 8년간 혼자 모시고있어서
    언제나 맘이 쓰이는 친구지요

    저녁에 전화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소식 전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요즘은 연꽃이 더 많이 피었지요- 궁금합니다 강주 연못 요즘 풍광.    

  6. 참나무.

    26/07/2011 at 09:04

    진아씨는 어쩌면 빈틈이 없으신지…!

    방학이라 계획도 많지요
    분수 나오는 시간이면
    아이들 좋아하는 모습 처다만 봐도 행복하더라구요..^^

       

  7. Elliot

    26/07/2011 at 21:30

    Pedicure 하셨네요 ^^

       

  8. 교포아줌마

    26/07/2011 at 23:34

    지금쯤 후박꽃 필 때지요?!
    목련과 일종이면서 화려하지는 앉지만 아주 향이 강하고 멀리가는….

    아닐수도 있어요.

    여름이랑 아이들이랑 다 건강해보입니다.   

  9. 겨울비

    26/07/2011 at 23:42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에 울컥해요.
    산책다녀오셨구나…

    노르웨이 참사 뉴스 뒤늦게 읽고
    오슬로 대학에 있는
    박노자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어서
    더욱 놀란 마음을 어찌할 바 없었습니다.

    해도 꼭 한 번 지나가고 싶은 터널…   

  10. summer moon

    27/07/2011 at 04:12

    건강하고
    아름답고
    싱그런 여름이
    가슴 가득 스며드는 것만 같아요 !

    아이들 그림 그리는 것 지켜보고도 싶고
    물에 발도 담궈보고 싶고…   

  11. 슈카

    27/07/2011 at 08:29

    일상의 발걸음을 보니 너무 반가워요.
    겨울비님 말마따나 좀 울컥하기도 하고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참나무님을 통해 새삼 느껴지네요.
    비 많이 오는 어제 오늘같은 날은 안 나가시는거죠?
    ^^   

  12. 참나무.

    27/07/2011 at 23:25

    네에…여름이면 신경쓰이지요 패티큐어…에리엇 님도 츠암 …ㅎㅎ
    *
    꽃으로 추모하는 그들 사진 한참 디려다 봤네요
    세상이 참 요지경 속이다..그러면서요…

    언제 연락해요 저도 언젠간 누구랑 같이 걷고싶은 제 산책 코스…^^
    *
    저도 지나면서 살짝 엿본답니다 아이들의 그림
    풍경을 기대했는 데 매미라 정말 예상 밖이었거든요
    서울은 항구도시랍니다 요즈음…ㅠ.ㅜ
    *
    어제도 수영 다녀왔고 오늘도 나갈건데요
    소리 보고싶어요 정말로…^^

    피해가 더 이상 없었으면 좋으련만
    이 인재로부터 언제 자유로울지요…

    *   

  13. 참나무.

    27/07/2011 at 23:40

    아참 교아 님
    후박나무로 검색해 보니 비슷한 것 같은데요
    많이 보고는 다녔는 데 꽃은 이번이 처음 인 것같아요
    정말 고맙습니다…어제는 라벤다 차 마셨답니다

    ‘양들은 풀을 뜯고’ 지금 흐르는 음악처럼
    빨리 복구하여 얼른 안정된 나날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허리케인이 따로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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