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들 부부가 남편 퇴원 수속 후 집에서 놀다 갔다.
거실에서 ‘올래 TV’로 뭘 열심히 보면서 나더러 같이 보자 했다
나는 보름간 비운 살림 뒤치닥거리 하느라 바쁜데 . . .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청춘합창단 공개모집 오디션,
재밌는 프로라 엄마도 좋아할 거라며
‘엄마는 나가 볼 생각 없냐’는 황당한 농담까지 한다.
52세 이상이라야 참가 자격이 있단다.
대강 사태를 파악하니 얼마 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박 칼린 후속 프로 같았다
영화도 ‘속’이 붙으면 전작의 흥행을 따러잡기 힘들단 속설이 있던데…?
혼자 이런 생각하며 청한 이들 무안하지 않게 건성으로 봤다.
아. . . 그런데 그냥 유행처럼 번지는 서바이블 프로가 아니었다.
출연자들의 사연부터 오디션 장면까지가 예사롭지 않았다.
심사위원들 연령대가 대부분 출연자 보다 낮으니 먼저 인사하는 것부터도. . .
프로 말미에 다음 주엔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다 해서
지난 일요일은 단단히 맘먹고 T.V 앞에 앉았다.
서류 심사한 참가자가 모두 3천명, 그 중 예선 통과자 거르고 걸러
최종 40명이라니, 보통 경쟁률도 아니고
어떤 이들이 뽑히나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거든
노래 부르기 전에 출연한 계기들을 풀어놓는 순서가 있는 데
대부분 출연자들의 사연이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그런 인생사 먼저 듣고 쏟아내는 열창들이다
심사위원들니 눈물을 쏟으며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니
그 감동은 시청자들께도 그대로 전해질 수밖에. . .
왜 이런 휴먼 예능 프로를 난 단 한 번도 못 봤을까
후회가 될 정도였다.
수많은 출연자 중 낯익은 한 남자가
프로가 끝난 후에도 잔영에 남아 있던 차
그저께는 카페 경춘선 주인장의 전화를 받는다
여차저차…
오드리 님이 다녀갔고,
‘노날’ (속해 있는 동호회) 모임하면서
우리가 마신 압생트를 가지고 온 분이 오드리 님이랑 아는 분이고…
. . . . . . .
여튼 ‘필연같은 우연’이 왜이리 자주 일어나나 하며 웃었다
전화 끝 마치기 전에 지난 번 남격 봤냐 ? 낯익은 분 없더냐?
한 분 있었는데 퍼떡 생각이 안난다 란 답이 왔다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오래 전 노날 송년음악회 할 때 ‘무정한 마음’ 으로
날 정신없게 한 사람이 그 남자 라는 거 늦게 생각이 난 거다
어디에서 였나 다시 곰곰 생각하니
다섯손가락 멤버 이두헌 씨가 운영하는
서래마을. 와인 카페’피노’아닌가 싶었다
그 날 부부가 같이 와서 명함도 건내 받았고
첫 인상 역시 이번 오디션에서처럼
아주 강한 개성이었던 분으로 기억된다
그 남자, ‘무정한 마음’ 과 또 다른 한 곡 부른 거 같은 데
무정한 마음만 나오면노날회원들은 내 얼굴 먼저 보며
미소부터 지으니 다른 노래는 전혀 기억이 없고
송년 음악회가 끝난 이후 그 남자는 직접노날 카페게시판에다
당신이 부른’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동영상 올려주고 한 것 까지는 기억이난다
딸 이름이 노을이라든가?
남쪽 어디에서농장을 운영한다 했던가?
그 이후 노날 카페는 비공개로 바뀌고 소식도 끊기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남격 청춘합창단 오디션에 합격한 40명 중 1인이란다.
남격, 합격자심사 기준은겸손. 열망 . 조화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합창에 어울리는 다양한 노년층 같던데
너무나 개성이 강한 그가 합류하여 잘 어울릴 지 두고 볼 일이다.
내가 혹시 잘 못 기억하고 있나 싶어 김성록 검색해 보니
조수미랑 동기
박인수 교수 첫(?) 제자
시립합창단 출신.
모 교회 합창단 지휘자 테너 김성록 그 남자가 틀림 없었다.
김태원은 그를 한국판 폴 포츠라며,
꿀 포츠라 이름 지었다는 데 그건 아닌 것 같다
그 남자 , 양봉 농원 ( 내가 받은 명함엔 노을 팜)을 하며
지금은 험난한 생활를 하고 있지만 이미 주류를 경험했으니
여튼 매주 일요일 5시 즈음 시작하는
휴먼 예능,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그 남자 때문이라도 잔뜩 기대하며 볼 것같다
남격 안 보신 분들 이해를 돕고져 이미지 몇 개 첨가하면서
( 저작권 따지면 내려야겠지만…)
어라 이거 올리느라 오늘 수영장 지각하겠네… 허러럭~~~
데레사
28/07/2011 at 00:55
이분 조블의 도리모친이란 분의 딸 합창대회에서도 나왔다고
사진을 올렸던데요. 오늘.
저도 이분 노래 들었습니다.
이제 퇴원하셨군요.
그동안 애 많이 쓰셨어도 결과도 좋아서 저도 기뻐요.
김진아
28/07/2011 at 00:57
남격 프로 재방해서 나오는 것 부러 시간내서 보고 있었죠.
이분..말씀처럼 개성이 강해서요.
어울림의 합창의 조건에 .. 솔직히 세월의 흐름만큼 부드럽게 함께 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무무
28/07/2011 at 02:28
저 이분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ㅎㅎ
자유롭고 싶은 분이시던데 나름 단체 생활에서 잘 견디실 까요? 즐거운 추억을 만드시면 좋겠다..싶었구요.
참나무.
28/07/2011 at 03:07
아니구 머니나 ~~급히 올리고 나가느라
이미지 몇 개 첨가했습니다
굴곡이 많은 삶, 압생트랑 비교되기도 해서
모난 돌 같은 분이 여러 계층의 합창단원들과
최악의 경우 합류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할 지
둥글어 져서 기대이상의 감동을 줄지
앞으로의 향방, 정말 궁금하지요…^^
참나무.
28/07/2011 at 03:25
이거 올리고 나가느라 지각해서
한강변 나가볼까 했는 데 나들목에 샷다가 내려저 있고
출입금지 줄이 쳐저있어서 오늘은 서울숲만 돌다왔어요
비온 뒤의 숲 어찌나 그윽하고 좋은지 나 혼자 독차지…!
가끔 보이는 나무에 매달린 나방과 청둥오리들이
넓은 잔디를 저처럼 신나하며 뒤뚱거리고…
기자들은 또 얼마나 바쁠까 싶더군요…^^
참나무.
28/07/2011 at 03:25
요즘 강주 연못은 얼마나 더 풍성할까요
꽃도 많이 피었고…
택배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이 어디 있을겁니다
차분한 시간 되면 포스팅 해볼게요 무무 님…^^
잎사귀
28/07/2011 at 03:26
참나무님 이런 게시물을 올려주시니 참 반갑습니다.
노래가 새삼스럽게 마음에 딱 붙네요 ^^
저도 이 프로 박칼린이 나와 있어서 한 번 보았는데요
출연자들 사연은 절절한데 노래를 너무 못해서 민망해서 인내심있게 다 보질 못했습니다.
사연때문에 심사위원들이 눈물 찔끔거리는 것도 싫었구요.
저희교회에 전에 실버성가대가 있었는데 솔직히 너무 못해서 듣기가 불안했어요.
못해도 연민으로 봐주는 무대는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교회조직개편때 실버성가대를 해체했어요. 제가 그 성가대였었구요 ㅎㅎ
못하면서 무대에 서서는 안된다는게 제 싸가지 없는 생각이랍니다ㅜㅜ
근데 참나무님 땜에 다시 함 보고 싶네요.
제가 좋은걸 놓칠뻔했어요^^
참나무.
28/07/2011 at 05:25
솔직히 이분께 누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요즘 벌도 점점 없어져서 더 힘들단 소문을 들은 것 같은데
이렇게 만천하에 공개되어 버려서…;;
장난삼아 참석한 분도 있었고
농구스타 이충희씨는 음치라는 소문도 있던데…^^
그런 악조건 중에서 점점 다듬어져가는 과정을 보는 일, 감동이 오지않을까 싶은데요
남편이 연극배우하다 얼마 전에 타계한 뮤지컬 배우
하이 소프라노, 또 미술대 교수가 ‘우나 프리마 라 그리마’ 도 잘 부르시던데요
70몇 세이시던 테너 한 분도 기성가수 뺨칠 것 같았고
시각장애인 한 분도 특별한 음감을 지니셔서 잘 다듬으면?
아주 낮은 베이스 한 분도 인상적이었지요
개인적으로 암을 극복하시고(연극배우 이주실)
또 아직 병중인 분들도 뽑혀서 그분 들 이야기 만으로도
꽤 오래 롱런 할 프로같지않던가요
저도 첨엔 못봐서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슈카
28/07/2011 at 06:02
저 분, 정말 인상깊었거든요.
저도 뒤늦게 한 번 보고는 다운 받아서 모두 봤어요.
합창단 시즌1 때 너무 감명깊게 봤거든요.
청춘합창단-이름도 참 잘 짓지 않았나요^^
저 분은 저도 참 인상깊었는데 그런 인연이 또 있군요^^
참나무.
28/07/2011 at 06:10
음 소리 엄마까지…^^
가만 보면 사람들 마음이 모두 거기서 거기같아요 그쵸?
전 1,2편 아직 못봤는데 남편이 T.V 장악하고 있어서
나중에 챙겨 볼까요 그러면…?
( 독립운동하다 잡혀 고문당할 때 전 이 노래 틀어준다하면
배신 때리고 솔솔 다 불겁니다 아마..ㅎㅎ)
barbara
28/07/2011 at 06:27
왠지 낯이 익다하면서도 저는 딱 감이 오는게 없었어요.
서래마을 음악회땐 참석치 못했거든요.^^
들끓는 가슴 안고 어떻게들 살았는지
한 분 한 분 다 감동스토리였어요.
말씀 대로 겸손,열망,조화가
아름다운 하나의 소리를 내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마지막 멘트 넘 재미있어요~^^
유머와 여행
28/07/2011 at 07:20
흥미진진하더군요~
도리모친
28/07/2011 at 08:18
‘가고파’란 곡이 전편과 후편이 있나봐요.
전 이번에 알았답니다.(무식폭로중..ㅋㅋ)
딸아이 합창단이 올는 무대에
저분도 초청이 되어서 오셨었는데
그때는 방송타기 전이었으니…
가고파를 전후편 다 부르시는데
감동이엇습니다.
그분이 그분이었다는 사실을
오늘 포스팅하면서 눈치를 챘으니
저도 어지간히 둔한 모양입니다.ㅎㅎ
청춘합창단을 향한 기대가 큽니다.
참나무.
28/07/2011 at 10:09
아 그런 일이…
전편처럼 꼭 같이 이은상 작사 김동진 곡이지요
가사가 좀 길어 일반인들에겐 생소할겁니다
김동진 씨 일화 하나만 소개할게요
리북서 내려올 때 국군에게 잡혔는데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어서
가고파를 불러 위험을 모면했다는 일화가 있지요
믿거나 말거나 수준이라 사실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남격, 동 시간에 도리모친 님도 열심히 시청하시겠네…하겠습니다
우리 첫 인사 맞나요…^^
참나무.
28/07/2011 at 10:20
노래 듣다 실컷 답글 올리고 등록을 까먹었나봐요
첨엔 나도 평창동 In my memory 에서 였나? 장소가 안떠올랐어요
피노 불참이었군요 유감천만
이두헌씨가 이교수 님 제자라 장소 섭외가 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이두헌씨도 무슨 노래 한 것같은 데 오래되어 가물가물…^^
말그미
28/07/2011 at 20:41
우연히 본 그 프로에서 워낙 개성이 강한 분이라
기억에 남았던 분입니다.
그런 개인 스토리가 있으셨군요?
노래도 뛰어나게 잘 부르지만
합창에서 두드러지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시립합창단 출신이라니 훌륭하게 하모니를 이루겠지만 말입니다.
참나무.
28/07/2011 at 23:44
네에 말그미 님
저도 긍정적으로 나가지 않을까 진뜩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동 화제가 있어서 좋으네요…^^
모모영
29/07/2011 at 09:02
채널 돌리다 얼핏 봤는데 김성록이라는분
예사분이 아닌듯 하군요.님에글을 보고 자세히 알게되어 기대됩니다.
douky
29/07/2011 at 13:51
저도 이 프로그램 오디션 장면 보면서 아예 타올 가져다 놓고 엉엉 울었답니다.
가장 많이 저를 울렸던 아주머니 한 분은 선발되지 않으셨더라고요…
김성록씨…
강한 인상으로 기억되는데, 뭔가 깨고 털어내고 비워야 할 것이 많은 분 같았어요.
‘합창’ 속에 그런 일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저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겠습니다~~
참나무.
29/07/2011 at 15:45
정말요?
저만 왜 몰랐을까요….뒤늦게 알아 불 붙었어요..ㅎㅎ
합창의 묘미를 보여줄 것같아 저도 잔뜩 기대하고 있답니다.
잘은 몰라도 시청률 전작을 앞지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