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드레스를 입고 등산을 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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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동으로 해둬야 할 장소에서 내 손전화가 크게 울려혼비백산

가방 안에 든 손전화 찾는 것도 끄는 것도 더듬거렸다.

지금 어제 일 생각만 해도 진땀이 난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걸 예상이라도 한 듯 그 전날

소리음을 몽환적인 걸로 바꾼 건 그나마 다행이라 할까

2.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사는 사람이야’

밤새도록 김치냉장고 냉동 칸 뚜껑을 열어뒀다고 남편께 아침부터 지청구를 들었다

3.

월말까지 내야 할 공과금을 깜빡 잊었는데 – 참고로 쪼잔한 거에 목숨 거는 타입

마침 31일이 일요일이라 오늘 8월1일까지는

세상없어도 납부해야 하는데 현금카드가 안보인다.

있는 게 퀼트 가방 밖에 없는 사람이라 그 많은 가방

요즘 쓰는 거 안쓰는거 다 찾아 뒤졌는데도(서너번)카드는 못찾았다.

가만 생각하니’Out of Africa’얇은 여권 가방이 안보인다

병원생활 할 때 메고다닌 그 가방 호주머니에 들어있을 거 같은데

혹시 병실 옷장에다 두고 온것일까

있을만한 곳은 다 뒤져도 도대체 나오질 않는다

수영다녀오면서 은행 들러 납부하려고 혈안이 되도록

냉장고 안까지 다 열어봤다 – 오죽하면…^^

근데 왜책상 서랍에 들어가있을까

그도 우연히 다른 거 찾다가 발견했다

아…그런데 거기도은행 현금카드는 안보였다.

다행이 다른데서 발견되어 은행에 갈 순 있었다

그런데 그 은행이 아직 파업 분쟁 중이라 업무를 안한단다

365 자동코너에서 입출금과 공과금 수납은 하는데 수동이란다

다른 때 같으면 지로용지만 넣으면 조르르 조르르 몇 장이고 계속 들어가는데

낯익은 경호원아저씨가 날 도와주실 폼이다

한 장은 시범으로 보이고 다른 건 나더러 하란다

지로번호를 입력하고 여차 저차 . . .

다시 시키는대로 전자납부 번호까지 입력해야 하는데

아유~~세번이나 틀려서 창피해서 죽을 뻔 했다

제일은행 파업이 북경의 나비처럼나 한테까지 미칠줄이야

여튼납기 후 요금 안내게되어서 휴우~~ 했다

요즘 84세 할머님이 부르시던 아일랜드 민요,

중독성이 있는 지허밍으로 달고다닌다.

그럴라 치면 남격 청춘합창단 오디션 모습이 말 그대로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나 요즘 연예계 참새라 불리울지 몰겠네

뭐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 병이 안난다 하지않던가

(어제 7월 31) 방송된 ‘남격’ 최종 선발된

청춘합창단원 40여명이 오리엔테이션을 떠났고

지휘자 김태원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합창곡을 만들고 싶어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를 공개했다.

그는 평소 대중가요 400곡 이상을작곡했어도 합창곡은첨이란다

이 곡은 아카펠라로 편곡되어 인천시립 합창단이 시범을 보였는데

정말 아름다운 합창곡이었다.

8월 27(24일?)까지 연습하여 합창 대회에 참가해야 되는데

예선이 있어서 불합격이면 에지녁에 모든 일을 허사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태원씨 참 예리하다

‘ 부활이란 멤버도 몰랐고. . .대단히 죄송하지만 가방 끈은 짧아 보여도…’

‘남격’을 보면서김태원씨께 쏘옥 빠졌다는 왕년의 하피스트 할머니를

뽑은 이유가 합창단에서 큰 역활하리라 예상하더니

역시…

어제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단원들이약간 삐걱거릴 때

지휘자 말안들으면 죽도 밥도 안된다는 요지로분위기 바꾸는 데 한보탬하셨지 싶다

김태원씨도 잠시 휘청거리는듯 하다그에 힘입어서인지 한소리 했다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셋이 여러분들을 존경한다는 것."

이후, 우려했던 김성록 씨도 김태원씨시키는대로

테너 파트장을 맡아기대 이상의 큰 역활을 잘 해낼 것 같고

회춘하신 할머니도남격맴버 아나운서처럼 초견을 몰라

합창 단원 출신다른 회원이직접 옆에서 도와주는 모습이 참으로 정겨웠다

단체복 나눠주는 시간,

최고령 84세 할머니도 뮤지컬 배우 출신임혜영멤버가

다가 가 전해드리기 전에 먼저 일어나솔선수범

오로지 선생님(멤버들) 시키는 대로복종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이는모습하며

보통 각오들이 아니라는 걸 한 눈에 알 수있었다

4.

오페라공연장에서 화려한 드레스 입은 여자 사치스럽다고

뭐라 하지 말라는 말을 박종호씨께 들은 적 있다

어쩌면 한 평생을 벼르고 벼르다 처음으로 멋진 드레스 입고

오페라장에 나타나 즐기는 귀한 시간일 지모르니까…

5.

여대 앞에서 버스 회수권을 팔던 소녀는

성악실에서 들려오던 음악소리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며

지금은 도배사 일을 하지만 너무나 노래가 하고싶어 어떤 합창단에 들어가

푸른 드레스를 처음 입던 날 정말 행복했지만 그 드레스는

합창을 그만두고 다시 생활 전선을 뛰어들어야 해서 반납했단다

그 이후 비슷한 푸른 드레스를 하나 맞춰 입고

갈 데가 없어서 등산을 했다는그 출연자는

이번에도 푸른 원피스 입고 오디션에 참가하여

딸이 보낸 편지를 멤버들이 읽어주자 울음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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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가 요즘 건망증이 더 심해진 이유는

남격 -청춘합창단에 너무 빠져 정신 줄을 놓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

어제도 시부상 당한 지인 방문하러 아산병원까지 갔는데

남격청춘합창단 시간 때문에 급히 택시타고 왔다

원래 서민 기질이 짱박혀서 택시 잘 안타는데…

7.

박완규씨 볼 때마다 난 왜 자꾸 박민규씨 생각이나는 지모르겠다

글자로 한 끗 차이라서?

아닐것이다

무서울정도로 남들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겸손함이 닮아서는 아닐까몰라

여튼 요즘 남격- 청춘합창단 때문에 참 행복하다

아직 할 말 많지만 . . .

비가 오면 – 김후란

비가 오면 우리
비를 맞자
비에 젖으며
오늘을 걷자

비가 온다고
마음도 젖는가
내일 비 오면
내일도 젖자

젖은 앞머리
흘러내린 인생
뛰어가지 말고
비를 맞자.

8 Comments

  1. 무무

    01/08/2011 at 13:19

    어젠 너무 가게가 바빠서 못 봤고 오늘은 인터넷이 안되어 또 못 봤어요.
    다들 휴가중이라 며칠 걸린다 하네요.
    남격도 일박이일도 그리고 kbs스페샬도 보고 싶은데 말이죠.^^
       

  2. 참나무.

    01/08/2011 at 13:22

    천천히 보셔요~

    kbs 스페셜은 무슨 프로일까요…?

    일박 이일은 울집 남자가 왕팬이라 항상 언제나 나오던데요…^^   

  3. 김진아

    01/08/2011 at 14:03

    1박 2일은 아이들 캠프 다녀온 후에,
    함께 보자고 해서, 다음주 재방송 본다고 생각하구서요.
    안보고 있었는데…무지무지하게 궁금했답니다. ㅎㅎ

    이렇게 참나무님이..알려주실 줄은 정말이지 몰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4. 참나무.

    01/08/2011 at 14:11

    아직 다 못한 이야기 많은데요
    호텔 사장님(직원이 만명도 넘는다셨나요)
    남들 보기 성공한 분 같은데도 ‘아직’ 당신의 삶을 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셨다지요
    주주들께 통보까지하고 출연하였다지요…

    요즘 제 자리는 어딨나..반성도 하면서
    진정성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한답니다
    제가 호불호가 확실한 성껵이라…좀…ㅎㅎㅎ   

  5. 도토리

    02/08/2011 at 02:45

    참~나!!
    남격 재방송 언제 하나… 찾아봐야겠어요…..ㅎㅎㅎ^^*   

  6. 참나무.

    02/08/2011 at 03:25

    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 얘기들 놓치지마셔요
    저는 계속 짖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ㅎㅎ
       

  7. 도토리

    03/08/2011 at 03:01

    푸른 드레스를 입고 등산했던 그분..합격했던가요?
    ..
    인터넷으로 재방 찾아보고 나니 더더더 궁금해집니다…ㅎㅎ^^*   

  8. 참나무.

    03/08/2011 at 03:04

    아니요…
    따님이 어머님 몰래 사연을 보냈다 했지요
    – 불행히도 노래는 석 잘하신 편이 아니어서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린 눈물 부른 교수님도
    합격인 줄알았는데 안보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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