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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삽화 특별전

자작 삽화 특별전 – 천경자, 손소희, 이성자, 김병종

전 시 일 정 : 9월16~10월30일

영인문학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499-3(평창30길 81)
tel. 02-379-3182
fax. 02-379-3181

영인문학관 9월16~10월30일 ‘자작삽화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천경자, 손소희, 이성자, 김병종 등 화가와 문학가들이 자신의 책에 직접 그려넣은 삽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은 오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자작삽화 특별전’을 개최한다.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화가 천경자의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의 초고와 수록된 삽화 50여 점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1976년부터 2년여간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됐다가 1978년 첫 출간됐다.

역시 문학사상에 연재됐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설가 손소희(1917-1987)의 ‘한국문단인간사’ 육필원고와 삽화 50여 점도 공개된다.

이와 함께 화가 이성자(1918~2009)가 1969년 파리에서 연 ‘시조와 서화전’ 자료 10점과 김병종 서울대 교수의 ‘라틴 화첩기행’ 자료 3점도 전시된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시인 김남조, 정진규, 이근배, 소설가 서영은 등의 강연도 마련된다.

강인숙 관장은 5일 “자신이 쓴 시를 붓으로 쓰고, 거기에 그림을 그려 넣으면 ‘시ㆍ서ㆍ화 일체’의 종합적인 예술세계가 창출된다”며 “이번 전시는 글과 그림의 내용이 상호 삼투하는 진정한 글과 그림의 만남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mihye@yna.co.kr

 

P.S

이성자와 목판화

“유화나 수채화를 그릴 때 드는 정신적 노동에 직접 두드리고 파내고 하는 육체적인 노동까지 더해져 더욱 큰 창작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판화의 장점이다”
이성자

파리의 그랑쇼미르 아카데미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았던 이성자는 1957년 목판화를 접하게 되면서 회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는 판화인쇄소가 창의성 없이 일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고 생각하여 시험인쇄부터 최종완성단계까지 손수 목판을 찍어냈다. 때문에 이성자의 판화는 동일한 작품의 대량생산이 아니라 늘 하나하나가 독특한 생명력을 가진 시간의 작업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목판화집의 제작은 세계미술경기를 좌우하던 파리의 대화랑, 샤르팡티에(Charpentier)의 주인인 레이몽 나셍타(Raymond Nacenta)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제작된 『일주일(1964년)』로부터 비롯되었다. 『일주일』의 폭발적인 호응을 발판 삼아 1969년 스위스 생 갈렌(St. Gallen)의 에르케르(Erker) 출판사에서 한국시조와 목판화를 앙상블한 목판화집 『시조』를 발간한다.

어려서부터 일찍이 문학의 소질을 보였던 이성자가 평소 즐겨 읊조렸던 황진이의 시조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시조』는 시조와 목판화가 결합된 독특한 구성뿐 아니라, 1960년대 생소했던 한국 문학을 유럽의 중심에서 한글을 사용하여 당당하게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총 93권의 한정판으로 제작된 『시조』에 수록된 자판과 이미지는 기계로 찍어낸 것이 아니라 이성자가 직접 새겨낸 목판을 손수 하나하나 찍어낸 것으로 본 판화집 제작에 쏟은 이성자의 치열한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간간이 발견되는 독특한 한글 철자법은 일제치하에서 정식으로 한글교육을 받지 못하고 일찍부터 프랑스에 정착했던 이성자의 삶과 우리 문학의 역사가 묻어나는 것으로 더욱 흥미로운 감상 대상이다.

이성자기념사업회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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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목 사진전 <Still of Snob> 18일까지, 류가헌

#01 Still of Snob _ 2011, inkjet print, 120×85.7cm)

02. Still of Snob _ 2011, inkjet print, 120×85.7cm

 #03. Still of Snob _ 2011, inkjet print, 120×85.7cm

 헛되고 헛되며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성경의 글귀입니다. 궁극적으로 영원한 것은 신밖에 없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인생무상을 이야기합니다. 이 허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17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라고 합니다. 악기, 유리잔, 책, 깃털펜, 해골 등이 삶의 무상함과 세속적 욕망의 허망함에 관한 은유로 등장합니다.

정현목의 사진 <Still of Snob> 시리즈는, 언뜻 보면 해외유명 브랜드 이른바 ‘명품’ 핸드백들의 화보사진 같습니다. 그러다 이 사진들이 바니타스 정물화의 양식이라는 걸 알게 되면, 슬며시 웃음이 나옵니다. 명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세속적 욕망에 대해 바니타스 정물화를 끌어들인 젊은 사진가의 재치에 감탄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이내 사진 속 물건들이 지니는 상징과 은유들을 더듬게 됩니다… 육안으로는 쉬이 구분할 수 없는 또 한 번의 반전은, 오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문의 : 류가헌 02-720-2010

 – 작가 노트 – 글 / 정현목

1.

이 작업은 명품을 추종하는 세태를 정물 사진의 형식을 빌려 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명품(名品)’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혹은 작품’을 뜻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명품이란 단어의 의미는 주로 고가의 외국 브랜드 제품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사회에서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은 모방 제품의 유통 및 소비 현상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는데, 명품과 모양 및 기능이 거의 동일할 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로고까지 그대로 따라 한 소위 짝퉁의 대량 유통이 만연하고 있다.

이 작업에서는 과도한 명품 선호가 짝퉁 제품의 구매 및 소유로 이어지는 현대 사회의 특수한 소비 현상을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명품인 가방을 통해 비판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2.
앞에서 기술한 작업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 작업에서는 기존 서양 회화의 바니타스 정물화 양식을 현대적 정물 사진의 양식으로 전용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정물화의 한 유형인 바니타스 정물화는 인생의 무상함과 세속적 욕망의 허망함을 각종 정물로 표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에, 명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세속적 욕망을 비판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그 맥락이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명품 선호라는 세속적 욕망의 허망함을 표현하기 위해 바니타스 정물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오브제인 해골, 초, 모래시계, 썩은 음식, 꽃 등의 정물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현대적인 스튜디오 조명 기법을 이용해 테이블 위에 배치된 각종 정물들을 마치 광고나 잡지 화보의 사진처럼 보이도록 촬영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럴듯하게 꾸며진 이러한 미장센의 이미지 속에 담겨진 명품 가방들이 사실은 짝퉁이라는 사실을 통해 의미적 반전의 묘미를 관람자에게 전달해 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의미적 반전이 작품 이미지 속에서 진짜 명품 가방이 아닌 짝퉁 가방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것은 짝퉁 가방을 진짜 명품인양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 명품을 추종하게 된 현대인의 심리 상태에 대한 풍자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관람자에게 현대인의 소비 패턴과 욕망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하였으면 한다.

2 Comments

  1. summer moon

    17/09/2011 at 01:19

    천경자 화백님 그리고 김병종 교수님의 삽화들은 많이 봤지만
    이성자 화백님 작품들은 많이 대하지 못했어요.

    특히 여행에 관한 책들을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거 같던데….

    명품 핸드백 대신에 비싼 스포츠카를…ㅎ
       

  2. 참나무.

    17/09/2011 at 03:33

    어느 해인가 이성자 회고전을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목판 오리지널까지 전시를 한 적있지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저는 이성자화백의 작품들은 많이 접했습니다
    김병종화백 전시도 안빠지도 보는 편이고, 손소희작가의 작품은 아직 본 적이 없어서

    사실은 오늘 나가볼까 하다 따끈한 날씨가 겁나서 이러고 있네요
    매주 토요일을 문학 강연도 있다 해서 – 갈 데가 왜이리 많은지…^^

    바니타스..오래 전 명화처럼 꾸민 센스가 돋보이는,
    여튼 아이디어 시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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