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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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쌍둥이 빌딩과 규모도 다르고

문제가 됐던 구름같은 디자인의 건물은 아니어도

서울숲 초입에는 ‘포레’ 라는 쌍둥이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평소에 사진 찍을 때 나는 되도록 그걸 피해서 찍는다

아니면 잘라버리거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더 클라우드’ 조감도(왼쪽).

중간의 구름처럼 이어진 부분이 9·11 테러를 당한 뒤 잔해와 연기가 솟구치는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모습(오른쪽)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more<–

말도 많고 탈도 많은그 건물에 대한 디자이너의 얘기를 듣고

서울숲 지나다닐 때마다 건물 한 가운데 구름이 걸리는 걸

괜히 기다리곤 했다가 그간 잊고 있었다

잃어버린 물건들 일부러 찾을 땐 절대 안나오다

우연히,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튀어나와 사람 힘빠지게 하는 것 처럼

어제 아침 운동 하고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무심결에 본

그림같은(?) 쌍둥이 건물 사이로 정확한 하얀 구름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보여지는 거디었다

우와~~

마침 디카가 있었기 차 안에서 이리 저리 잡아봤지만 제대로잡힐 리가 없지

서울숲을 지나면서 내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아무도 내리는 사람도 없었고, 나도 더운 날씨 겁나서 지나쳤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 싶어

성수대교 지나는 터널 들어가는 네거리 지나

bus stop에서 부랴부랴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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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박물관에서 한강가는 엘리베이터 입구

나 딴에는 한강변 가는 길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에서 제대로 보일 것 같아

부러 뚝도 수도박물관을 가로질러 다리 위에서 잡아봤는데 여엉 아니어서

다시 서울숲으로 가려고 내려와서 고정 산책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시선은 계속 쌍둥이 빌딩에 두면서

중간에 파라솔 쓴 여인도 만나고

소풍나온 아이들도 만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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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은방울꽃 피었어요’

( 3살 아래 동생 만나면말 놓는데 문자질은 경어?)

동생 생각도 났지만5월 2일 은방울꽃이 나도 궁금하야. . .

그리고 시장까지 들렀다.

저녁따베 병문안 갈 일도 있어서

집으로 오는 길, 이상하게 팔뚝이 가려워 쳐다봤더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발갛게 변해있는거다

어제처럼 햇빛 쨍쨍하던 날 모자도 안쓰고

선크림은 생각도 않았는데 하필 반팔 차림이었으니 . . .

‘구름’ 때문이다

아니다 철없는 내 맘이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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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심하냐 하면 어제 부천 순천향병원 다녀오는 길

긴블라우스에 붉은 피가 암만께나 묻어 있었다면 믿겠는지

참는다 하면서도 긁어 부스럼이라고

나도 모르게 마구 긁어댄 모양이다

크림 바르고 무슨 연고를 바르고 해서

지금은 다소 갈아앉았지만 거의 화상 수준이라 했다.

( 바야흐로 선 크림이 필요한 여름이다.- 외출할때잊지마시라고. . .

그래야 저처럼 고생않을 거란 말씀 – 딸꾹.

그나저나 구름 사진 너무 많아 고를 수가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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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마구 잘라버린 빌딩, 오늘만 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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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여자 배안아인 아들일까 딸일까 – 안가르쳐준다네 큰 병원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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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근은 말려 보관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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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했지. . .영주 사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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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가즈키 오니 구름은 점점 내려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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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탓인지 평상엔 사람 그림자도 없는 한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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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모감주 나무도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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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자리 잎이- 산벚꽃 나무

Edwin Fischer- Bach Chromatic Fantasy BWV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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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병꽃!

저녁나절이라 병원 복도는 한산했다

환자 유니폼과가족들도 띄엄띄엄안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하얀 그물 쓴 환자의 낯빛은

거의 블랙- 간암 말기 암 환자이거나

어쩌면 시한부 통고받은 분일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만나러 가는 지인은 마지막 항암치료 입원이다

몇 가지 검사더 끝내고 오늘퇴원할 것이다

아…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희망적인 퇴원은

그간 지인은 상태를 단체 문자로 남기곤 했다.

‘1~5 차 항암 입원~퇴원

‘ 아…암의 위력 대단.

‘고열로 목도 붓고 백혈구 수치 바닥’

‘오늘 입원. 마지막 6차 항암- 목요일 퇴원이래요~’

가 마지막 문자였다.

어제는아주 밝은 얼굴로(평소에도 항상 밝고 긍적적이지만)

5.18 (하필?) 새로 생긴 음악당, 연주회 같이 가자는 초청까지 받았다

이젠 병원 아닌 곳에서 지인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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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에다 회색 유화 물감 쏟은 것 같은 식물이름 아시는 분~~ 오른쪽은 봄맞이꽃?

+ 1.

어제 송내역에서 처음 타 본 용산행 급행열차

내부는 얼마나 시원한지. . .

내가 탄 칸은 나 혼자 – 처음 있는 일이다

묘하게 편한자유 비슷한 기분이었다가

공항버스두어 사람 타고 올 때 느끼는 아까운 맘도 들었다가

오늘은 비 소식? 부디…

6 Comments

  1. 도토리

    03/05/2012 at 03:29

    어느새 연두가 초록이 되어버렸어요.
    봄의 실종.. 이라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쾌청한 하늘… 비소식은 없을것 같은데요??
    ..제주도는 어제까지 며칠간 비가 마구마구 쏟아졌다던데요…^^   

  2. summer moon

    03/05/2012 at 04:40

    참나무님은 플로리다에 사시면 안되겠어요
    이곳에서는 밖에 잠시만 나가 있어도 금방 구워지거든요.
    팔뚝은 좀 어떠신지?
    피가 나올 정도라니…ㅠㅠㅠ

    꽃들도 이쁘지만…
    아이들 모습 특히 웃는 모습은 정말 이뻐요,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희망을 갖고 꿈을 키울 수 있다는 거
    다가올 시간들을 기쁨과 놀라움으로 채울 수 있다는 거…

    ‘유화입은 쑥갓’이라고 이름지어줘도 괜찮을거 같네요
    너무나 재미있게 표현하셔서…^^
       

  3. 참나무.

    03/05/2012 at 04:45

    이 포스팅 올리다 조조보러가니라고 이제사 제대로 수정했네요
    -그래도 뭐 오타는 수두룩 하겠지만

    비 커녕 햇빛만 쨍쨍인 날입디다.
    제 블로그 일기예보 이젠 믿지말아야겠네요
    저 보세요 아직 화난 구름이 잔뜩 찌푸리고…
       

  4. 참나무.

    03/05/2012 at 04:52

    피부가 약하답니다
    집에 오자마자 얼음 찜질하고 난리 버꾸통을 쳐도 …;;

    어제는 그동안 천대받고 마구 짤림질 당하던 쌍둥이 건물만 찍자 했는데
    웃는 아이들 보자마자 디카가 지맘대로 찍어대더군요…ㅎㅎ

    유화입은 쑥갓 …그거 괜찮네요 둘이서만 당분간
    꼭 알아내야겠습니다 쟤 더 삐지기 전에

    전 오늘도 한강의 병꽃도 궁금하여 잠시 한강나들이 하고 왔답니다.
    제 몸은 아무래도 주인 잘 못만난 듯…이리 학대를 하니..ㅎㅎ
       

  5. tantesu

    06/05/2012 at 08:24

    ‘백묘국(Zinnia elegans)’이라는 국화과 식물로 전체가 흰털로 덮여 은회색 빛을 띠어 ‘설국’이라고도 한답니다, 좋은사진 또 실어 주세요!   

  6. 참나무.

    06/05/2012 at 08:50

    아 정말 고맙습니다
    전혀 상식이 없어 검색어 자체도 고르기가 힘이들었는데

    국화과 백묘국, 설국이라는 이름이 더 와닿네요
    모르는 식물 만나면 어찌나 갑갑한지. . .^^
    아래 올린 식물 며칠 전 한강변에서 만났는데 역시 이름을 모른답니다

    http://blog.chosun.com/web_file/blog/9/11009/54/20120504_000922_6bc212592ea2714988d0487e207dad5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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