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은?

시차 때문에 고생하는 긴 여행도 아니고

겨우 4일간의 여행 후 이상하게 피곤하고

말문(자판질)이 안열렸다

. . . . . . .

어제 아침엔 신영옥의 ‘가을편지’

오후’명연’시간엔 바흐의 희귀음반 안토니오 야니그로 바흐 무반주 조곡 2번과 5번

해 질 녘엔 부엌 오가며 포레의 로망스- 그것도 하모니커라니. . .

저녁엔 침대에 누워 아주 편안하게 IBK 챔버 홀 ‘안젤라 휴잇’ 골드베르크에 몰입했다

예의 소나기 박수 ‘쏴아~~’ 끝난 이후

간헐적(?) 이지만 ‘또박또박’ 실황 끝날 때까지 들리는 소리로

무대와 객석 표정 상상하는 것 또한 무척 즐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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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오~~

정다운 가곡, 첫 음악이 김동명 ‘내마음’

따라 부르다 단락 한 마디 한 마디가 코옥 박히며

오온 몸을 얼얼하게 찔러대어 말문 아닌 마음까지 열려버렸다.

. . .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 . .
최후의 한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 . .

나는 달 아래 귀를 귀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옥같이…최후의 한방울..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요즘 강남 스타일, 연일 화제로 뜨던데

난 아무래도 라지오 스타일?

– 이 쯤해서 분위기 깨야지. . .

어제 모 프로 주제는 ‘스타일’ 이었거든

작가는 작가의 스타일이 있고

디자이너는 또 디자이너의 그것이 있듯

스스로도 자신의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던가?

오스카 와일드 마켓팅이라는 게 있는데

결정판은몽빠르나스에 있는 그의 무덤이란다

전 세계 여인들의 입술 자국이 수도 없이 찍혀있는. . .

스탕달은 잠옷처럼 헐렁한 수도승 같은 옷을 입은 모습으로

사진도 찍고 초상화도 그리게 하였단다

‘…나는 글 쓰느라 옷차림 따위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독자들께 그렇게 보이도록 한 것이 ‘소설 공장’이 태어난 배경이라 했던가

그러고 보니 헐렁한 옷 입은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결론은 이런 인위적인 마켓팅이 아니고

삶 자체가 아름다웠던 스콧 니어링 같은 분이

진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산 분이아닌가 였다.

요즘스타일이 난무하여 이런 내용을 흘렸을까~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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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 다시 생각해 본다

‘라지오는 내친구’ 는 진즉 고백했고

계획성없는 즉흥적 스타일? (的이 붙으니, ‘… 체질’이 더 나을까)

여행 빠꾸미 울 동생에게 수없이 듣는 이야기

아무리 짧아도 비행기 타는 여행이면

여행 전에 보약먹고 몸 만드는 사람도 있다 카더라아~~

근데 보약 커녕 가을은 바느질 하기 좋은 계절,

이래가며 무다이 바느질 꺼리를 꺼내어

가는 바늘 귀 끼느라 떠나기 직전까지 얼마나 낑낑대었는지

여행할 땐 몰랐는데 도착하자마자

수영도 안가고 연이틀을 푸욱 쉬어도 여엉 피로가 풀리지 않는 거다.

건망증 때문에라도 잊기 전에 기록할 것도 있는데

ㅡ성공한( 객관적으로)사람들은 계획성이 있다던가?

난 그 반대로 막 사는편이니

아마도 죽을 때까지 허러럭거리며 살 팔자인지. . .

힘을 내어 보자 다시. . .

딸아이 페북 열어보니 우박 대박 이란 제목이 떴다

근 한 달간 남아공 J-burg도 정말로 버라이어티한 날씨가 계속 되었단다

ㅡ고산지대(지리산 높이)여서인지?

팥빙수 알갱이 같은 우박까지 내렸다 하니

아이들은 봄 방학 끝나고 개학 했다던가

봄맞이 청소 중이라던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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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 강남, 진열장

맨 위 사진 2장은 강화유리 바닥에서 본 지하 전시장

( 항상 이런 짓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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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영다녀온 후 발통달고 강남 한 바퀴 했다.

그래서인지 거짓말처럼

어깨쭉지랑 허리가 나아진 거 같다

좋은 처소에서 뜻맞는 사람이랑환담도 했겠다. . .

매장에서 김성현 기자의 책도 샀겠다

살아가는 일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어느 영화 첫 장면에 나왔더라?

풍월당 카페 로젠 카발리에 사람들이 없어 더 좋았다

요즘은 예전처럼 카페 영업을 않으니

안면있는친절한 분이 공짜로 커피도 주시고…

요담에도 강남 근처 약속 있으면

무조건 이곳에서…밑줄그으세요 -이런 게 진짜 정보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내내 바흐 무반주가 흘렀다

이야기하는 동안 두 사람 두 사람씩 네 분이 다녀갔다

매장에선CD 고르는 몇 사람들 움직임이 보였지만

발걸음도 가비얍게 우산쓰고 집으로 오는 길…

전시회 하나 건져 발품까지벌었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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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9/6] ‘기하추상’ 한묵 ‘백수(99세) 기념전’<–

5시30분 즈음 (6시에 문 닫음)

전시장 1층엔 한묵 화백과 친지 대여섯 분이 환담 중이셨고

데스크 도우미는 퇴근 시간 즈음이라

누구랑 약속을 하는지 전화하느라 정신 없었다

이상하게 갤러리 현대 갈 때마다 혼자일 때가 많아 신이 난다

– 이유는 사진을 맘대로 찍을 수 있어서

텅 빈 전시장 맘대로 걸어다니다 편안한 의자에 앉자

작업 과정을 담은 모니터 한참 바라다 봤다

한묵 화백, 이성자화백이랑 비슷한 시기에

파리에서 활동한 분이라 꼭 볼 전시로 꼽아뒀었다.

99세, 아직도 정정해 보이셨다

1층에서눈이 딱 마주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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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램프ㅡ 정겹기도 하지

시커멓게 된 호야 닦는 거 참 재미있어 보여

디려다 보고 했던 그 시절도 잠시 떠올랐고. . .

그림으론 처음이라 오랫동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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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타 어려워 벽에 적힌 거 그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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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삐뚤 빼뚤, 제목도 못 찾아 올려 죄송천만

관심 있는 분들은 현대 사이트에서 찾아보셨으면

– 글쎄 단 한 분이라도 계실까 싶어서. . .

http://www.galleryhyundai.com/kor/?SiteNum=2<– 갤러리 현대 강남점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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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 강남 점 좁은 화단엔 아직 치자꽃이 피어있었어요

비 맞은 모습 참 예쁜데 담을 수가 있어야지요

좋은 카메라 이럴 때 있어야 하는데

( 그래도 절대 준비할 맘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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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파출소 맞은 편 블랙 스미스가 언제. . .

파스쿠니 자리였지 아마?

‘넝쿨당’ 점장역 참 맘에 들던데

이름도 안생각나서 그냥 한 방 찍어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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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없던 사람 압구정 거리에 다 있데요

피부과에도 몇 명 앉아 있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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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오가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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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한민국이 참 좋습니다

입에 담기도 싫은 사건 사고만 안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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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 와 오늘 만난 아름다운 분께

선물 받은 차, 이것 저것 시음도 하고

. . . . . . .

차 선물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이번엔 4봉지나 되어서 나눠도 되겠네요

누구 손 드셔요 번쩍 – 말문 연 기념으루다. . .^^

향 좋은꽃차 종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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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 어느 커피 가게에선 진열된 잔을 고르면

그 잔에다 커피를 타 주고 다 마신 후엔그 잔을포장해 준답니다

저는 오르골 당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 보내느라

차 마실 시간이 없어 급히 받침만 포장하고

커피 담긴 찻잔들고 이 거리를 뛰어다녔지요

내일부터 여행기 올리겠습니다

‘남의 실수의 나의 행복’ 차원으로. . .^^

7 Comments

  1. 참나무.

    13/09/2012 at 13:27

  2. summer moon

    13/09/2012 at 18:40

    ‘사람은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 살아간다’-
    영화 ‘하와이안 레시피'(Honokaa Boy)첫 장면에 나온다고
    참나무님이 쓰셨습니다.^^
    (저는 영화를 봤으면서도 그걸 기억못하고 있었거든요.ㅎ)

    저는 집에서 조금 먼 거리에 있는 곳만 다녀와도 지쳐서 한동안은
    아무것도 할 염두가 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푹 쉬셔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참나무님 글 목소리 다시 듣게 되니까
    블로깅 하는게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간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네요.^^

    이성자화백님에 관한 책 읽고 난 뒤로 완전히 열렬팬이 되었는데
    한묵 화백님의 작품도 직접 보고 싶어지네요.
    이렇게 소개해 주셔서 무지 고맙구요!   

  3. 참나무.

    13/09/2012 at 21:15

    http://www.galleryhyundai.com/kor/exhibitions/introduction.asp?SiteNum=2&ExhibitionsPK=316

    한묵화백 그림들 다시 찾아보며 음악 듣고있어요
    퍼셀의 장미보다 달콤한…안드레아스 숄 연주로
    Purcell// Sweeter than Roses// C.T. Andreas Scholl – 나중에 찾아보려고…ㅎㅎ
    지금은 텔레만 플루트 협주곡이 아침 공기랑 섞여 들립니다

    어제 수영도 하고 하던 짓 했더니 기력이 완전 정상으로 돌아왔네요
    비행기 타고 떠날 분들이 내일, 모래 연이틀 계셔서
    오늘도 또 누군가 만나러 가야한답니다

    맞아요 내가 올려두고도 기억못하는 영화를…
    참 신통방통 하기도…ㅎㅎ

    한묵화백 우리나라 추상화의 대부. 1세대… 따라다니는 말들도 많은데
    정작 그의 그림을 한꺼번에 시대별로 본 건 이번이 첨인 거같네요-개인화랑에선
    추상화 창작 과정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데요 모니터를 보니…

    서울있었으면 같이 가봤을텐데…    

  4. 미란

    13/09/2012 at 21:41

    일단 손부터 ‘번쩍’ 들구요! ㅎㅎㅎ
    (혹시 해외파는 제외 항목 있는거 아니죠?^^)

    포스팅 읽으며 아, 여행 다녀오셨구나.. 일본? 이러는데
    왜 제가 설레죠?
    늘 바깥출입 많으시지만 그래도 서울 아닌 다른 곳에 가셨다 그러면
    덩달아 설레는거 보니까 참나무님의 호기심과 시선에 은근히 중독되기도 했고
    가끔 다른 도시의 거리를 휘리릭 걸어다니실 참나무님 모습 상상하면
    슬그머니 미소짓게 되네요.^^
    그림으로 보니 반가우셨다는 한묵화백의 ‘램프’는
    아무래도 그냥 램프만은 아닌 듯 하죠?

    아, 제목 보면서 그눔의^^ ‘강남 스타일’ 얘기 하시려나 보다 했었어요.
    전 세계가 꽤 요란하죠? ㅎㅎ
    이 노래 막 퍼질때 아이들 친구들까지 다 알아서 함께 관련 비디오 몇개 본 적이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이 뮤직비디오 보여주고 여러명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거였는데
    그중 한 남자애가 ‘오빤 강남 스타일!’이 ‘Open condom store!’ 로 들린다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ㅎㅎㅎ
    근데 그 오해 자체도 유행이 되나봐요. ^^

    전 몰랐던’싸이’라는 한국 가수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것도 좋고
    뮤직비디오 보며 웃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점점 별 의미없이 중독성이 강한 것에 쉽게 끌리는 것 같아
    기분이 그리 깔끔하진 않았어요.

    그건 그렇고 다음 포스팅 기다리겠습니다~*
    또 며칠만에 들어와서 한꺼번에 몰아 볼지는 모르겠지만요.

    환절기네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5. 참나무.

    13/09/2012 at 22:12

    이젠 벽돌 안뺀다고 손가락 걸고 약속 먼저..ㅋㅋ
    .
    ‘오빤 강남 스타일!’이 ‘Open condom store!’로 웃음 폭발입니다
    요즘 아이들 그곳이나 이곳이나 정말 대단해요…^^
    k팝 열풍도 내가 생각했던 거 이상이던데
    싸이 역시 그러네요- 정말 요지경 세상 맞습니다

    9월 중순인데 계속 미라니 책 출간되었나 주시하고 있음…^^*

       

  6. 揖按

    14/09/2012 at 03:41

    계획이 없으시다기 보다는 생각이 나면 먼저 실천하시는 편인것 같고
    그 생각의 폭이 넓고 관심도 많으신 때문인것 같으며,
    나지오 스타일보다는 두 발로 찾아 답사 하시는 스타일 같으십니다.
    건강하실 때 까지….   

  7. 참나무.

    14/09/2012 at 07:36

    나지오 스타일…저거 사실은 아픈 이야긴데…;;

    온리 라이브만 고집하는 음악 마니아들
    거금 드려 페스티벌 순례하거나 비싼 오디오 스타일
    그도 저도 다 끊고 택하게 되는 게 나지오지요..

    두 발로 다니는 건 호천(호기심 천국)과 여서…^^
    여행다니다 보니 정말 건강해야겠다 싶더군요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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