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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이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절개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독야청청|獨也靑靑-천세(千歲)를 보다》는 마음과 인심이 널뛰듯 변하는 시류를 넘어 변치 않는 진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하는 전시다.

문봉선은 전통회화의 필법을 정통으로 계승해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켜온 화가다. 이번 전시는 그가 그린 소나무 작품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절제된 현대적 미감을 더한 문봉선의 예술은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에 기반한, 수묵화의 현대적 변용으로 높이 평가받아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그의 소나무 그림들 역시 전통 미학과 동시대의 미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들이다. 사생을 통해 철저히 실경으로 그렸지만, 여기에 작가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초서의 필력이 녹아들었다. 그렇게 그려진 그의 소나무들은 쭉쭉 뻗은 붓 길을 따라 힘찬 필획의 숲을 이룬다.

시원한 솔바람 소리와 은은한 솔 향을 느끼게 하는 문봉선의 소나무 앞에 서면 소나무의 시간과 마음이 전해져 온다. 소나무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보다 천천히 가고 소나무의 마음은 우리의 마음보다 크고 너그럽다. 천세를 바라보는 석파정 노송처럼 문봉선 작가의 예술혼이 투영된 소나무는 멀리 볼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용서할 줄 아는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소나무-양산 통도사 송림(松林)I, 2012, 화선지에 수묵, 145x720cm


소나무-경주 삼릉 송림(松林)I, 2012, 화선지에 수묵, 245×1,000cm

석파정 천세송(石坡亭 千歲松), 2012, 화선지에 수묵, 245x367cm


소나무-강릉 초당 송림(松林)Ⅲ, 2012, 화선지에 수묵, 145x360cm



소나무-독야청청(獨也靑靑), 2012, 화선지에 수묵, 245x120cm

출처: http://www.seoulmuseum.org/nr2/?mod=main<– 부암동 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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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 살이 넘은 소나무가 가로 367㎝, 세로 245㎝의 화선지 위에 장엄하게 흐드러졌다. 수묵으로만 그린 그림이지만 신기하게도 짙은 푸름이 묻어난다. 화가 문봉선(51·홍익대 교수)은 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서울 부암동 석파정(石坡亭)의 노송(老松)에 ‘천세송(千歲松)’이라 이름 붙이고 화폭에 담았다. 석파정 터 서울미술관에서 12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독야청청-천세를 보다’의 주제는 소나무. 전국 솔숲의 기운을 그린 작품 20여점이 나왔다. (02)395-0100

문봉선의 2012년작‘소나무-보름달’. /서울미술관 제공

참조:늘 푸른 ‘墨’ 곽아람 기자 기사 <–2012. 12. 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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