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축복? 맞다

저녁 늦은 시간 지인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말 소리에 아주 작은 ‘삭삭’소리가 들린다?

– 내 귀가 좀 예민하다

(아니었으면 난 벌써’메리 위도우’되었을지도. . .^^)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눈 밟는 소리란다

– 아니 이 늦은 시간에?

늘 혼자 (남편 다른 일 하는 시간에 ) 나와 집 근처 눈길 산보를 한단다.

지인은 그간 유방암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머리카락도 자라 요즘 만날 때는 모자도 안쓰고나오지만

아직 충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니어서

운동과 식습관에 많은 노력을 한다 했다

‘암이 축복’이란 말 속엔 암 수술 중에 겪은 ‘지옥 경험’ 때문에

이런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도 포함되지싶다

난 아직 무서운 독에 혼자 들어가 본 경험이 없어

지인이 겪은 그 지옥을 모른다.

내가 아는 다른 한 분도 ‘오히려’암 통보를 받고

다소 일찍, 또는늦게 ‘누구나’ 갈 곳

주변 정리할 시간이 있어 좋은 점이 많다는 것도

‘암은 축복’ 에 추가 할 항목 중 하나란 생각이다.

전화를 끊고 최근 남편과 말다툼 한 일이 떠올랐다.

남편은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두 번이나 실려갔고

심장엔 스텐트가 4개,

그리고 당뇨도 있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닌다

시부모님 두 분 모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셔서

난 병수발 한 번 않은 팔자 늘어진 맏며느리다

시어머닌 고혈압 시아버진 당뇨

다행히 남편은 고혈압은 아니고

고혈압은 내가 있는데양약의 폐해를 알고난 후

한 두어 달 매일 먹던 혈압약도 끊은 상태다

성인병 주루룩 자랑하는 이유는

둘 다 현미와 잡곡밥을 ‘당연히’ 먹어야 하는 군번인데

얼마 전부터 현미 밥 도저히 못먹겠다고

흰 쌀밥 아니면 밥을 안먹겠다! 폭탄 선언을 해서

할 수 없이 백미밥으로 바꿨다

단 두 식구 밥을 따로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고

귀찮다는 이유로 남편과 같이 대사증후군엔 최적인

허연 쌀밥 같이 먹으며 가끔은 불만을 토로하면

그리 좋으면 나혼자 따로 해먹고 오래살라는 억지까지 부린다

이런 글 올리니 갑자기 뒷골이당기네…^^

최근 홍헌표기자<– (‘나는 암이고맙다’ 저자)의

현미 잡곡밥을 꼭먹어야 하는 이유와 배합까지

자세히 읽은 후,현미밥으로 다시 바꾸면 어떨까

의중을 떠(뜨?) 봤지만 경상도 말로 얼런 없었다

ㅡ같은 말 다시 리바이블 실갱이나…;;

남편은 설상가상 두 번 수술 이후

딱 끊었던담배까지 피운다

언제부터인가 나 몰래 살짝 살짝 피우는 거 알았지만

조금이라도 덜 피우라고 모른 척 하다

어느 날 외출하느라 엘리베이터 타고 다 내려 왔을 때

뭘 두고 와서 다시 현관문열자마자 ‘후다닥’

담배피우던 손을 뒤로 숨긴 거 들킨 이후

이젠 내놓고 담배를 피운다

ㅡ 금연? 10번도 더했다

고집불통 남편과 다투기 싫어서 포기하고 말았다

( 나를 위한 배려는 겨우 베란다에 나가 피우는 정도 )

오늘 아침 우리나라암 발생율 백만 명 시대에 돌입했다는 뉴스를같이 봤다

암 발병 이유 중엔 흡연이 20%란 설명이 나오자

" 우쒸! "

드르륵 베란다 문 열고 나가 담배 한 개피 벌기나 했다

( 우리집 베란다 얼마나 자주 여닫았으면 바퀴가 내려앉아 최근에 10만 원 드려 수리까지 했다.)

얼마 전 한 전시장 앞에서 나 이외 4인 모두 티켓팅 하는데

나는 가만히 서 있다가 시니어 카드 있어서 무료라 했더니

‘얼른 늙고싶’다고 부러워하는 지인이 있어

눈 한 번 심하게 흘겼지만

‘암에 걸리면 축복’이란 말은 맞지 싶다

우리집 남자캄캄하고 외로웠다는 지옥 경험

아직 안 해봐서 내 속을 이리도 썩이는지

P.S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죽음의 집’ 표지

풍월당에서 최고로 추운 지난 26일 올해 마지막 특강

박종호 스페셜 <야나체크 – 숨겨진 인생과 가려진 예술>

문자로 예약하라 했지만 추워서 안갔는데

어제 김성현 기자가 새해부터 풍월당아카데미

특강 시작한다 해서 신청하러 갔다가짧은 영상물을 보게 된다

관심있는 분은 풍월당 사이트 가면 볼 수 있다

자체 제작 영상<–강추( 야나체크 오페라 5개를 잘 압축한…)

참고로 김성현 기자 특강도 많이 신청하셨으면

밤이었으면 안되는데 오후 2시라 당장 신청했다

마침 도스토에프스키 소설을 바탕으로 한

야나체크 마지막 오페라가 찾아진다

출연자 모두 남자라 다소 음습하지만

합심하여 독수리 살리려는 희망적인 장면 때문에. . .

11 Comments

  1. 순이

    29/12/2012 at 00:58

    저도 오늘 비슷한 포스팅의 했네요.
    동생의 백혈병을 겪어오면서
    고생도 많았지만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삶의 태도도 많이 바꿨습니다.

    올 한해 많이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교류를 하며 살고 싶습니다.
    참나무언니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 푸나무

    29/12/2012 at 01:13

    나도 순이언니 밑에서 참나무 언니께 감사 인사합니다.
    어제오늘 글두꼭지는 순전히 참나무님 덕에….
    나무가 주는 풍경…이란 참나무님 포스팅 덕이에요.

    감사합니다.    

  3. 도토리

    29/12/2012 at 06:24

    으흐흐… 빨리 늙고 싶다고 한 사람.. 자수합니당..헤헷..

    사부님께서는 운동하셔야지요….^^*   

  4. 산성

    29/12/2012 at 13:44

    그런데 담배를 싸워가며 끊게 하면
    정신 건강에 더 안좋을 수도 있다네요.
    너무 심하게 싸우는 집,본 적 있어요
    차라리 담배가 훨 낫겠네 한 적도.ㅎㅎ

    하지만 심근경색은 너무 무서우니 억지로라도…!

       

  5. 무무

    30/12/2012 at 00:21

    맞긴 맞아요 그렇지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6. 참나무.

    30/12/2012 at 05:43

    유구무언이에요…무무 님께는. . .

    /몸에 해로운 음식도 즐거운 마음으로 먹으면 별로 해롭지않다지요 산성 님께

    /댜행입니다 푸나무 님
    저야말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시추에이션…^^
    갤러리 현대 전시장 공간이 그대로 그려지던걸요…
    아침에 글 두꼭지 고맙게 자알 읽고 교회다녀왔답니다

    /올 한 해 순이 님은 정말 마음 고생 많으셨지요
    요즘 다시 예전처럼 글이 자주 올라와 참 좋습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건필하시길…

    과분한 인사 고맙습니다
       

  7. 참나무.

    30/12/2012 at 07:05

    현미 17.5%
    찰 현미 7.5% (7.5%가 넘지 않도록 주의)
    겉보리 25.0% (당뇨환자는 필수적), 일반인은 다른 곡물로 대체가능
    검정콩 30.0%
    기장, 차조 10.0%
    찰수수 10.0%
    계 100%
       

  8. 레오

    30/12/2012 at 15:04

    아니~
    이런 배합이 있군요
    전 이런거모르고…
    기냥 마구 섞어서 먹는데요

       

  9. 바위

    30/12/2012 at 16:52

    참나무님, 늘 오랜만입니다.

    좋은 말씀들었습니다.
    그런데, ‘생노병사’의 프로도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당사자가 먹고 싶은 걸 주는 겁니다.
    의사도 죽습니다. 너무 의사 말을 과신하지 마십시오.

    저는 지금도 고혈압이지만 줄기차게 ‘쌀밥" 먹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댁의 남편 말씀하는대로 하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0. 참나무.

    01/01/2013 at 15:53

    마구 섞어도 괜챃을걸요..그냥 참고하시라고…^^   

  11. 참나무.

    01/01/2013 at 15:55

    맞아요 모든 건 마음에 있지요
    바위 님
    올해도 음악관련 포스팅 자주 올려주시기바랍니다

    진누, 메뉴힌, 수베르트…공통분모 많은데… 고혈압까지 추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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