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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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눈이 히끗히끗한 서울 숲들어가는 길

내 앞을 먼저지나가는 한쌍의 커플

꽤 나이드신 할아버지랑 내 또래 할머니

아무리 봐도 부부같진않았다

혹시 로멘스 그레이?

난 이번 겨울 단 한 번도 스커트 입은 기억이 없는데

맨다리가 자꾸 시선을 붙잡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서울숲깊숙히들어가 본 날이다

언제갔더라? 생각이 잘 안났는데 내 블로그 포스팅 보고

눈 많이 왔던 대설(작년 12.7) 이후 처음인 걸 알게된다.

오늘이 우수(雨水) 이름있는 절기여서 가보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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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무대 남편 애창곡 ‘갈대의 순정’도 나오고

‘나하나의 사랑’도 나와 따라 불렀다

– 송민도가 명곡을 많이 불렀지

" 그러네요 난 ‘서귀포 사랑’ 좋던데 . . .

서울숲에서 본 커플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었다.

별일없는 하루가 또 지나간다.

*별일 있을 뻔 했는데 사실은. . .

그냥 소소하게 보낸 일상도 괜찮다.

세월 흐른 후 혼자 남거나 건강 잃은 후

이런 일상도 금싸라기처럼 그리울 때가 있을까 …비약도 해가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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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점심 그리고 ‘환상의 동선’ 주르륵~했다.

오늘 볶은 커피가 좋아하는 원두여서

허형만 커피 아직 좀 남았지만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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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마 중학교 정문이 곧바로 보인다

카페 시벳 아무래도 단골 될 조짐이다

오늘은 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어서

창가 자리에 앉아 국 카스텐 주인장과

몇 마디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코피 르왁 한 잔에 3만 원, @.@

금방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며칠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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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괜히. . .

-다 좋은데, 원두 봉지가 이왕이면 지퍼 백이었으면…

저는 모아 둔 지퍼 백 사용해서 괜찮지만~~~말을 흐렸더니

– 네…지퍼 백이 좋긴 한데 단가가 생각보다 쎄서…

차라리 고객들께 원두 조금 더 드리기로 했단다.

– 아…네( 그렇게 깊은 뜻이… )

그래서 인지 다른 데보다 커피 가격도 착하고 원두 값도 싸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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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수면은 아직 얼음 꽁꽁

배가 보이기 시작하면 언제나처럼

꽤 오랫동안 간격을 두고 서 있던 어느 연인 생각이 꼭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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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익 둘러봤지만 걔는 안보였고

사적인 포토 존도 거의 담아서

디카를 가방에넣고 되돌아 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푸드득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니

원 세상에…걔가 훨훨 날아가는 것이었다

어디 숨어있었을까

얼른 디카 꺼내 담아보려했지만 꽤 높히날아가버린다

항상 우두커니 정물처럼 서 있는모습만 봤는데

나르는 순간은 처음 목격했다.

급히 디카 꺼내어 이리라도 담긴 했다만. . .쯧

대왕 참나무만 유독 갈색잎을 많이 달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것도 거의 대왕 참나무 잎이다

부러진 가지도 낙엽을 달고있다. – 폭설 때문이었겠지. . .

법정 스님 출가초기, 어느 깊은 산에서

설해목 툭툭 쓰러지던 소리 들리는 밤이

그렇게 쓸쓸하셨다는 수필 한 자락도 생각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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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더울 때 탁족하던 실개천은 졸졸 소리내어 흘렀다

– 벌써 초록에 가까운 연두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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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시장 보고 나오는데 큰 길가 옷가게에

‘수면바지 5천원 막판 세일 !!! ‘ 들어가봤다.

구름. 별. 초승달. 그믐달까지 있어서 돈을 꺼내니

내가 고른 건 극세사라 고급이라며 만 원이라 했다.

‘보들보들훨씬 부드럽긴하네요 …’

바른말 했더니 솔직하고 성격좋은 손님이라며 2,000원깎아준다

수요일 출근할 땐 아들 바지 안뺏어 입어도 되겠다

집에 와서 장본 거 꺼내다보니 장갑 한 짝이 안보인다

올 겨울 도합 세 켤레 잃어버렸다.

남편 가죽장갑이 마지막으로나에게왔는데 왼쪽은 또잃어버리고

오른쪽 한 짝 남았는데…그것마저 잃어버리다니…

허퍼삼아 지나왔던 가게 가 보기로 하고

맨 마지막 옷가게 먼저 들렀더니 자알 보관하고 있었다.

뛰어갔지만 ‘손님 발걸음 빠르신가봐요’

안보이더라네 – 거의 행진 수준이긴 하지…ㅎㅎ

잘은 몰라도한짝 남은장갑 잃어버리기 전에 겨울이 갈 것같은예감이다.

전화가 마침 온다. 저녁 먹고 늦겠다고

– 진작 말했으면 ‘별일’ 있었을텐데

검색해 보니 아깝기 짝이 없는 공연이다.

다니는 교회엔 유난히 예술가들이 많아 전시회나 공연 소식을자주 듣는다

별난 아나운서 김성주씨가진행을 맡았단다.

채문경씨 연주 가끔 교회에선 전주 후주까지 듣긴하지만

세종문화회관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오랜만에 들었으면 좋았을걸

놓친 고기가 더 커보인다. . .

별 일<–

저녁 할 일도 없어 나온 김에 한강변까지 진출했다

혹시 봄 기별이라도 보일까 해서. . .그러나 ‘아직’이다

그래도 강물은 모두 녹아 오랜만에 윤슬을 코앞에서 보긴했다.

일요일 어제는 누가 데이트 신청을 해서

인사동에서 만나 멀리 송추, 장흥까지 다녀왔고

토요일엔 ‘미국 미술 300년 전’도 봐서 쓸 거리도 밀렸는데

소소한 일상이나 올리고 있다.

인사동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도 방금 들었다

어디쯤일까 …많이 궁금해 하면서 . . .

13 Comments

  1. 조르바

    18/02/2013 at 15:59

    조곤조곤 소소한 일상이 어느새 너무 친근해져서
    재밌다고 환하게 웃다 보면 댓글에 쓰고 싶은 말이
    생각이 안 나요.

    원 세상에 개가 훨훨 날아가다니?
    사진 보구 빵~ 그럼그렇치
    " 걔"
    그래두 순발력 엄청 좋으세요.

    에스프레소도 엄청 맛있어 보여요.
    쏴~~~~
       

  2. cecilia

    18/02/2013 at 17:38

    맨 마지막의 사진 참나무님이신가요?   

  3. 참나무.

    18/02/2013 at 22:27

    허억~~제가 저리 간 큰 여인은 못됩니다…ㅎㅎㅎ
    ‘별일’ 클릭하지 않으셨군요

    ‘이화여대 음악대학장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채문경 교수가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답니다아~~
       

  4. 참나무.

    18/02/2013 at 22:31

    넵 에스프레소 좋았어요
    국 카스텐 닮은 주인장도 친절하고…
    근처 오시면 제가 쏠게요… 코피 르왁만 아니면..ㅎㅎ

    걔 … 서울 숲 호수의 제 친구…^^
    정물같은 사진은 여러 번 올렸는데
    조르바 님이 제 블로그 오신 지 얼마되지않으시죠..ㅎㅎ
       

  5. 산성

    19/02/2013 at 00:24

    조금 전에도 읽으며 내려오다 깜딱 놀랐어요.
    참나무님 여동생인가 하고요^^
    ‘별일’ 읽어보니 아닙디다만.
    실개천에 올라온 연두로 봄을 느낍니다.
    서울숲도 잘 지내고(?) 있군요…^^

       

  6. Myran

    19/02/2013 at 00:25

    장갑 한 짝을 세번이나 잃어버리셨다고 하니까 문득
    어릴때 가졌던 두짝을 잇는 끈이 달렸던 털장갑이 생각났어요.
    스카프 아래 슬쩍 감춰서 한 번 해 보실래요?
    참나무님 은근히 멋쟁이시니까 새로운 유행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푸드득 날아오르는 소리 들으며 서둘러 가방 뒤지셨을 모습 상상하며
    깔깔 웃었어요. ㅎㅎ
    사진, 흐릿한대로 멋진걸요.

       

  7. 참나무.

    19/02/2013 at 00:26

    아니 노래 안들리게 해도 왜 자꾸 들리나요…^^
    그 참…;;   

  8. 참나무.

    19/02/2013 at 00:30

    ㅎㅎ 저도 그 생각했어요…
    정말 이상하게 왼쪽만 없어지더라니까요…?

    저 흐릿 한 왜가리 사진 찍느라 허러럭거린 제 모습
    누가 봤으면 …참나원…;;

    좋은 사람이 ‘천리포 달력’ 택배 오늘 배달된다 해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9. 참나무.

    19/02/2013 at 00:36

    산성 님 서울 숲 부도 건은 ‘연두’ 데이트로 다시 번개칠까요..ㅎㅎ
    답글이 아까부터 안올라가고 있어서???   

  10. summer moon

    19/02/2013 at 03:33

    ‘로맨스 그레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맨다리로는 불가능할거 같아요
    추우면 배고플 때 만큼이나 신경질이 나거든요.ㅋㅋ

    한동안 집을 떠나 있다가 돌아온 기분이에요
    참나무님 걸어가시는 것에 보조를 맞춰서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글을 읽고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까 !^^

    ‘수면바지’가 뭔가요?
    잠옷(바지)이요?   

  11. 참나무.

    19/02/2013 at 03:40

    막입는 홈웨어인데 어느 해부터 양말, 침구에 까지 유행이 번지고 있답니다
    특징은 밍트 털처럼 굉장히 부드럽딥니다.

    어제 서울 숲 눈이 다 녹질않아 제법 추웠는데
    저런 차림 저도 불가랍니다…^^

       

  12. 도토리

    20/02/2013 at 05:31

    다아… 그림의 떡입니다.
    첫째는 참나무님처럼 부지런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매여있는 시간이 많고
    셋째는 그나마 여유있을뻔 한 시간은 뱅기로 날라다녀야한다는 겁니다….^^*   

  13. 참나무.

    20/02/2013 at 13:39

    전문직 여성들이 백수들 특권 분야까지 침범하시면 아니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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