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에게 새 날은 언제 올까 (우애령-깊은 강을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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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작가(주드 로 분)가 첫장면 도입부에서

도대체 소설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흔히 질문하지만

작가는 ​사람들이 소설감을 제공한다 했다

-역으로그 영화(소설)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초월한 작품이었지만…​

깊은 강은​ 구한말에서 일제강점, 분단과 전쟁, 4·19혁명과 5·16쿠데타,

광주항쟁을 거친 가족사를 내비친 우리들 이야기다

그렇다고 칙칙하진 않고 각양각색의 인물들과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재밌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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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축하하는 남편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교수

치매에 걸린 8순 어머니가 잠깐씩 정신이 돌아올 때

상담심리전문가이자 작가인 딸(영주)에게 ​

​“넌 공부를 많이 했으니까 내 이야기를 잘 듣고 그 이야기를 써두려무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지. 세상에는 공부만 가지고는 모를 일투성이란다.”

이렇게 말문을 열면서 용서를 비는 아픈 고백으로 시작된다

남편의 전사통지서까지 받고 세 아이랑 피난 가기 전에

“아기(영주)를 낳게 되면 장독대 위에 놓고 갈까. 무쇠솥 안에 넣고 갈까.

아기를 살리려다가는 세 아이가 다 죽겠구나. 그 생각만 있었단다…….”

​… ….

“우리가 임진강을 건널 때 네가 크게 울기라도 하면 너를 강에 내던져야

우리가 살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단다. 용서해다오.”

다행이 생후 20일 된 딸 영주는 울지않았다.

본문에선

"…삼칠일 전의 갖난아기는 ​세상의 모든 일을 사실은 다 알고 있느니…"(26p) 했고

나도 삼칠일 전의 아기는 삼신할머니가 돌본다고 소싯적에 들은 말이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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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축하를 받는 작가 우애령의 출판기념회장

다시 축약하면 임종을 앞둔 80대 노모와상담심리 전문가 소설가 본인

그리고 그림 전공 30대 딸 3대에 걸친 이야기다

​같은 일 하는 동료에게서

‘내담자 한 사람을 알려면 적어도 3대는 알아야 그 사람이 보인’다 했다.​​

삼대 이야기는 작가 우애령의 실제 가족과 비슷해서

소설 읽는 내내 그들의 모습을 그리며 보는 재미도 있었다.

작가의 말에서 젊어서부터 꼭 쓰고 싶었던 소설이라 밝혔다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친척들에게 되풀이해서

듣던 이야기가 소설의 근간이 되었을 듯…

그리고작가의 말에서 인용한 한 자락이 자꾸 걸렸다.

옛날 인도의 어떤 성자가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 들은 새날이 온 것을 어떻게 아느냐"

제자들은 이런 저런 대답을 했지만 스승은 고개를 좌우로 젓기만 했다.

그러면 스승님께서는 새날이 온 것을 어떻게 아시냐고 묻자 스승은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다가 말했다.

"날이 밝아 너희들이 밖을 내다보았을 때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너희 형제들로 보이면,

그 때 비로소 새날이 온 것이다."

경제 지표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지만 가까운 이웃과의 거리는 타인처럼 더욱 멀어지고있어

지금 세상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형제로 보이는 날이 과연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까?( 5P)

작가도 인도 스승의 새날에 관한 해답 바로 아래 물음표를 달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 커녕 매일 글로 만나는 블로거들께도 맘을 잘 열지못하는 나에게

과연 새 날이 올 것인가가 책은 읽은 후 내내 화두로 남게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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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말로 개개인의 가족사 엮어보면 책 10권은 될 것이다 란 말들 많이한다.

우애령 교수의 가족사 역시 대하소설 분량인데

끝장 해설빼면 268페이지에 축약하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칠순잔치까지 겸한 출판기념회 다녀온 후 그들 가족이많이 부러웠다

끝으로 책 뒷부분 해설 일부 올리며 요약해본다

"…다른 사람들이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운 스타일과 내용으로 20세기 한국인의 상처와 절망, 고통과 비극, 역사와 운명을 탐사하면서 인간 보편의 진실을 찾아나갔다는 점에서 『깊은 강』은 과연 ‘깊은 소설’이다. 요컨대 우애령의 『깊은 강』의 심층에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자기에 대한 연민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존재하거나 소멸한 모든 것들을 애도하는 이야기들로 얽히고설켜 있다. 나-어머니-가족사-민족사-인류사로 확산되었다가 다시 나로 회귀하는 반복 운동을 통해서 이야기 가치는 한껏 고양된다. 그리고 서사의 물굽이는 더욱 심원해진다. 1984년에 작가 김영현은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한 바 있다. 우애령의 『깊은 강』은 멀리 흐를 수 있는 서사적 에너지가 여러모로 많은 ‘깊은 소설’이다. 독자들이 깊이 자맥질할수록 더 깊어질 수 있는 그런 소설이다….” -우찬제(서강대 국문학과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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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깊은 강

우애령 지음 하늘재 2014년 03월

  • 푸른 책을 열고닫을 때마다

  • 버진 블루가 자주어른거렸다

  • 5 Comments

    1. 해 연

      29/03/2014 at 06:34

      읽고 싶어 지네요.^^   

    2. 참나무.

      29/03/2014 at 06:44

      토지처럼 방대하진않아도
      소설 속 여러 인물들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사업하면서도 영화 음악 좋아하는 주인공 아버지가 참 좋데요

      책을 드리고는 싶은데 작가 사인이 있어서
      아직 도서관에도 입고가 안되었겠지요?
      내일 ‘뚜레주르’에 맡겨둘까요^^
      언제라도 편한 시간에 찾아가셔서
      천천히 읽고 맡겼다고 전화만 해 주시면…^^
         

    3. 참나무.

      29/03/2014 at 07:23

      우애령작가를 좋아하고 그녀에게서 상담심리를 전수한 지인의 글 일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우애령; 글쓴이: 이명희 날짜: 2005/03/10 00:04

      1945년생입니다.
      2남1녀의 엄마,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교수의 부인입니다.
      이대 독문과를 졸업했지만
      미국에 가서 공부해서는
      간호사로 일하기도 하고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사로도 일하고

      한국에 온 뒤에는
      가정문제 상담을 하면서
      주변을 아주 잘 돕고 있고
      40을 훌쩍 넘겨서는 소설가가 되었답니다.

      여성동아 장편… 그 대열의 작가지요.

      데뷔작품을 읽은 이후에
      2001년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창작집 <당진김씨>
      2004년 <숲으로 가는 사람들> 출판사는 하늘재
      2005년 <정혜> 출판사 하늘재
      세 권의 창작집이 제 곁에 있네요.

      그런데… 이 분의 에세이집이 있는데요
      <희망의 선택> <사랑의 선택> <결혼은 결혼이다>를 읽고는
      이분의 소설들을 몽땅 사게 되었답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녀의 남편, 철학하는 엄정식님의 책도 샀답니다.

      제일먼저 <사랑의 선택>을 읽고는
      계속 이분 책을 찾아 다니고, 또 옆에 두고 있어요.

      우애령씨를 잘 쓰는 작가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 같아요.
      스토리텔러의 재능은 박완서씨를 못 따라가고
      표현의 비범함은 은희경씨 같은 작가에 미칠 수 없겠지요.

      잘 쓰는 작가는 많지요….. 그러나…..
      <따뜻하고><진솔하고><유머러스한> 우애령씨의 에세이집을 읽으면
      이분이 살아감에 있어서 특히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얼마나 사려깊고 올바른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 마음을 우리에게 전하고 싶어하는지… 알게 되요.

      책을 읽다가 너무 통쾌하게 공감하고 재미있어서
      저혼자 살짝한 사람처럼 책상을 치며 웃기도 했답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어 볼까요?
      소설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당신은 운명을 믿나 봐요?
      **예에… 이상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 운명을 안 믿을 수가 없어요^^

      에세이집에서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에세이집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불행한 조건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불행을 되내이면서 불행하게 사느냐,
      불행 속에서도 행복한 것들을 찾아내어 행복하게 사느냐
      그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4. 해 연

      29/03/2014 at 13:02

      감사합니다.
      화요일날 충무에 갈때 찾을 수 있게요.
      요즘은 아들네 자주 안 가요.^^

         

    5. 참나무.

      29/03/2014 at 14:26

      넵…낼 교회갈 때 맡겨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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