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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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Peach Tree in Blossom (Reminiscence of Mauve), Oil on Canvas,

Arles, March 1888, Kroller-Muller Museum, Otterlo, The Netherlands, Europe

꽃핀 복숭아 나무…고흐가 가장 아끼던 풍경화

뮤지컬을 본 지가 언제였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 (세종문화회관) 이후

감동으로 남은 작품이 도통 생각나질않는다.

지금은 목회자가 된 예수님 역활 가수도 캄캄하네

빌라도 역의 유xx장관도 나왔는데

마리아 역의 윤복희씨만 뚜렷이 오버랩 된다

무대 예술에선 정확한 발음이 최고라 생각한다

손숙씨보다 박정자씨가 빛이나는 이유다.

아 유인촌- 요즘 내가 이렇다

뮤지컬, 이상하게 거부감이 좀 이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오페라의 유령'(LG)은 노날팀들과 단체로봤구나

폐 일언하고 매주 충무아트홀을 지나다니면서

펄럭이는 후랑켄슈타인, 빈센트를 볼 생각이 전혀없었다.

그러던 지난 주 T.V 여행 프로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재방송으로보게 된다 .

아를르의 넓은 밀밭을 바라보고 있는 노부부

그리고 빈센트와 테오의 무덤을 보고 검색해봤다

어라? 일요일 2시 공연- 시간이 딱 좋은데

곧바로 인터파크로 예매 후 지난 주일다녀왔다.

공연 시작전 반원형무대 장식은 작은 책상과

‘ 고흐 의자 두개, 캔이젤과 버스가 전부다

로멘틱한 램프등이 무대랑 객석을 어둡게 밝혀뒀고

객석바닥에 큰 글씨로 흘려쓴 Gogh

충무아트홀 블랙 대형극장 아니어서 집중하기 좋을 듯 했고

객석 양 옆자리는 아예 천막으로 씌워논 이유는 나중에 알게된다

무대 배경이 2D에서 3D로 처음 경험한 Multi-Cue(다체널 영상 큐)

방식으로 변하니 적절하지않은 자리는 아예 폐쇄를 한 듯

나머지객석은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객석의 불이 꺼지고 오른쪽 문이 열리면서

테오가 입장…오페라 해설 영상처럼 뒤편 위쪽 모니터엔

고흐 사망 6개월 후 태오의 방: 테오의 나레이션으로

마지막 유작전 준비를 하지만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했다.

회상 장면도 순서대로가 아니었다.

단출하던 무대는 3D로 변하며 극 해설에 무리가 없었고

중간중간 빈 액자는 수많은 그림으로 채워졌다 사라졌다

마치 고흐 전시장에 있는 듯 하여

가끔은 배우보다 영상에 눈이 더 자주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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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뮤지컬은 인간 고흐와 테오를 표현하는 데 역점을 둔 듯

처음 도입하는 영상 기법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출연배우는 단 두 명- 더블 캐스팅인데 난 잘 모르는 배우들이었다.

테오역 배우가 고흐의 아버지 갤러리 관장 역활을 바꿔가며 연기했다.

프로그램을 보니 창작극이고 오리지널 작곡한 노래가 16곡이

두 배우들의 열창으로 고뇌하는 고흐를 표현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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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여 통 편지 중 인상적인 대목들이 중간중간 소개되었고

남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고흐의 대사:

자신을 위해슬퍼마시라…하고싶은일을 원껏 했으니

충분히 행복한 삶이었다는 고백을 듣자

‘천의 바람이 되어’ 가 연상되기도 했다.

인디언구전에다 곡을 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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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해서 예상대로

형의 연인 Sorrow의 모델인 창녀를 끝

까지 반대했던 테오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후회하는 장면

고갱과의 불화로 귀 자르는 장면

밀밭에서 권총 자살하는 고흐를 마지막 총성으로 극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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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상적이던 장면은 조카 빈센트 반 고흐

탄생을 축하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린

유일한 작품아몬드 꽃이 휘날릴 때랑

오른쪽 왼쪽 무대 곁 공간까지 확장된 최후의 작품이

비춰질 때 들리던 밀밭을 스치는바람소리였다.

참 많이 쓸쓸하게하던…

Gogh : L’Arlesienne, Portrait of Madame Ginoux

Paul Gauguin (1848–1903)The cafe (Portrait of Madame Ginoux) 1888

고갱이 고흐 집에서 사는 동안 같은 모델로그린 고갱의 그림

고흐는살짝 고갱의 화풍을 빌려 비숫하게 그린그림이

자주뒷 배경의액자에 비춰졌다

Gogh: L’Arlesienne, Portrait of Madame Gino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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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고흐의 의자’ 고흐의 ‘ 풀 고갱의 의자’

파이프만 있는 심플한고흐 의자랑

팔걸이에다 지적인 분위기의 고갱 의자로

두 사람의 화풍과 성격까지 표현한 작품이다

무대 소품으로 고흐 의자 두 개 대신

고갱 의자가 없어 다소 유감이었다

많은 박수를 받고 배우들이 사라진 후에도

남은 배경 액자 속 인물들이 손을 흔들어

관객들의 무겁던맘을가볍게해서 나는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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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여 준비기간을 거친 이번 작품,

뮤지컬에 매력을 못느끼는 나같은 사람도 즐기기에 충분했다.

직원들도 친절했고 전시장도 있고

무엇보다 집에서도 가까운충무아트홍

좀 더 자주 이용해야지…하며 문을 나섰다

P.S

돌아오는 차 안에서 들춰본 프로그램 첫 페이지

난 말이다

많이 배우지 못했고

잡다한 일들을 하며 떠돌아다녔지만

한가지 목표가 있어

언젠가 묵묵히 하나의 길을 걷는다는 것

그것만큼은 꼭 지키고 싶어

난 왜 애지녘에 집중할 단 한 가지를 선택하지 못했을까

단 하나 남은 피붙이 동생과 같이볼걸…후회도 함께하며

4 Comments

  1. 선화

    15/04/2014 at 23:41

    저는 고흐보다 고갱의 그림이 훨~ 좋습니다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그러게요~ 동생분이랑 같이였음 더 좋았을 뮤지컬 공연이
    되었을텐데…ㅎ   

  2. 참나무.

    16/04/2014 at 00:05

    선화님 아니었으면 고흐가 제일 좋아하던 풍경화
    배꼽내민 것도 모를 뻔했어요

    그래서 다시 맨 처음에 올렸어요
    많이고맙습니다아…^^*

    하나뿐인 동생인데 뭐가그리바쁜지..;;
       

  3. trio

    18/04/2014 at 15:46

    공연 소식을 진즉에 듣고 꼭 보고 싶은 뮤지칼…
    언제나 서울에 가려는지…그 때되면 공연은 없겠지요. ㅋㅋ
       

  4. 참나무.

    18/04/2014 at 23:24

    사람일 알 수 없지요…더 멋진 공연 보실 수 있을지도

    대신 본고장 공연들… 맘만 먹으면 쉽게보실 수 있으시잖아요
    저도 집 근처 그리고 낮공연이라 한 번 가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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