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병을 앓는 9살 아이는 바깥 출입을 못합니다
그 아이는 집에서 혼자 스켓치북에다 그림 그리는 일이 유일한 일과였지요
스켓치북 한 권이 그림으로 채워지면 어머니는 초콜렛을 사주곤 했습니다
스켓치북에는 자주 먹는 켐벨 스프통조림이거나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들이 마치 사진처럼 그려져 있었고요
어머니는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컴컴한 지하실로 데려가 카메라를 선물합니다
사물과 꼭 같이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있는 아이가
혼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거지요
그 암실에서 아이는 어설프나마 필름 현상까지 하며
혼자의 시간을 잘 보내고…
이후 자라서 미국의 팝아트 거장이 되지요
켐벨 스프할 때 눈치채셨을 분 계셨으리라 믿습니다
예술가의 창: 오늘 아침 라지오에서 들려준 얘기가 끝날 무렵
나만의 숲길 빠져나오면 서울 숲 상징 포레 건물이 보입니다
오늘은 유난히 흰꽃을 많이 만납니다
아무리 그래도 꽃보다 아기…맞지요
오늘 처음 만난 인동초
그리고 …
산딸나무 흰색이 절정입니다
조금씩 다른 종류도 피었습디다
오늘은 오리발 수업 있는 날이라
보통땐 그냥 셔틀버스 타고 집에 가는데
자꾸 숲이 나를 불러 또 안으쪽으로 들어갑니다
백당화 맞나요?
넓은 잔디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기분 삼삼하지요
날 부르는 이율 곧 알게됩니다
세상에나! 후광처럼 보이는 호수 안
노랑붓꽃이 핀 작은 섬같은 데서
내 친구 걔를 만나 손이 벌벌 떨렸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었거든요
하도 안보여 난 또 죽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멋진 모습 짜안 보여주려고
그간 숨어있었나봅니다
용서하셔요 정말 반가운 친구여서…
흐릿하지만 세피아 칼라로 한 점 쯤 보관하고싶어서
이팝나무는 모두 지고 바닥에 시든 흔적만…
때죽나무(쪽동백)도 한창
성급한 애들은 이미…;;
호숫가 어느 분 층층나무…꽃은 이미 저버리고
작년보다 키도 많이 자랐네요
한 바퀴 빙빙 돌아도 잘 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아고고~ 얘들을 밟을 뻔 했습니다…
근처엔 자작 나무 제씨들도 …
긴머리 소녀 혼자 벤치에 앉기 직전?
누굴 기다리는지?
초하의 서울 숲 한 바퀴 하고나면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더구나 오늘은 호수에서 친구까지 만났으니…^^
딱 점심시간이라 빈 평상은 하낫도 없습니다
속세로 나와 재래시장에 들러 저녁 걱정을 합니다
오늘 저녁 울집 남자 많이 좋아하겠네요
콩국 사왔다 그러면 만사 제치고 ‘간단한 국수’ 할 꺼거든요…
올들어 첫 콩국수 청태콩에다 깨 땅콩넣어
초강력 모터로 즉석에서 갈아줍니다
제가 올개 첫 손님이라고 더 많이 주시데요
생수병 큰 통으로 하나 가득 8처넌
둬번 믹스 박살나서 올해부턴
이집에서 단골로 사먹기로합니다
별걸 다 올립니다
넵 블로그 중독맞습니다…;;
라지오에서 들려주던 시 한귀절
자꾸 생각나는데 찾아지질 않습니다
중독-성윤석 시인 …혹시 시집 가지고 계신분plz~~
Klazz Brothers & Cuba Percussion – Pathétique 2
산성
13/05/2014 at 09:59
서울 숲, 현장 중계..감사해요.
흰꽃들.. 다 져내리기전에 함 가봐야 할텐데
마음 먹고 나서기가 쉽지 않네요.
우리 집에도 콩국수
그릇까지 먹을 기세로 달려드는 사람 있어요.
오늘 한여름 같은 더위라 맛나게 드시겠습니다..
참나무.
13/05/2014 at 10:25
층층나무 정말 예쁘게(?) 잘 담으시는 분이 기어이 오시질 않아서
오늘은 할 수 없이…
그니까 빵순이도 닮았고…또 콩국수까지..^^
지금 물 올려두고 …며느리 기다리는 시간- 세음 시그널 들리는 시간입니다아~~
제목을 바꿨어요…
다프네
13/05/2014 at 13:09
ㅋㅋㅋ 참나무님은 작년보다도 올해 훨 에너지가 넘치시는데요?
여름숲 생생중계..해주셔서 눈이 다 시원해졌어요. 역시 숲은 초록의 숲이 건강하게 느껴져서 전 가을보다 이맘때의 숲을 젤 좋아해요.^^
올해 저희집은 콩국수보다 냉면이 더 빨리 시작되는 바람에
안그래도 엄마랑 콩국수 해먹자는 얘길 했는데 콩국이 반갑네요.
저희집은 아직도 모든 걸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엄마가 젊은 날 너무 실력발휘를 한다고 하셔서 따로 외식은 외식대로 다녀도 일단 모든 음식을 집에서 해야 하는 걸로 아버지가 아시거든요. 까서맨(까다로운 서울남자)인 아버지를 만난 엄마가 후회를 해봤자 때는 이미 늦었죠.ㅎㅎㅎ;
아지매
13/05/2014 at 13:35
몇 날 한글로 전환이 안되어스리 부지런히 눈팅을 즐겼는데…
오늘은 초하의 숲까지 구경하고 이 블러그에 첨 들어오던 날 처럼 초심이되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저렇게 목을 빼고 기다리는 새 와 붓꽃의 풍경 참으로 황홀 아름답네요
여기 보담은 여전히 몇 주일 성큼 서울은 여름에 가깝네요
늘 생기가 넘치시고 부지런하신 님 덕분에 즐거운 시간 고맙습니다
해 연
14/05/2014 at 01:02
뒷산을 가던지 창포원을 가던지 해야겠어요.ㅎㅎ
반가운 친구는 노란 붓꽃밭에 앉아서 더 돋보이네요.
얼마나 신났을까요.
그 넘도, 참나무님도…ㅎㅎㅎ
참나무.
14/05/2014 at 01:26
시집까지 출판하신 어머님과 집안 분위기 짐작이갑니다
집에서 냉면까지하시다니요…
참나무.
14/05/2014 at 01:29
지금 독일은 몇시인지 또 까먹었어요~~^^
근데 제가 올린 사진만 보고 서울 숲 오신 분들은 대부분 실망을 하시데요
그것이 문제랍니다…ㅎㅎ
참나무.
14/05/2014 at 01:30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11009&logId=4208698
해연님 정성 한가득 리뷰 읽고 참고되실 것 같아 어렵게 찾았어요
조영남씨 친구들 중 그림에 나온 순서대로 타계한 일이 새삼 떠오릅니다
최윤희 김점선 장영희…순서대로…;;
지금 이해인 수녀님도 암 투병중이신데 다행스럽게 그림엔 안나오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