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승효상 저 | 컬처그라퍼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중 한 권이다

진도가 잘 안나가는 이유는 책 속에 거론된

건축물들 찾아보며 읽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박노해 시인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고

책을 열면 먼저 시 전문이 적혀있다

( . . . . . . . )

오랜 시간을 순명하며 살아 나온 것

시류를 거슬러 정직하게 낡아진 것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 . . . . . . . )

다음에 작가의 서시가 나온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여행의 기술을 쓴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은 현실에서 만나는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을 벗어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그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그의 말이 옳다면, 여행은 도피 수단밖에 되지 않으며

일상을 증오로 몰 뿐이어서 불건전하다고…

그리고 빈 페이지가 나오고

처음으로 소개 되는쳅터의 세피아 사진

영적.성숙을 이루게. 하는 건축

005.jpg

작가 자신의 종교에서 부터 어릴 때 살던 달동네 이야기와 그의 건축의 정체성에 관한 설명이나온다

( 대강 요약하면:

그는 대학 시절 고향 부산을 떠나 서울살이 하며 암울했던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 보냈다.

더러 반정부 학생데모 대열에 동참도 하곤 했는데 어느 날 데모대 대장인 같은 건축과 선배가

그에게 대열에서 이탈하여 건축 공부에만 매진할 것을 당부하여 길거리와 광장을 떠나야 했다고 . . .

– 그 선배는 나중에 결국 죽었단다.

이후 세상과 결별하고 건축을 도피 수단으로 삼고 길거리 함성이 크게 들릴수록 악을 쓰며 건축

속을 파고 들게 되었고 졸업 이후엔 김수근 문하에 들어가 무려 15 동안 김수근 건축을 추종했다

김수근 선생이 병환으로 타계 하자(55세) 혼자 일어서야 할 때 급격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 했다.

그러다 두 개의 건축을 만나게 되고 이것이 자신의 건축을 찾는 데 결정적이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첫번째 건축이 루이스 칸-솔크 인스티튜드(Salk institute) 웹에서 찾은 것 중 골라 봤다

건물과 건물사이의 이 빈 공간은 시시각각 변한다

저 건축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좋을까

정말이지 저 공간을 나도 거닐어 보고싶게하는 필력이 부러웠다

두 번째 건물이 가로 세로 109m, 69m종묘 정전 앞의 월대(月臺)

비움 자체이며 절대적 공간이다

그 처음 건축이 샌디에고에 있는 루이스 칸설계한 소크 연구소(Salk Insti tute)

비움의 절대 공간이라는 이 건축물을 지은 루이스 칸의 다른 건축까지 찾아보려니

술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래도 마침 sky anc 에서그의 강의까지 들을 수 있어서 잘 보고있다

아래는 sky anc에서비움의 원형, 마당을 주제로 한 영상 일부.

비움의 원형 , 마당 ( 3분 53초- 할애하셔도 후회없으실 듯…;;)

우리나라의 마당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괜찮다 놀던 축제를 하던 노동을 하던 모든 행위를 수용한다

그리고 그 행위가 끝나면 다시 텅 빈 뒤에 사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지극히 아름다운 마당이다.

특히 건축가 승효상이 가장 좋아하는 마당은 종묘 앞 마당이다.

종묘 정전의 아름다움은 앞마당인 월대라고 하는 비워진 공간에 있다.

작가는 요즘도 정체성에 의심이 들 때 아침 일찍 종묘 월대를 찾는다 했다

그나저나 내년 종묘 제례 지낼 때는 나도 구경 한 번 하고싶다

전주 李氏지인이 있어서 해마다 참석하는데 오래 전부터

따라가봐야지 했지만 우얀일인지 타이밍이 맞질 않아 아직이다

우리 동네 T.V 스카이 체널No.는 49번.

사는 지역에 따라다르니 찾아보셔도좋겠고

작가의 글맛에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가 건축과 공간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분석력 때문에 거론된 건축물들 구경하고 싶게 했다.

비행기 타고 가는 외국여행은 지금 내 형편으론 불가한 일이고

1박 2일 정도는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건축물들 더 사라지기 전에 . . .

그리고 마지막 쳅터

25. 기억만이 진실하다, 사라지는 기념탑

. . . 모든 도시와 건축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세운 자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아무리 튼튼하게 지었다고 해도,

중력의 힘에 의해 반드시 건축과 도시는 무너지고 만다. 때로는 경제적 이유로 붕괴되기도 하고, 더러는자연 재해오 혹은 테러로 사고로 모두 무너져 결국은 땅의 표면 위에 가라앉아 사라지고 만다.

영원한 것은 우리가 같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이며 그 기억만이 진실한 것이다.

275 페이지 마지막 장으로끝을 맺을 때는 전도서 한 귀절까지 떠올라

살아내는 일 자체까지 덧없음을 느끼게 했다.아래 동영상 참조:

기억으로 말하는 건축 ( 1분 32초 )

사라지는 기념비 1986년 독일 하르부르크에 세워진 홀로코스트 기념비가 세워졌는데 세워졌을 당시 11미터였다. 이 탑이 의미가 있는게 해마다 1미터씩 땅 속으로 꺼져들어간다. 그곳에 게시판을 세워 기념비 표면에 나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을 적어 달라고 시민들에게 요청을 한다. 그 후 탑은 낙서로 다 뒤덮힌 기념비는 1993년 완전히 땅속으로 사라졌다. 동영상 출처: skyA&C ( www.sky-anc.co.kr )

차례

서시

01. 진실은 현장에 있다
02. 영적 성숙을 이루게 하는 건축
03. 마당 깊은 집, 그 ‘불확정적 비움’의 아름다움
04. 홀로 됨을 즐기는 고독의 집, 독락당

05. 화(和)와 화(華) 그리고 화(禍)
06. 베를린과 김수근 건축
07. 책을 불태우는 자는 결국 인간도 불태우게 된다
08. 코르도바의 골목길에는 시간의 윤기가 흐른다
09. 죽음의 형식
10. 영원한 안식은 최초의 집에 거주하리니
11. 역사는 중단함으로 존재한다
12. 보이지 않는 절
13. 보이지 않는 길

14. 배롱나무 붉은 꽃
15. 인문정신의 소산, 소쇄원
16.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출발점, 병산서원
17. 좁을망정 오기를 부리는 집, 기오헌

18. 사무치게 그리운 부석사, 수도자의 도시 선암사
19. 스스로가 풍경이 되는 도시, 페즈
20.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마을
21. 성찰적 풍경, 제주
22. 르 코르뷔지에의 오딧세이
23. 대상무형(大象無形), 큰 사유는 형태가 없다
24. 위대한 침묵

004.jpg

영화 위대한 침묵에 관하여 쓴 쳅터

책을 열면 차례 다음에 나오는 사진인데

수도자의 뒷모습이 왠지 승효상 자신인 듯하야…;;


25. 기억만이 진실하다, 사라지는 기념탑
후기

P.S:

읽을 책들 밀렸지만 다음주일엔 조블 마레님 책

사된 기술자의 리 1.도 읽어야 합니다

저는 머리도 나쁘고 저에겐 어려운 책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우선 고마운 마음에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서요

마레 님 많이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참나무. 드림

17 Comments

  1. summer moon

    21/11/2014 at 03:01

    이번 한국 방문 때에 갔었던 ‘공간 사옥-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그리고
    안양에 있는 ‘김중업 박물관’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마레님 책도 그렇구요. :)   

  2. 산성

    21/11/2014 at 04:58

    소쇄원도 병산서원도 머잖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그런데 사무치게 그리운 부석사…는 이해가 되는데
    수도자의 도시 선암사…는 갸우뚱하게 되네요.
    제가 모르는 상황들이 많이 숨어 있을 것 같아
    함 살펴 읽기로…

    그리고 데시마레님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3. 다프네

    21/11/2014 at 07:33

    헤헤.. 오늘은 제때 들어왔어욤~^^

    정말 그래요. 오래된 것들은 아름답다는 거.
    물론 가끔 아름답지 않게 시간만 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역시 그들의 그릇이
    그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겠죠.

    어휴~ 책도 많이 읽으시네요. 부지런도 하시지…
    제 부모님을 봐도 어찌 점점 더 부지런해지시는 것 같더군요. 저는 감히 따라가지도
    못할 정도로요. 그게 연륜이고 아름다움이겠죠.^^

       

  4. decimare

    21/11/2014 at 12:55

    참나무님…지금부터 벌어들이는 책 판매금을…참나무님과 나누어야겠습니다.ㅎㅎ

    널리 선전해 주셔서…ㅎㅎ
       

  5. trio

    21/11/2014 at 20:45

    멋잔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마래님이러면 데시마레님?
    그 분도 책 내셨어요? 궁금하네요.   

  6. decimare

    21/11/2014 at 21:40

    어? 트리오님…

    그걸 아직도 모르셨나요?

    마지막 사진…ㅎㅎ
       

  7. 참나무.

    21/11/2014 at 21:43

    트리오님 승효상씨 ‘저에겐’ 보석같은 책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바로 위 decimare님이 본명도 안밝히고 책을 출간하신 것도 맞고요
    어젠 린다 메카트니 사진정 다녀왔어요…트리오님은 사진출사도 자주 다니시니
    그곳에서도 보신 적 있겠지요.

    주최 측에서 어렵게 성사시킨 귀한 전시회였답니다.
       

  8. 참나무.

    21/11/2014 at 21:44

    엇 마레 님 일찍 일어나셨네요…동시접속입니다…^^   

  9. 참나무.

    21/11/2014 at 21:45

    다 읽고 멋진 리뷰를 올려야하는 데 저에겐 역부족이어서…
    이번에 1이니 요담에는 서점에서 직접 살 수 있길바랍니다.

    그나저나 비용이 많이 드셨겠어요…지식과 감성…출판사까지 찾아봤습니다만…;;
       

  10. decimare

    21/11/2014 at 21:45

    가진 게…o 밖에 없어설랑…ㅎㅎ

    농담이고요.

    "세상에 태어나서…이것도 못한다면…너무 비참한 것…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질렀답니다. ㅎㅎ
       

  11. decimare

    21/11/2014 at 21:46

    지금 댓글 순서가 제맘대로…올라가는군요.ㅎㅎ
       

  12. 참나무.

    21/11/2014 at 21:51

    ‘아무나…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늘 그렇지만 대단하신 마레님…^^   

  13. 참나무.

    21/11/2014 at 22:01

    다프네님 방에 건너가보니 좋은 소식이 둘이나 있데요
    등단 15년만에 다시 재등단 권유 받았고- 도대체 몇 살 때 등단하신건지

    건필하시라고 답글 올리고 왔어요….^^

       

  14. 참나무.

    21/11/2014 at 22:22

    모태신앙으로 어린 시절 교회 마당에서 많은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뒤늦게 불교 건축물을 만나 깊이 빠졌답니다.
    부석사…사무치는 그리움도 감동적이지만
    건축은 현실이니 애잔한 감정을 마냥 좇을 수 만은 없다고…
    선암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많고도 많지만 원형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서도 그 중 하나..

    제각각 건축이 대부분 외부와 격리되었으면서 가운데 마당만이 유일하게 하늘과 통하여 외부와 연결되는 장소여서 수도자들이 용맹정진하기 좋고 경내의 모든 건물군들이 자기 나름대로 고유한 공간을 만들며 뚜렷한 성격을 보이고 있어 일개 사찰이 아니라 수도자들을 거주민으로 가진 도시로 비유했네요…

    모란과 연산홍…자목련과 수국들이 길과 마당을 채울 늦은 봄 오후를 권하네요
    훌쩍 잘 떠나시니 이번 책 읽고 떠나보기…

    아이구~~ 포스팅 하는 것보다 더 힘든 답글입니다 저에겐…ㅎㅎ
       

  15. 참나무.

    21/11/2014 at 22:28

    이번 한국 방문…많은 곳을 다녀왔네요
    좁은 계단에서 짜안 만났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요

    제가 다니는 교회도 김수근선생 작품이라
    예배보다가도 놀라곤한답니다
    너무 일찍 가셔서 안타깝지요…
    대신 승효상씨가 뒤를 이을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16. 교포아줌마

    22/11/2014 at 15:28

    참나무님의 아름다움을 찾는 영역은 끝이 없어라~~

    글을 읽으면서 우리 마당의 다기능성이 떠오르는군요.

    일터
    식당
    무대
    토론장
    식물원
    별, 달 조망대
    그리고 돗자리 하나 깔고 누우면 침실도 되는….

    이웃에 부자가 하나 있어서
    큰 돌들을 이리저리 옮기는데요.
    설치물, 건축물은 ‘힘’이라고 믿어서
    그렇게 불가사이한 돌 설치물들을 자신의 커어다아란 땅에 우뚝우뚝 세우고 있어요.

    두번 만나고 그의 저서를 읽어보니
    힘에 굶주린 (power hungry) 사람인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종묘, 근정전 앞의 돌 마당들을 절대 비움으로 보았군요.
    그 밑의 거대한 돌들로 받침은 힘의 상징으로 보이는데요.

    보는 시각
    다르지요.^^

       

  17. 참나무.

    23/11/2014 at 00:54

    교아님 귀한 걸음 하셨네요
    잠시 후 답글 대신 포스팅 하나 급조해 보겠습니다

    외출 직전까지 올려보고 나중에 추가 수정 해도 되겠지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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