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같은 우연-어제… 바람불고 춥던 날

우리동네 시장 골목에 젊은 처자가 사장인 맛집이 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SBS 생방송 투데이, SBS살맛나는 맛집,

생활경제 등에 방영된 집이라고 젊은 처녀사장이

빨간 앞치마를 입고 웃는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메뉴는 콩나물 국밥( 3,000 원 )

콩나물 비빔밥( 2,500) 잔치국수( 2,500원 )

값이 싸다고 맛이없거나 위생상태나 지저분한 집도 아니어서

평소에는 늘 사람들로 붐벼 잘 들어가지못하는집이지요

어제 보름장 보면서 어찌나 추운지 무거운 장거리 들고 지나가는데

유리창 너머 보니 한 사람도 안보이데요?

저는 점심보다 장거리도 무겁고 추워서 좀 쉬고싶어 들어가봤습니다

그래도 안쪽엔 몇 분 앉아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는겁니다.

저는 잔치국수 하나를 외치고 T.V화면이

비스듬히 보이는 안쪽으로 자릴 잡았지요.

아 그런데 작은 화면 속에 얼핏 보이는 얼굴

바로크 합주단 단장 김민씨의 뿔테안경도 보이고

검은 드레스 차림의 김다미가 베협 연주 중이데요

왜이리 낯익지? 김다미양을 하콘에서 본 게 전분데?

다시 곰곰 생각하니 이웃 블로그 낸시님께 선물받은티켓으로 본

바로크 예당 공연이었지요- 자세한 건 엮인글 참조

요즘 바로크합주단 주빈 메타랑 공연한다고

어제 신문에서 봤는데…이도 우연? 했지요

아무도 없이 나 혼자여서 주문한 국수도 빨리 나왔는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뜨거운 잔치국수 좀 식길 기다렸지요

사람들이 없는 게 너무 이상해서 두리번 거리니

빨간 에프론 입은 처자 광고 곁 음식 가격들이 모두 500원씩 올랐더군요

잔치국수가 그러니까 3,000원…

래봐야 남대문 시장 이모집 잔치국수보다

500원 싸고 맛과 양도 비교가 안되지요

두 집 다 시장보다가 요기하는 집인 것 같지만

이모집은 긴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급히 먹는곳이지요

붐비던 집이 한산했던 건 500원 인상때문은 아니겠지요

어제 날씨 탓일겁니다-엄청 춥고 바람많이 불었거든요

눈은 T.V화면에 박고 뜨거운 국수 먹고있는데

바로 비켜 중공군 모자같은 걸 쓴 허수룩한 할아버지가 들옵디다

콩나물 비빔밥이 큰 대야만한 스탠그릇에 나오기 전부터

식사를 하실 때도 저보다 더 화면을 뚫어지라 보고 계시더라구요

그 때부터 나는 모니터랑 그 할아버질 번갈아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국수를 먹으며상상의 나래를 폈습니다

뭐하던 할아버질까…

혹시 예전에 클래식 관련 직업을 가지신 분은 아닐까

"할아버진클래식 음악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이런 말이라도 걸어봤으면 어땠을까

어제는 디카없이 나가 인증샷도 없네요

나오면서괜이 처자에게 말을겁니다

"3천원이어서 덜 미안하네요…"

오늘은 보름…오곡밥(사실은 7곡밥)나물에다 김으로 복쌈까지싸먹고

예술적으로 삶긴계란과 부럼까지 까먹고 콕콕하는 시간

장일범씨는 이안 보스트리지 봄꿈을 흘리네요

문득 어제 시장맛집 그 공간이 꿈이었나 싶어서…

보름밥 잘 드셨나요

더위는 잘 파셨나요

혹시 하고 검색하니 이미지가 뜹니다…ㅎㅎ

가족들이 같이하는 식당이랍니다

김가루가 수북하게 올려진 콩나물비빔밥도 정말 맛나거든요

3월부터 3,000원 가격대비 훌륭한데 점심시간은 피하셔야합니다

( 요즘은 서울맛집에서 다른 안주도 시작했더군요

장어구이 숯불에 초벌로 구운 돼지불고기 등등 바로 곁에 가게 하날확장도 했고

그곳엔 아직 안들어가봤네요. 언제 현지니하부지랑 한 번…벼르고있고요)

13 Comments

  1. dolce

    05/03/2015 at 04:20

    깨끗하고 맛있으면 정말 착한 가격이네요.
    이런 착한 가격에 인상폭이 너무 큰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홧김에 안갈지도 ㅋ

    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누구셨나요 ?

    서울맛집의 장어구이 돼지불고기가 확 당기네요 ㅎㅎ    

  2. 참나무.

    05/03/2015 at 04:31

    ㅎㅎ 그러네요 인상폭이 몇%인지…

    그 할아버지 요담에 만날 확률은 또 몇%일까요
    혹시 만나면 꼭 여쭤볼게요~~

    요담 밥하기 싫을 때 한 번가보려고 벼르고 있답니다
    직화 숯불구이락 맛나보이더군요.

    미국사시는분들은 보름밥도 못드셨겠지요?
    아쉬운대로 부름이라도…^^
       

  3. 참나무.

    05/03/2015 at 04:39

    아참 인터뷰 내용보니까 값이 싸다고 재료를 후진거 쓰지도 않는다네요
    일선에서 일하는 분은 부모님…이런 착한가격인데도
    젊은 처자가 사장이다보니 카드 결재도 된답니다.

    서울은 지금 미대사 상해사건으로 시끌시끌하답니다
    LA교민회장과 방금 통화하는 내용도 방송하는데
    자세히 듣지는 못했습니다
    오마바 대통령도 거론되고?   

  4. 도토리

    05/03/2015 at 08:12

    맘에 드는 밥집..
    그런 곳이 가까이 있으면 든든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울 남편 좋아하는 잔치국수랑 소박한 비빔밥..
    단골 잡기 딱 좋은데요!!^^*   

  5. 바위

    05/03/2015 at 08:28

    슈베르트 ‘봄꿈’ 또 다른 맛이네요.
    어릴 적 정월대보름엔 오곡밥을 먹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다르니 참아야겠지요.
    그 숯불에 구운 김하며, 윤기 흐르던 어머님의 오곡밥이 생각납니다.

    5백 원 더 올랐다고 발길 끊는 집들 여럿 봤습니다.
    세상 인심이 그렇게 짠돌이가 되었지요.
    혹시 시간 나면 저도 저 집에 한 번 가고 싶습니다.    

  6. 士雄

    05/03/2015 at 09:56

    2500원. 3000원이라니.. ^^
    막걸리 한대포하던 옛날 생각이 납니다.ㅎ   

  7. 참나무.

    06/03/2015 at 00:18

    그러게요..
    근데 저도 자주는 못갑니다…;;
    이런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답다 느끼기도 하지요
    희안한 사람들 많은 이풍진 세상에서…
    미대사 태러는 정말 끔찍하더군요…;;

    언제 다시가면 저 처자께 선물이라도 하고싶은 마음까지 들었어요

    다녀가신 분들 고맙습니다아~~꾸벅~~(_ _)*

       

  8. 참나무.

    06/03/2015 at 07:39

    부름ㅡ>부럼.;;   

  9. enjel02

    06/03/2015 at 15:58

    참나무 님 싸고 맛있는 집 땡기네요

    같은 동내라 하셨는데 나는 그 콩나물밥 집은 못 가보았어요
    어디쯤에 있어요? 잔치 국수가 맛있을 것 같군요
    찾아갈 수 있게 살짝 알려주세요    

  10. 참나무.

    06/03/2015 at 23:21

    E마트 맞은편 뚝도시장 간판 보이는 골목으로 진입 (서울3대시장 중 하나라네요)
    미정이네 식당 보이면 왼쪽으로 꺾어 정육점…바로 뒷편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시장맛집’ 이란 거 감안하시고..
    구글 [ 뚝도시장 맛집 ]으로 검색하면 다 나오던데요

    같은 동네니까 맛난 팥죽집도 추천할게요
    2014버스 타고 노륜산 시장 하차 <하나마당 461-6455>- 토요일은 4시까지
    시장은 아니고 큰길에서 바로 보이는 골목집
    옹심이 팥죽 괜찮습디다 -6천원… 팥칼국수는 5천원)

    노륜산 시장 근처 큰길에는 2000원 멸치국수도 있던데요?
    버스에서도 잘 보이던데- 잘 찾아보셔요~~^^
       

  11. enjel02

    07/03/2015 at 00:20

    참 나무 님 고맙습니다
    그쪽으로는 잘 안 다니는 길이지만 자상하게 알려주셔서 알 것 같아요

    가까운 시간 내에 찾아가 봐야겠어요 멸치 국수도 좋고 팥죽 당장 먹고 싶은데~~~
    팥죽도 좋아하거든요 아직 혼자는 그런데 갈 용기가 없으니
    친구와 같이 가지고 해야겠어요
       

  12. 다프네

    07/03/2015 at 19:00

    ㅎㅎㅎ 제가 왜 웃게요? 요 위에 부름ㅡ>부럼이라고 해놓으신 게 눈에 들어왔거든요.
    안그러셔도 이웃님들은 다 통할텐데요.ㅎㅎ

    저도 제 자신한테만 까다롭지, 다른 덴 안까다로워서 아무데서나 잘 먹어요.
    원래 작고 큰 간판 걸지 않은 맛집들이 더 손님을 배려하고 솜씨도 좋아
    한번 단골이 되면 그 맛을 잊기가 힘들죠? ^^
    주인처자의 얼굴이 착해 보이네요. 성실하게 사는 모습은 얼굴에 나타나는 거 같아요.^^
       

  13. 참나무.

    08/03/2015 at 09:52

    맞아요 제 자신이 문제지요
    알고는 고치치않을 수 없는 쪼잔함…ㅎㅎ

    사실은 부모님을 돕는거겠지만 맘이가는 처자랍니다.
    부모님도 조용조용한 분들이데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