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했던 날, 가슴을 친 ‘묘비명 연습’

038.jpg

11월 첫날이 휴일이라며

글 올리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7일, 내일이 다시 주일…

오늘도 여유롭고 즐거운 날이길

바란다는 송영훈씨의 맨트와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열라고

페르귄트-아침 기분’을 들려줍니다

잠시 후 벌떡 일어나 수영갈 시간이니

그 동안 밀린 숙제

얼마나 풀어낼 수있을까요

와아…지금은 마티아스 괴르네가

슈베르트의 ‘밤과 꿈’을 부르네요

– 좀 듣고요

# 지난 10월 25일(일)

자문밖 문화축제 마지막 날,

녹색버스를 타고 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려

젤 먼저 찾은 곳은 제비꽃다방

044.jpg

제비꽃 다방 -부암동 예술가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라네요

다방 입구 한쪽 공간에 자그마한 갤러리도 있어 전시 중입니다

040.jpg

저녁 7시엔 잔치가 벌어진다는 것…알고 있지만

밥순이인 저는 당연히 참석하지못하지요

처음 가 본 곳이라 분위기만 대강 담고.

작정한 오픈 스튜디오로 발길을 돌려야했습니다

창의문 올라가는 갈림길에나이 지긋한도우미(?) 혼자 앉아 있어서

위치를 물었더니 아주 친절하게 경사진 골목길 쭈욱 올라가라 하데요

여태까지 만나본 도우미들은 학생이었는데

– 예사롭지 않은 만남이 될줄 이 때는 잘 몰랐습니다

056.jpg

시키는 대로 쭈욱 올라가는 중 프로그램 안내에

소개 된 공방도 보여서 잠깐 옆길로 새었고요

살림엔 헝겁놀이터 – 헝겁이란 단어가 보이니 지나칠 수 없잖아요

068.jpg

그리고가파른경삿길 오르며 작가가 90고령이시면 다니시기 힘드시겠네…

위에 다른 언덕길로통행 도로가 따로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여튼 저는 초행이어서 들숨 날숨…조선걱정은 다 하미 한참 올라가니

3시부터 하우스 콘서트 적힌안내판이 보였습니다

잘 찾아온 건지주변엔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069.jpg

왼쪽으로 꺾어 돌계단을 오르니 낯선 작품들이 보이고

070.jpg

다시 가파른 계단 오르기 전에 첼로 소리가 들려안심을 합니다

071.jpg

계단 끝에 서자 탁 터인 옥상…

잘 모르겠는 쇳조각 작품들이 먼저 보이고

다과상 준비하는 분들에게 저 혼자 시선을 받게됩니다

072.jpg

다른 참가자들은 ‘아직’ 한 사람도 안보이고

목에 카드를 매단 준비위원들 네명과

중년 아주머님이 친절하게 절 맞이하더군요

073.jpg

작가의 아뜰리에…이런 기회 아니면

제가 어찌 감히 구경이나 할 수 있겠는지요

074.jpg

075.jpg

076.jpg

077.jpg

078.jpg

079.jpg

일단 작품들 먼저 보고싶어 안내해 주는대로 따라갔더니

조선일보 신문에서 본 그림들은 한 작품도 안보이고

쇳가루 같은 ‘이상한’ 작품들만 이곳 저곳보이는 겁니다

작가라며 소개한 분은 중년의 안경 쓴 분?

비로소 앞 뒤 추리해 본 결과 김병기 화백과 김종구 조각가를 제가 착각…;;

두 분 모두 이번 축제 때문에 알게 된 예술가들이고 작품도 직접 보질 못했으니

081.jpg

(잠시 커피 일 잔 하고일단 비공개 엔터

사진 올리고 비공개 하면 나중에 배꼽이 되거든요

송영훈의 My story, My music 집중도 해야 해서…)

# 쇳가루 산수화 – 조각가 김종구

음악회 시작 시간이 약간 남아 호기심 천국 저는

이곳 저곳 눈치보지않고 손전화를 찰칵거릴 수 있었고요

잠시 후 어떤 노 할머니가 딸 같은 분과 아까 저에게

친절했던 안내자(이후 친절녀)가 같이 보이는 겁니다

나중에 알았지만저처럼90대 노작가를 만나러 오신 거였어요

그 날 조선일보 기사 다시 확인해보니착각하기 좋겠더군요

그 할머니는 분위기 대강 파악하시더니 내려가봐야겠다는 말씀을 했고

21도 정도 허리굽은 할머니께 작가는

90도로 인사드린 후도타운 도록까지선물하더군요

그 모녀 하산(?) 이후 친절녀는 저 할머니 이번 축제 보시러

괴산에서 일부러 오신 분이라며따님에게 여길

꼭 가봐야 한다 우겨서 모시고 왔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오려 들고 평창동에서도 만났다며 고갤 절래절래 흔드는겁니다

다과 준비하던 도우미들도 모두감탄하며 대단한 일이라 놀랬고요…

096.jpg

정각 3시가 되자 음악회는 시작하는데도 관객은 4명

이웃 주민인지 아기랑 엄마도 있었고 대포 카메라로

연신 찰칵거리던젊은 분( 잘은 몰라도평창포럼 관계자인 듯)과

도우미 3명작가 사모님(?)인 듯 한 분과 친절녀까지 9명?

나중에 급히 올라 온 처자 한 명과

따로 온 중년 남자 한 명까지 합해도 11명(?)

첼로 독주는 상상스 백조…

짧은 곡이 끝나자 관객은 적었지만 힘찬 박수~~

곧이어 작가와의 시간…

비로소 평범한 작가가 아니란 걸 알게됩니다

얘기 도중 바로 아랫집 개들이 왈왈~~

말씀 잇기 지장이 있을 즈음 작가는‘이럴 때 처방이 있’다며

돌 하나를 던지자 조용해져서 우리는 막 웃었고요…

중간 중간 친절녀는 추임세같은 리엑션을 어찌나 잘 맞추는지

적은 관객들도 작가도 전혀 어색하지않았습니다

애기도 재밌었지만 일당백 하는 친절녀 덕분에 …

훌륭한 관객상 뽑는 제도가 만약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였으니

작가 설명 대신 작가에게선물받은도록 첫장 그대로 직타해 보겠습니다

어느 여름,

야외조각 전시에 초대되어

통 쇠 깎은

인체 조각을 전시하였다.

전시 진행 도중,

쇠 조각이 도난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

그 곳의 기다란 인체 통 쇠 조각은

밑 둥만 남긴 채 사라졌다.

허탈한 마음으로

작업실에 돌아왔고…

작업실 바닥에는

통 쇠에서 깎인

쇳가루가 놓여 있었다.

잃어버린 조각을 대신하여

쇳가루를 열심히 쓸어 모았다.

그리고 쇳가루로 글씨를 썼다.

조각작품 도난 사건이 터졌을 때가 우리나라 IMF 시기여서

물가 집세 비싼 영국 생활 못하고 한국으로 되돌아 올 뻔 했는데

보험 덕분에 일년 여 생활비를 벌게 된 에피소드부터 앞으로

시도할 프로젝트설명까지유익하고재밌는작가와의 시간이었습니다

뒷풀이시간에 이웃 할아버지가 담너머로

뭘 건내주시던데…과일 박스 같았습니다

이웃 주민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도 보기좋았고요

다 끝나고 나중에 온 분들 위하여 앵콜 연주도 한 곡 더 있었고

허물없이 담화를 나눌 때‘일당백’ 그녀에게만 살짝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관객들이많지않아 좀 안타깝…

"아니에요 원래 스페셜한 분들은 다 그래요"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한 방 먹는 순간이었습니다

객석의 관객 유무 초월해야 고수라는데

이 작가도 아마…

089.jpg

준비한 와인과 치즈 크래커크로와상 샌드위치

특히 과일 접시에는 홍일점 같은 빨간 사과가 특이했습니다

나중에 방울사과라는 걸조블 이웃댁에서 알게됩니다만…

전 처음 본 애기사과여서 신기했답니다

084.jpg

부암동 경사진 언덕에 위치한조각가 김종구의 아뜰리에

자체가 작품이 될 것 같은 건축물로 진행될 것같습니다.

작업 자체가 쇠를 깎는 일이라 소음 때문에라도

인적이 드문 높은 곳을 택한 것 같더군요

100.jpg

집에 돌아와 그에 관한 자료들 찾아보니

일당백, 친절녀 말대로 스페셜한 예술가 맞더군요

2015 자문밖 문화축제에서

스페셜이란 단어를 새삼 스페셜하게 경험한 날이었네요

008.jpg

우리는 도록과 작가 사인이 있는 두 종류의

한정판 긴 포스터까지 선물받았습니다

가로가 1m 이상 세로15cm정도? – 나중에 재어볼게요

009.jpg

박항률화백 댁에서도 …

여튼 내년 자문밖 문화축제 잊지마시라고…

008.jpg

검색해 본 것들 중 월간 미술과 CNB 기사 두 편만 올려둡니다

언제 전시소식 있으면 꼭 가보시길

김종구_김종영 (5)

쇳가루 산수로 잃어버린 형태를 그리다

김종구, 김종영미술관 ‘2014 오늘의 작가’로 선정

캔버스나 전시장 바닥을 화폭삼아 쇳가루로 산수를 그려내는 작가 김종구가 김종영미술관의 ‘2014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어 그간의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 형태를 잃어버렸어요-쇳가루 산수화〉를 6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었다. 4개의 대형 캔버스에 쇳가루로 6000자의 비망록을 쓴 <쇳가루 6,000자의 독백>, 평면과 입체, 실재와 재현을 넘나드는 <하얀공간>, 인체 조각작품인 <무거운 그림과 한 사람> 등이 전시되었다.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첼시 컬리지 오브 아트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스펜서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 미술에서

김종구, 잃어버린 조각 대신 쇳가루로 풍경을 그리다

왕진오 기자 2014.06.23 12:58:42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6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2014 오늘의 작가 김종구전 ‘형태를 잃어버렸어요.

쇳가루 산수화’전을 펼치고 있는 김종구(51)작가가 쇳가루를 물감삼아 쓴 6000자의 자기 독백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인간은 슬픈 존재’라는 전제아래 "슬픔이 있어야 예술이 정화작업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김종구(51)

작가의 마음 속에 담았던 속내가 48시간 만에 10m 40cm×270cm 대형 캔버스에 쓰여진 것이다.

특별한 제약은 없다. 캔버스 사이즈에 따라 작업의 시간이 걸릴 뿐이다. 하지만,

이 글씨는 먹이나 물감이 아닌 250kg이 넘는 쇳가루이기에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통 쇠를 그라인더로 갈아 형상을 만드는 작업에서 출발해 작품 제작과정에서 생긴 쇳가루를 가지고

명상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김종구 작가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2014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어 그간의 작업 세계를 선보이를 자리를 마련했다.


김종구 작가는 쇳덩어리를 쇳가루로 변경시킴으로써 쇠가 갖고 있던 그 육중함과 공격성을 제거한다.

이 쇳가루를 이용하여 붓글씨를 씀으로써 쇳가루는 고의 정신성을 의미하는 예술작품이 되고

탈 물질화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것을 작가는 산수화라 부르는데, 자기 독백의 시작이며, 이는 인간 본성의 물음이다.

쇳가루 서예 즉 산수화는 흘러내림과 산화의 과정으로 참았던 새로운 호흡을 시작한다.


▲김종구, ‘쇳가루 6000자 독백’. 가변설치, 쇳가루 광목 PV접착제, 2014.(이미지=김종영미술관)

그가 쇳가루에 주목한 것은 1997년 영국에서 진행한 야외조각 전시에 통 쇠를

깍은 인체조각을 전시하던 중 쇠 조각이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였다.

"설치된 기다란 인체 통 쇠 조각은 밑 둥만 남긴 채 사라지고, 허탈한 마음으로 작업실에 돌아왔죠.

작업실 바닥에는 통 쇠에서 깍인 쇳가루라 놓여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조각을 대신해 쇳가루를 열심히

쓸어 모았고, 쇳가루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죠"

작가에게 쇳가루는 동양화의 먹처럼 사용된다. 자신이 직접 만든 다양한 쓰레받기를 가지고 붓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캔버스 광목 천에 아교성분의 용액을 뿌리고 쇳가루를 뿌린다. 수용성 용액과 철 성분인

쇳가루가 만나 자연스럽게 녹이 슬어 번짐의 효과와 레이어를 쌓을 수 있는 독특한 질감을 드러낸다.

▲김종영미술관 신관 제3전시실 전경.(사진=김종영미술관)

오랜 기간 쇳덩어리를 갈아서 자신만의 호흡을 담아온 작가는 "살아 숨 쉬는 과정이 들어있습니다. 갈려서 떨어져 나간 작은 조각들마저 생명의 일부 입니다" 라며 "비바람을 맞아 녹이 슬어 녹이 흘러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조차 또 생명의 또 다른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고 전한다.

조각과 회화의 경계선상에서 글과 이미지를 조합한 작업을 통해 이 시대와 미술에 대해 자신의 속내를 풀어내고 있는 작가 김종구의 궁극의 목표는 ‘그라인딩 프로젝트’의 완성이다.

‘그라인딩 프로젝트’는 도구를 갈아내는 것과 전쟁의 상징인 탱크를 전쟁지역인 사막에서 갈아서 그 쇳가루로 또 다른 산수화를 그려내는 것이다.

삽, 갈고리, 삼지창으로 상징되는 생산의 도구들을 3년여의 시간을 들여 통 쇠를 갈아서 만들어 보인다는 계획이다. 철기문명시대 금속을 녹여서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 만든 것을 상징적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이다.

일명 ‘평화프로젝트’로 명명된 50톤 이상의 실제 탱크를 전쟁지역에서 그라인더를 갈아내는 작업은 UN과 글로벌 기업의 도움 그리고 평화를 지지하는 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펼쳐 내려는 그의 궁극의 목표중 하나이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선물 받은 포스터 Y-tube 영상 2분1~3초 즈음 나오는 오른쪽 벽의 작품입니다.

참 맘에 들어액자만들어 보관해야겠습니다

바로 아래…다시 찾아 올립니다

쇳가루로 쓴 산수화와 글씨…작가와의 시간 이후

다시 찬찬이 살펴보니 내면 여행을 많이 한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명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전철 스크린 도어에서 만난

시 한 수가가슴을 쳤습니다

묘비명 연습, 박찬일 시인의…

074.jpg

3 Comments

  1. 참나무.

    08/11/2015 at 09:42

    ‘작가와의 시간’에 들은 흥미로은 내용 일부가 나와있어 보관해둡니다

    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4/06/19/0901000000AKR20140619163500005.HTML

       

  2. 도토리

    09/11/2015 at 03:42

    흥미진진합니다..!!^^*   

  3. 참나무.

    09/11/2015 at 07:10

    호기심 천국… 남의 것이나 보러다니면서
    정작 제것은 다 놓치고 사는 듯…

    맨 아래 짧은 시…’내 이럴줄 알았다’는 묘비명과 일맥상통하는 듯…
    그러고도 또 이렇게 싸돌아다니니 구제불능이지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