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현대차 시리즈 2015
안규철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2015.09.15 – 2016.02.14
금붕어 4마리 잘 살까요-전시 마지막 날까지?
전시 제목은 마종기 시인, 동명의 시라는 작업노트 일부
저 푸른 커텐 열면…
사라지는 것들이여
켄트리지 전 보고… 잠깐 들렀습니다
인사동 가려고 맘이 급하여 잘려서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 마종기
1. 옥저의 삼베
중학교 국사시간(國史時間)에 동해변(東海邊) 함경도 땅, 옥저(沃沮)라는 작은 나라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날 발 꿈에 나는 옛날 옥저 사람들 사이에 끼여 조랑말을 타고 좁은 산길을 정처 없이 가고 있었습니다. 조랑말 뒷등에는 삼베를 조금 말아 걸고 건들건들 고구려(高句麗)로 간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갑자기 삼베 장수가 된 것이 억울해 마음을 태웠지만 벌써 때 늦었다고 포기한 채 씀바귀 꽃이 지천으로 핀 고개를 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딴 나라의 큰 마을에 당도하고 금빛 요란한 성문이 열렸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잊었지만, 나는 그때부터 이곳에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옥저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도 혼자서 이 큰 곳에 살아야 할 것이 두려워 나는 손에 든 삼베 묶음에 얼굴을 파묻고 울음을 참았습니다. 그때 그 삼베 묶음에서 나던 비릿한 냄새를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삼베 냄새가 구원인 것처럼 코를 박은 채 나는 누구에겐지도 모르게 안녕, 안녕 계속 헤어지는 인사를 하였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헛다리를 짚으면서도. 어느덧 나는 삼베 옷을 입은 옥저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래 전 국사 시간에 옥저라는 조그만 나라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2. 기해년(己亥年)의 강(江)
슬픔은 살과 피에서 흘러 나온다. 이 고장의 바람은 어두운 강(江) 밑에서 자라고 희광이야, 두 눈 뜬 희광이야, 3. 대화(對話) 아빠, 무섭지 않아? 등불이 자꾸 꺼졌지. ―아빠, 갔다가 꼭 돌아와요. 아빠가 찾던 것은 아마 없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꼭 찾아 보세요. 그래서 아빠, 더 이상 헤매지 마세요. ―밤새 내리던 눈이 드디어 그쳤다. 나는 다시 길을 떠난다. 오래 전 고국을 떠난 이후 쌓이고 쌓인 눈으로 내 발자국 하나도 식별할 수 없는 천지지만 맹물이 되어 쓰러지기 전에 일어나 길을 떠난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문학과지성사, 1980 |
도토리
08/12/2015 at 02:49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고 마감이 다가옵니다.
할 일 .. 무엇이 내게 제일 중요한 일인지 알아야하고
그것에 매진해야하거늘
늘 해야할 일 젖혀두고 감각적인 것에만 취하니 발전이 없거나 더디거나 입니다.
반성하는 아침
여기에 반성문을 쓰게 되는군요…^^
참나무.
08/12/2015 at 05:33
토리샘은 잘 살고계십니다
여러사람들께 얼마나 유익한 도움을 주신다구요
… ….
마종기 시인 3. 대화…
읽을 때마다 울컥거리기나하고 있으니…쯧…;;
반성은 제가 해야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