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하콘을 박창수,강태환 연주회로 시작한 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지금 현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 홀’에서 매주 월요일 열리는 하콘은 무려 477회를 맞이한다. 아직 7회지만 성수동 주민 한사람으로 오래 지속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그 날의 감동을 남기고싶다. 손자돌보는 천하의 백수 할머니라 할아버지께 2시간 반을 부탁하고 집을 나설 때는 뒷꼭지가 땡기지만 현장에서, 또 다녀온 이후까지 감동이 오래 남아 ‘무릅쓰고’ 한 차례만 빠지고 6번을 다 다녔다.
# 현지처랑 함께한 박창수,강태환 연주회.
현지처:바람둥이 남자들은 애인을 데리고 다니지 않고 현지에서 그 때 그 때 조달(?)한단다. 전시장이나 연주회는 혼자 잘 다닌다. 그러다 현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이나 사물까지 통칭 현지처라 해 왔다. – 더러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젠 고정석이 된 맨 뒷자리에 현지처랑 나란히 앉았다. 벌써 세번 째 만남이다. 집은 멀리 과천이지만 친정이 성수동이라 2.4격주 화요일은 친정오는 날로 정했단다. 혼자보다 마음이 통하는 이랑 함께하는 자리라 다소 흥분하여 ‘아는 척’도 자주 하게된다. 하콘의 여행도 순서대로 얘기해 주며…
Season 1
연희동 자택 2층
(2002.07.12-2008.09.26)
Season 2
광장동 녹음 스튜디오 ‘클래식 뮤테이션’
(2008.10.08-2009.06.19)
Season 3
역삼동 사진 스튜디오 ‘보다’
(2009.07.25-2009.12.11)
Season 4
도곡동 녹음 스튜디오 ‘율하우스’
(2009.12.26-2014.12.16)
Season 5
동숭동 대학로 ‘예술가의 집’3층
(2014.12.29- )
그간 다녀 온 하콘의 여행지다. 맨 아래 동영상 소개에도 나오지만 하콘 마룻바닥에 앉아 듣는 음악들은 예술의 전당(이후 ‘예당’)이나 일반 의자가 있는 음악당 객석에선 절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까지 대강 설명했다. 나도 소개한 여행지 다 다녀와서 몸으로 직접 느꼈기 때문에 박창수의 그 말에 100% 동의한다.
현장 사진을 담지못해 지난 화요일 다녀온 이후 하콘 사이트와 카페성수 페이스북 매일 다녀도 사진이 올라오지 않았다. 좀 흐릿한 동영상 한 편이 카페 성수에 올라오긴 해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보고 듣기로는 좀 많이 부족하고(올린 분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애게 이게 프리뮤직 연주라고? ” 오해도 할 것같은 노파심에 그동안 하콘 동영상들 찾아다녔다. 그러느라 y-tube에 올라온 수많은 실황들을 보게되었고 재작년(2014)이 박창수 데뷰 20년이란 것도 알게된다. 한 분야에 10년이상이면 길이 보인다는데 벌써 데뷰 20년이라니…
하콘 연주회를 여러 번 다녔지만 그간 박창수 프리뮤직 연주회를 제대로 느낄 순 없었다. 금호아트홀 -명화와 함께하는 프리뮤직이란 제목으로 프리뮤직이 변사 역활이 주제였던 연주회 다녀오긴 했는데(2011년-이것도 찾아본 후 알게 된) 직접 ‘제대로’ 보고 듣기는 이번이 처음 인 것 같다. 율하우스 마룻바닥에서 직접 들은 건 확실한데 오래되어 기억이 안난다…;; 이 말을 강조하는 건 그의 연주회는 일반인들께는 대부분 비공개로 개최된 걸로 안다. 그러니 이번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 지 참석하길 백 번 잘 했다는 말을 꼭 현지처에게 하고싶어서였다.
(어쩌나 오늘 토요일…지금 수영갈 시간이라 나중에 계속해야겠다.)
우선 동영상 하나 9분만 투자하시길… plz~~
어제 금요일 늦은 저녁(P.M:11시 31분-아들이 손자 현지니 지네 집에 데려간 시간) 이후엔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라 이 동영상 이후 계속되는 다음 동영상은 제자나 스탭진 또는 하콘을 스쳐간 연주자들이 (김선욱도) 박창수 데뷰 20주년 축하 동영상이 20여분 계속되어 안면 많은 스탭진이 진심으로 축하하는 무대여서 ‘나는’ 지루하지않게 다 보고 또 박창수 강일환 프리뮤직 연주회랑 김종구 목각인형 색소폰 연주회까지 정말 잘 봤다 이후에도 계속 클래식 기타 연주에다 두다멜 지휘 드보르작 실황(40여분?) 현대음악의 선구자 최근에 91세로 타계하신 피에르 블레즈 말러 7번까지 보e다 졸다 컴을 껐음- 그러느라 2시 넘어 잠들었고…;;)
# 제 7회 하우스 콘서트 카페 성수 in 현장 스케치
박창수는 피아노와 한 몸이었고 강태환은 색소폰과 한 몸인 연주회였다.
카페 성수, 공간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氣와 근접할 수 없는 외로움, 고집, 고통까지 감지되었고…魂이 떠다니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해도 될까
연주 시작에 앞서 그날은 연주자로서의 박창수선생이
언제나처럼 어눌하고 작은 목소리로 간략한 소개말이 있었다.
솔로는 ‘독백’ 듀엣은 ‘대화’ 라 생각하고 감상하라는 부탁과 함께 제일 먼저 박창수 솔로가 연주되었다. 사색하는 자세로 주먹으로 타악기처럼 가볍게 치기 시작한 이후 크레센도 데 크레센도로… 피아노가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더러는 귀를 기우려야 들릴 정도로 작고 약하게 …빠르게 천천히… 말 그대로 프리뮤직이 연주되는 동안 장내 관객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표정들이었다. 열려있는 피아노 안쪽 쇠부분(정확한 이름을 나는 모른다)까지 넘나들면서…연주 자세도 연주만큼 좋은 모습이었다. 금호아트 홀에선 경험하지 못한.
다음으로 강태환 색스폰 연주가 시작되었다. 앉아서 하는 연주 자세가 특이한 분이다. 역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색소폰과 같이 지냈는 지 짐작도 못 할 정도로 호흡까지 선명하게 들려서 여태까지 경험 못한 많은 걸 보고 들었다. 이후 두 분의 합주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않으면서 어떻게 그토록 조화로울 수 있을 지 믿기지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도대체 짐작할 수도 없는 소리들이 스폰지처럼 스며드는 … 어떨 땐 잘 모르는 타악기 … 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악기들 같기도 했다. 피아노가 리드 하기도 하고 색소폰이 앞지르기도 하며 ‘기싸움’을 하는 것도 같았다(이 부분은 나중에 박창수샘 설명으로 정말 기싸움 할 때도 있다는 고백을 직접 들었다)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붕 뜨는 묘한 기분과 두 열정적 연주자의 기를 받아 에너지가 넘치는 걸 실감한 두시간이었다. 연주가 끝나는 시간 박창수는 ‘듣기 힘들지않아요’ ‘재미없지요’ 이런 말 할 때 얼핏 보이는 외로움을 보기도 했다. 질문 시간을 주지않아도 앞에 앉은 한 관객은 악보도 없이 마주보지도 않고 어찌 듀엣 연주가 가능한 지 질문했다…박창수 샘 답변: 만약 저랑 음악을 전혀 모르는 어린이랑 함께여도 맞출 수 있다…고 가끔 정통 연주자나 비평가들이 프리뮤직은 악보가 없어서 편하겠다…농을 하기도 하지만 매 번 똑 같은 연주면 되겠냐 …바흐 음악이 아직 사람들께 사랑받는 이유는 들을 때마다 다르게 들리기 때문은 아니겠냐…했다. -내가 만약 용감했으면 ‘아마 두 분은 오랜 시간( 20여년?) 같은 무대에서 연주를 해서…’도 보탰을 것이다. 두 분 모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프리뮤직으로 외길 20여년을 같이 보낸 분들인 건 나도 알아서…
긴 후기 올리는 또다른 이유는 두 분의 연주회 소식 들리면 무리해서라도 가셔서 ‘특별한 경험’ 해보시란 말을 하고싶어서다. 내공도 없는데 더 올려봐야 그렇고 사진이 없어 할 수 없이 리플랫이라도 급히 찍어 남긴다.
제 8회 하우스 콘서트 in 성수 예고
연주회 끝나고 현지처랑 나란히 집으로 오는 길,
나는 ‘ 피아노 부서지지않을까 걱정되었다.’
또 안쪽 쇠부분 연주하다 ‘손가락 피나지 않았을까 걱정되었다’ 하니
현지처도 나랑 똑 같은 답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손가락에 피가 흐르는 걸 직접 보았다 했다.
역시…
요담 화요일 하우스 콘서트 그 문을 열면 박창수 책 빌려주기로 하고 헤어졌다
단숨에 급히 올려 몇 번 수정 더 해얄 것 같습니다
긴 글 죄송합니다
-참나무. 드림
146회 박창수 강태환 프리뮤직 연주회 모습
출처: http://www.thehouseconcert.com/main/
관련글: 참조<–
강태환 라이브(Kang Tae-Hwan) – 20 Years ago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독창적인 테크닉,
알토색소폰이 빚어내는 신성한 영혼의 울림’
홍도토리
16/01/2016 at 12:45
9분 투자.. 하길 잘 했지요…
.. 눈발이 휘날립니다.
겨울답지요.
눈길 조심하소서…^^*
데레사
16/01/2016 at 13:19
네, 9분 투자합니다.
내가 이런 일에는 좀 게으러고 부족한데 참나무님 말 잘 듣고
9분 투자하면서 즐깁니다.
고마워요. ㅎㅎ
참나무.
16/01/2016 at 14:59
아고 죄송합니다…억망으로 올리다 말고…
우리동넨 눈이 모자쓰고 맞을 만 하게 폴폴 내려 수영 후
동네한 바퀴 돌고 오니라고 이제사 집에왔습니다…쯧
*
오타수정과 남은 이야기 지금부터 천천히 올려볼게요~~
언제 완성될 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