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요일, 어린이집에서 한복을 입혀 보내라 했다.
한복 입힌 김에 인증샷 하나 남길까 했는데
까부니라고 샷 잡을 수가 없었다.
전문적으로 인물사진 찍는 사람들 어려움을 알겠더라
집에 올 때는 하부지가 데리고 왔는데
세뱃돈 1,000원 받았다고 자랑자랑하더란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나오면 늘 다니는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하부지 선물 사겠다는 걸 세뱃돈은 아빠주는 거라고
겨우 알아딛긴 후 데려왔다고…
국공립 어린이집이어서일까
주머니까지…신경 쓴게 고맙다.
알림장을 보니 다도까지 배운 모냥이다.
세배도 잘 했고 차도 시키는대로 잘 마시더라네
아고~~ 궁금해라
알았으면 살짝 구경이라도 갔을텐데
만사를 제치고서라도…
언제 나도 한 번 시켜봐야겠다.
지금 어깨쭉지가 내려앉는데 왜 새창은 열었을꼬…
하루 왼종일 팔이 쉴 틈이 없었다.
금요일 분리수거날이라 버릴 것 챙기느라
내 방에서 제일 많이 나왔다.
늘 버려왔지만 묵은 해를 넘기느라 에지간 한 것 죄다 버렸다.
시장 갈 타임을 놓쳐서 냉장고 정리까지 다 했다.
김치냉장고는 왜그리 성에가 자주 끼이는지
코드까지 뽑은 후 쾌쾌묵은 것 까지 다 뒤져
버릴 거 정리하고나니 반 정도나 빈 것같다.
그 간 쓰레기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있은 거다.
태국인지 캄보디안지 동남아 다녀올 때마다 건강식품- 화분?
기타등등 이상한 거 사오더니 기어이 냉장고 바람 실컷 쐬고
자리 차지한 이후 결국 쓰레기로 다 나가버린거다
– 요담에 또 사오기만해봐라…투덜거리며…
서리가 다 녹은 후에 하면 쉬울텐데 벽 뚜드려가며
억지로 하느라 더 애를 먹은 거다.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 듯…
뭉태기 뭉태기 조금씩 남은 깡깡 언 찬밥덩어리들
죄다 누룽지 만들어가미…
그러느라 점심도 못먹었는데
친구들이랑 광장시장에서 점심먹고 들어오는 길에
현지니 데리고 온다면서 마약김밥이랑
광장시장에서 젤 잘하는 순이네 빈대떡이라며 내어놓는다.
마침 냉장고 정리하다 꺼내 논 파이 가장자리(박민규작가 이후 습관이 되어버려 아이들이 가끔 사오면 꼭 가장자리 남겨 냉동고에 넣어두거든…)랑 커피랑 먹을 참이었는데…
이럴 때 내 몸은 쓰레기통이다.
늦은 점심 잘 먹고 저녁안먹으니 잘 됐다며 고맙게 먹어줬다.
마약김밥 내용은 극히 간단.당근,단무지가 전부인데
겨자장에 찍어먹는 걸로 유명하다.
순이네 빈대떡은 양파절임같고…
세 줄 남긴 거 현지니까지 잘 먹어 칭찬 마니마니 했다.
울 현지니 요즘은 언어구사력이 날마다 새롭게 늘어나 얼마나 구여운지
가끔은 요절복통할 일도 생겨 하부지는
‘늙그막에 주신 선물이다. 현지니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해놓고도 현지니 지네 집에 떠나고 집안 정리 해놓은 후엔
휴우~~한숨이 다 나온다 – 둘이 다…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단 말
맨 첨에 한 사람 누굴까 참 참.
데레사
06/02/2016 at 08:32
ㅋㅋㅋ
나도 김치냉장고 성에 제거할때 기다리지 못하고 꼭 뭘로
두들겨 패가면서 하거든요. 조금만 기다리면 저절로 녹아버릴것을
고걸 못 참거든요.
내 몸은 쓰레기통이다에도 또 빵…..
대한민국의 나이 든 여자들의 공통점이에요. 요즘 젊은 아이들은
안 그래요.
웃게 해줘서 탱큐입니다.
참나무.
06/02/2016 at 09:41
감사합니다 성에가 생각나질 않아 방금 고쳤어요
잘 못 성애했다가 깜짝 놀라 다시…덜덜덜…ㅎㅎ
가만보면 데레사님과 저 닮은 데가 많네요
한 번 붙잡으면 끝장을 보는 성격까지…
다행입니다 웃으셨다니…
제 살이 모두 음식 버리는 걸 잘 못하여
찌꺼기 먹어내느라 그렇답니다.
얼른 새 글 보러갈게요~~
홍도토리
06/02/2016 at 12:45
어제 작은 아들 집에 갔더니만 책을 한 권 아빠한테 주면서
엄마 꼭 읽어보라! 강조하더군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뭔 철학 관련 내용인가 했더니만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버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버려야하는 이유. 버리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둥…
지은이가 일본인인데 미니멀리스트라던가요? 95%를 버렸대요.
하여튼 저도 설득당하고 있는 중인데
녀석은 내 방에 두고 온 커다란 tv를 진작에 없앴더군요. 말도 없이..-_-;;
참나무.
06/02/2016 at 15:03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올리뷰 베스트 리뷰어로 뽑혀 상으로 받은 책인데 의외로 쏙쏙 와닿더라구요…글세 일본에선 요즘 미니멀리스트 열풍이 분다네요
좋은 책 잘 권했군요 아드님이…
그래서는 아니어도 요즘 책 귀절들 자주떠올라 ‘꼭 필요한 물건인가’ 먼저 생각해본답니다. 거의가 없어도 되는 것 투성이던걸요
올 해는 무조건 버리기…자주 외처봅세다아~~
홍도토리
06/02/2016 at 12:52
현지니는 무럭무럭 야무지게 잘 크고 있군요!
참말로 귀하고 어여쁩니다!!!!!
글구..녹두 빈대떡은 침이 꼴깍입니다.
저희는 양력설을 지냈기에 설이 널널하여서
긴 설 연휴때 그동안 시간없다며 못 만들었던 음식들 제대로 만들어먹어야겠다.. 하고 있어요.
헌데 뭘 해먹어야할까요? 띄엄띄엄한 사람이라 멍석깔으니 당최 생각이 잘 안납니다.
옛날에 케잌은 어떻게 만들어 먹었는지.. 그 번거로움이 아득합니다.
.. 여튼 만두는 할 생각이여요..ㅎㅎ
참나무.
06/02/2016 at 15:06
이번 구정 저는 가족들이 대부분 다 모인답니다
미국서 시누이 오는 바람에 양력설 이미쇈 큰시누이 부부도 올거고
시동생훼밀리까지…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리 모이는 것도 우리代가 마즈막이겠네…
이런 맘으로 하니까 최선을 다해야지요
아마 끝나고 나면 몸살날 거 각오하고있고요…^^
이참에 치즈케익 잘하시는 데 함 도전해보셔요 다시
며느님께도 맛 보일 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