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5일 월요일:
(… ….)
지 몸이 다 아파서 죽고 나야
무덤처럼 둥근 열매가
허공에 집을 얻는다
-류 근 시집 <어떻게든 이별> 중 ‘사과꽃’ 일부
아침 일찍 병원가는 골목길,유난히 열매들을 많이 만난다
줄기가 휘어질 정도의 감, 주먹 두 개 맞잡은 것 만 한 호박과
엄지 손가락 한마디 만 한 호박은 여럿 달렸더라.
무화과도 조롱조롱, 빨간 산딸나무 열매까지
이 나이 되도록 이룩한 거 하나없이
절룸거리고 병원가는 신세라니…애제라
큰 길로 들어서니 X다리로 걷는 사람을
두 사람이나 만나 더럭 겁이나기도…
동작을 와일드 하게도 걷는 분은
나처럼 통증은 없어보였다.
노는 귀로 계속 듣던 장일범 시간
레이첸이 스튜디오에 직접 나온다 하니
콩으로 문자로 반기는 사람들 …
이름은 낯익는데…누구지?
- 원장실에서:
나: 왜이리 발병이 자주나지요
샘: 일요일 무리하셨나요
나: 그리 심하게 걷진 않았는데…지난 밤엔 오한까지…
처방지 쓰면서 물리치료 후 주사까지 맞으라신다.
물리치료실 침대에 눕자마자
라지오 이어 폰 다시 꽂고 들고 온 시집 펼치고…
드디어 초대연주자 나온 모냥
- 장일범: 바로 전날 예당 연주도 있었는데(김대진- 수원시향과)
‘아침부터 나와 힘들지 않느냐’
보통은 아침 10정도 기상하는데 리를 비 ‘피곤하다’며 긴 말 이어간다
(-피곤하다를 한국어로 해서 풉!)
- 장일범: 목소리가 연주만큼 멋지다 DJ 해도 되겠다.
레이첸은 살고있는 호주에서 ‘DJ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라이브로 들려주는 첫 연주 바흐 파르티타,
연주가 왜이리 멋지지? 별나게 와닿았다.
그 이유가 혹시 그가 연주하는 1715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요하임’ 때문이었을까.
( 바이올린을 아주 좋아하는 KBS PD 능숙한 통역으로 처음 알게됨.)
연주자의 악기가 헝가리 출신 명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이 연주했던거라네.
브람스, 브루흐, 슈만 등 당대의 작곡가들과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그들은 요하임 한 사람을 위해 작곡까지 한 사실, 들은 풍월이 있지만
연주자 레이첸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그런데 그의 대답 또한 예사롭지않다.
바흐나 브람스 브루흐 연주를 하면
악기가 이미 그 곡을 알고있는 듯한 느낌이 든단다
명기들 잘 못다루는 연주자가 6개월 정도 아무렇게나 다루면
명기라도 다 망가지기 때문에 각 나라에선 검증된 연주자 아니면
아무나에게 빌려주지않는다고 알고있는데-더구나 일본에서…
악기에 대해 장일범씨가 다시 묻자
그의 바이올린 ‘요하임’ 뒷판 호피무늬 때문인지
호랑이처럼 베이스도 강하고 멀리까지 음이 퍼져서
협연할 때 솔로이스트에게 적합한 악기라했다.
장일범씨는 바이올린 안에 호랑이 한마리가 있는 듯 하다는 농까지…
연주도 좋았지만 인터뷰 종합해 보면
음악의 사회적 기능에 관한 소견도 좋았고
벤게로프랑 협연도 하고 심사위원 하면서
어린 학생들의 콩쿨 참석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도 맘에 들었다.
이번이 세 번 째 한국 연주회였다는데 나는 얼굴도 몰라
연주도 들어볼 겸 찾아봤더니 동양계의 젋은 연주자였다
인터뷰 내용 윗트도 대단하고 영어발음이 하 좋아
멋진 미남인 서양인인 줄 알았는데…
대만 출생 후 8살에 호주로 건너간 바이올리니스트란다
무슨 콩쿨 상도 많이 받고 촉망받는…
레이첸이 아니고 Ray Chen
출생:1989.03.06 무식이 들통났다.
요담 기회되면 직접 한 번 보고도 싶지만
아마 못갈 확률 100%에 5백원…;;
그런 의미에서 나는 KBS F.M이 고맙기 짝이없다.
인터뷰 중간 라이브로 파가니니 카프리스도 좋았고
비니얍스키 전설은 특히 더 찌르르…
병원 올 때 갈아앉은 마음, 위안을 얻을 정도로
마지막 녹음 연주 차이콥스키 바협 1번 D장조
다니엘 하딩 지휘,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협연은
물리치료 끝나서 대기실에 앉아 마자 들었다.
탁자가 없어 의자 위에 매트 깔고
공짜커피 일 잔 하며…
그리고 마이싱 주사 맞은 후
계단 한 칸씩 조심조심 내려왔다.
세상에 너만 남겨져
혼자서 아프라고 햇빛 비추는 건 아니다
– 류 근 ‘지금 아픈 사람’ 중
데레사
07/09/2016 at 09:01
치료 잘 받으세요.
하기사 치료 열심히 받고 운동 열심히 했지만 결국에는
수술했습니다만…
류근 시인은 TV 에 나올때 보면 배우들 보다 더 잘 생겼더라구요.
멋진 분이죠.
참나무.
07/09/2016 at 08:59
아침엔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다녀올겠습니다…
방금 급조할 포스팅이 있어서 엔터쳤어요
수정할 게 많겠지요…
늘 감사합니다.
지나
07/09/2016 at 09:59
Ray Chen
이사람 페이스북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연주도 잘하는군요…너무 재기발랄해서 연주가 가벼울것 같았습니다
https://www.facebook.com/raychenviolinist/?hc_ref=PAGES_TIMELINE
참나무.
07/09/2016 at 09:59
네 방송에서도 페이스 북 얘길 해줬어요
근데 제가 페북을 잘 안해요
울 애들 소식 때문에 계정은 열어뒀지만
비공개가 대부분이고
류태형 기자도 친이긴한데…
열심히 보지않은 거 들켰네요…ㅋㅋ
참나무.
07/09/2016 at 10:01
젊은 팬들이 많을 것같더군요
벤게로프도 인정한 연주자니…
전 호피무늬 ‘스트라디… ‘요하임’
뒷판이 궁금해지더군요…^^
지나 님 오랜만~~
지나
07/09/2016 at 10:03
https://www.facebook.com/raychenviolinist/videos/1233037790092973/
Ray Chen at Seoul Arts Center.
홍도토리
07/09/2016 at 12:10
제 무심함으로 발병이 또 발병한 것 같아서 송구스러운 마음이여요…
애구 참…
참나무.
07/09/2016 at 14:28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우리동내 유황온천탕이 있어서 느긋하게 다녀왔어요
여하튼지간에 발병도 자주 발병하고
낫기도 잘 하는 체질인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