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를 처음 봄.
빨개진 내 얼굴 봄.
조심스레 문자보내 봄.
바쁜가 봄.
아무래도 내가 너를 좋아하나 봄.
인터넷 속에 누군가가 ‘꽃씨처럼 심어논 글’이라며 ‘당밤음’ 구성작가가 입춘 저녁에 건저 올린 오프닝 멘트다. 이어서…’ 글 속의 봄이 꼭 계절 봄이라 느껴지는 건 아무레도 설렌다는 공톰점 때문’이리라 했고…
立春은 ‘세상의 모든 씨앗들에게 어서 일어나라는 알람같은 절기’가 아닌가 싶다…
立春에 가만히 소망한다.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꽃피는 봄이기를, 국민의 기품(?기쁨인지는 모르지만…)을 더하는 봄이기를…결론까지 설파…이후 멘델스죤 봄이 흘렀고 조수미 ‘강건너 봄이오면’ 그 전에도 하루종일 봄 관련 연주 수도 없이 들으며 입춘을 보냈다.
나에게 공식 외출인 주일, 예배 이후
교회 근처 Lotus 카페에서
남은 오후 동선 짤 때 은근 즐겁다.
현지니 오는 날은 부리나케 집으로 향하지만.
어제 주일(2월5일)은 안와서 집 나설 때 이미 동선 결정봤다.
부암동 윤동주 문학관 근처 지날 때는 마음이 항상 갈아앉는다. 한 가족인 듯한 일행 4명이 높지않은 계단을 마침 오르고 있어서다. 차가 돌아설 때까지 목을 빼고 하얀 건물 쳐다보다 ‘아메리카노 3천원’언제 커피까지 팔기 시작했을까. 바람개비 도는 아래 광고(?)발견…물탱크를 리모델링한 그 컴컴한 지하에서 보여주는 영상물… 한 번 이상은 못보겠더만…그 가족들은 같이 보면 덜할까…
부암동사무소에 내리자 마자 초록색 포스터 한 장
– 여긴 맘 먹고 올라가야하는데…
환기미술관 카페에 있는 매표소 먼저 들어가니
외국인 부부가 티켓팅 중.
드디어 내 차례…카드 내면서 혹시?
한 번 더 확인- 요즘의 나 내가 못믿어서…
- 나: 오늘 본관,’허동화 :충만’ 마지막 날이지요
- 직원: 어? 아닌데요 ‘허동화..’는 3월부터고 지금 전시 준비중인데요
- 나: …? 전 왜 그리 알고 있었을까요- 담에 오겠습니다
금방 꼬리내리고 머뭇머뭇,
본관은 전시중이라니 입실도 못하고…
별관은 지난 번에 이미 봤고…
나딴엔 2층 窓,
오랫동안 바라보기로 한 계획은 무산…
조금씩 내리는 비는 더 심해지지도 그치지도 않는다.
화단의 청매는 빗방울을 조롱조롱 매달고
아직은 필 생각 조금도 하지않고…
이재효 원구 조각은 이제 골동품 색갈이 난다.
처음엔 귀한 작품을 왜 저리 방치할까…
그랬는데 …오히려 장소와 어울리는 듯도…
맨 마지막 계단 내려오기 전 순간적으로 나쁜 생각 하나…저 청매 내가 먼저 피워봐?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작은 가지 나도 모르게 툭! 가슴 콩닥콩닥- 내려오는 급경사길 빙판일 때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내리막 길인데 어젠 완전히 녹아 쉽게 편히 내려왔다. 다른 때는 다시 부암동 사무소 정류장에 가야해서다. 같은 길 또 가면 재미없어서…잠시 건너 편 서울미술관 신사임당 그림? 아니지… 오늘 계획 그대로 실행키로 재 결심.
북악정 보이지 마자 하차,
금보성 갤러리 –> 김종영 미술관–> 토탈미술관 찍고 … 가나아트 갤러리 로…
비가 와 조각작품들이 색다르게 보인다.
빗물이 눈물처럼 얼굴을 타고 내려…
그 언제처럼…사진이 잘 나와줄까?
괜히 또 담아보고…
3실로 먼저 들어가니 나처럼 마지막 날인 거 알고
허러럭거린 분들인지 여러 분 보인다. 다른 때랑 달리
창 밖에서 담고 안에서도 담고…
이곳 저곳 많이 떠돌아 다니는 작품들은 안담는다.
긴 회랑 벽에는 간략한 약력도 소개되어있고…
날 더 풀리면 최순우 고택에도 다시 가봐야지…
경노 우대라 입장료 안내는 대신
요즘은 간이부어 실내 카페에도 자주 들린다.
마침 아무도 없고 한 테이블에만 촛불이 켜져있다.
무조건 들어 가 앉은 후 창가 쪽으로 옮겨 앉으며
‘촛불도 같이…’ 옮겨달라 청하니 쾌히 승락.
비로소 한 숨 한 번 쉬고 편안하게 앉았다.
착각한 이유도 발견…
2월~5월까지 허동화 <充滿> 을
2월 5일로 …
… ….
올 해 입춘맞이 소망:
덜렁대지 않고 조금만 더 차분해지자고 빌어 봄.
마지막으로 화장실 들렀을 때 청매가지 없어진 거 발견.
벌 받았구나 …
감히’ 먼저’ 청매 피워 볼 음모를 꾸미다니…
어디서 떨어졌을까…그래도 혹시?
다시 허퍼삼아 왔던 길로 그대로 가서
북악정으로 내려오기로 동선 정정…
그리고…
…
아까 사진 찍던 자리에서
청매 가지 대 발견 이리 고마울 데가…
역시 먼저 보라는 행운일까?
우산 접어 가방에 넣으면서 떨어졌나보다.
다시 계획된 동선 그대로 차질없이…
하고 되돌아 나왔다.
덕분에 마지막 날이라 포스터 한 장 청했는데
공짜로 그냥 얻고…
항상 담는 포토존에서
마지막으로 건물 포스터 찍고
집으로 …
근데 매화 봉오리들이 거의 떨어져 나가버렸다.
그래도 혹시 하고 집에 오자마자
젤 먼저 화병에 담았다.
글쎄…올해 청매…아직 모르겠다.
사실은 예년에도 똑같은 도둑질 한 적있다.
그러고 보니 나 상습범
이번에 꺾어 온 가지 …
만약 안피면 이젠 포기해야지
데레사
06/02/2017 at 20:36
ㅋㅋㅋ
무슨 상습범 까지?
넘 재미있어서 계속 웃습니다.
날짜 잘못 보는거야 뭐… 그럼에도
웃음이 터지는 나.
암튼 매화 피거든 사진 올려줘요.
참나무.
06/02/2017 at 23:19
주일, 다닌 데 많아 사진 정리도 해야하는데
‘피해자’ 월화드라마도 재밌어서…^^
청매, 하도 디려다 봐서 제 눈독을 먹어
‘필똥말똥 하여라~~’입니다.
제발 폈으면 좋겠지만서도…
오늘은 어제보다는 기온이 좀 내려갔지요
journeyman
07/02/2017 at 16:28
입춘인지도 모르고 지났는데
‘세상의 모든 씨앗들에게 어서 일어나라는 알람같은 절기’라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그렇게 더웠던 지난 여름처럼 영하로만 맴돌던 이 겨울도 얼마지 않아 떠나가겠네요.
참나무.
07/02/2017 at 18:30
‘이 또한 지나가리라’선인들 말씀이 생각나네요…^^
‘…모든 씨앗들에게…알람같은 절기’
저도 그 귀절이 좋아서…
‘당밤음’ 구성작가 때문에 눈사람 만들어 냉동고에 보관 중이랍니다
눈이 검정깨인 꼬마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