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떠난 빈자리에 책 한 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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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한달간 같이 지내던 손녀 No.1,
지금쯤 비행기 안에 있을겁니다
든 줄 몰라도 난 줄은 안다는 옛말대로
무슨 일을 해도 허전하기 이를 데 없고…

아무 일 없어도 계절 자체가 가을이니
요즘 자주 쓰는 말 ‘가을가을합니다’

둘 만 사는 집 음식을 아무리 적게 해도
줄지않고 거의 버릴 때가 더 많은 데
눈에 띄이게 줄어드는 반찬들이 어찌나 재미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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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산책… 같이 카페도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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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럼없이 하부지랑 손잡고 다니는 손녀딸
남편도 살맛난다며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현지니 일당들도 자주 만나 외식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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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 하나 서운한 게 있었어요
큰 빨래들은 내놓는데 속옷 양말 등속은
지가 빠는 게 맘 편하다고  고집을 부려서…

체면을 생각할만큼  어른스러워진 게 왜그리 짜안한 지
우리 사이 멀어진 것같아 서운하기도 하고…

허기사 원서로 위대한 개츠비,
주홍글씨까지 읽을 정도로 훌쩍 자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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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고 가방 정리할 때 에코백 하나가 시선을 잡습디다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William Wordsworth

‘워즈워드 이 시 좋아서 골랐냐’ 물으니

“네 할머니…”
( 무지개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거 어찌 설명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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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도 자주 다녔어요
떠나기 전날도 한국어로 번역된 책 한 권 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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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고른 책이 ( 숨결이 바람될 때 )
원서읽은 친구가 읽어라 추천하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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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모르는 책이라 살펴보니
마종기시인 이해인 수녀님 추천사도 있더군요

“어? 마종기 시인 할머니 좋아하는데…”

덩달아 마종기시인 집안 계보랑
황동규시인과 고교 동창…
운운하며 진도 쪼끔 나갔습니다.

철없던 시절이 엊그제같은데, 언제 훌쩍 자라
이런 얘기까지 나눌 정도가 되었더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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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근처 카페에 들러 잠시 쉬면서
마종기 시인 추천 전문을 읽어봤습니다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이라고…

떠난 다음 저도 사볼까? 책 정보들
더 찾아보니 …보통책이 아니데요.
이동진 빨간책방에도 소개되었고…

아직 다 안읽었지만…
서로 다 읽은 후 전화로 카톡으로
좀 더 깊은 소통 할 것같습니다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230-234쪽, 흐름출판,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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