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떼면서

P.S :먼저

아래 푸른 부분,딸 페북에 올라 온 글인데
아이 넷 (1+3)키우다 보니 다른 엄마들 보다
재밌는 단어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최근, 한국 다녀간 No.1의 엉뚱한 말이 재밌어서

‘고보루빵‘ ?
언어 창작활동에 여념이 없는 큰딸 No.1

한국어 신조어 어휘 사전 추가 목록.
곰보빵을 먹은 게로구나. 꼬소름한 소보루빵을!…

이젠 하도 단련되어 현장 통 번역 가능해진 엄마.
대학 생선 교회? 교회 이름이 독특하네요 !?!? ? ?
???오병이어의 그 물고기? 아님 갈릴리 물고기?

아…대학생 선교회! ^^ 띄어 쓰기의 미학.

이쯤 되면 꼭 떠오르는 기억-코딱지의 접미사화?
아주아주 어릴 적 말 배우고 재잘거릴 무렵. ?

‘눈코딱지’와 ‘귀코딱지’라는 말이 탄생하기도.

엄마 눈엔 그저 귀여워 고쳐주기 싫진 않았었나…
주일,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 중인 훌쩍 커버린 큰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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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결이 바람될 때

포스트잇 떼면서 밑줄긋기 남겨본다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라 …

직타를 제일 무서워 하는데 ‘무릅쓰고’ 남기는 이유는 소망 하나 때문이다

외과지망생인 손녀딸 (No.1)이 과정도 의사 생활도 힘든 외과 대신

시간 노력 대비, 좀 덜 어려운 다른 과(수입도 더 많다니)를 선택했으면 하는…

이탤릭 체 는 손녀딸 No.1 과 소통을 위한 개인적인 주석이다.

 

이 책에서 읽은 ‘단어의 어원 ‘

*환자 patient :

  • 단어의 초기 뜻 중 하나는 ‘불평없이 곤경을 견디는 자’ 이다. p.122
  • 14 세기 철학에서 환자 patient 라는 단어는 ‘행동의 대상’ p. 171

환자라는 단어가 1부 ( 저자가 의사일 때)와 2부 (저자가 환자일 때) 와 다르게 인식된다

*희망 hope :

  • 이 단어가 처음으로 영어에 등장한 건 약 1,000년 전으로 확신과 소망을 결합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하지만 내가 소망하는 것(삶)과 확신하는 것(죽음)은 달랐다.

*재앙 disaster :

  • 부서지는 별을 의미하는데, 신경외과의 진단을 들었을 때 환자의 눈빛이 바로 그렇다. 때로는 그 소식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뇌파가 일시 중단되며 고통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심인성’ 증후군이라고 한다. p.116

 

-밑줄긋기

*…나는 환자를 서류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모든 서류를 환자처럼 대하기로 했다. p. 104

* 때때로 죽음의 무게가 손에 잡힐 듯 뚜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 ….)

가족이 흘리는 눈물을 비처럼 맞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P.102

* 내가 이 직업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죽음을 뒤쫒아 붙잡고 그 정체를 드러낸 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똑바로 마주보기 위해서다. p.105

 

*회복 중인 심장 환자  :

“뭐라도 먹고싶어요. 배가 등에 붙겠어요”

저자의 아버지인 의사 :

“자 그럼 랍스터와 스테이크는 어떠신지요?”

아버지는 간호사실에 전화를 걸었다.

” 환자분께서 랍스터와 스테이크를 드시고 싶다는군요. 지금 당장이요!”

아버지는 전화를 끊고 부인을 바라보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곧 올겁니다. 하지만 음식이 칠면조 샌드위치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건 미리 알아두세요”

아버지가 환자들과 이렇게 편하게 지내며 신뢰감을 심어주는 모습은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p.114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유모어 감각이 참 부러웠다 )

 

*…피질 중에서 가장 침범해선 안되는 곳은 언어를 관장하는 부분이다. 보통 좌뇌에 있는데 베르니케 영역과 브로니카 영역이라 부른다. 전자는 언어의 이해를 후자는 언어의 표현을 담당한다.

아교모세포종의 경우 생존곡선이 급격히 떨어져 환자가 2년 후까지 생존하는 경우는약 5%에 불과하다.

( … …)

정확한 것도 중요하지만. 희망의 여지는 반드시 남겨둬야한다.’평균 생존 기간은 11개월입니다. ‘2년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95%입니다.’ 라고말하기 보다는 ‘대다수 환자가 수개월부터 2~3년까지 생존합니다’ 라고 말하는 편이 낫다. p.121~122

(이 부분에선 저자의 생각에 완전 동의할 순 없었다. 환자가 죽음 준비할 기간을 알아야하지않을까 싶어서…-내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2부 저자의 생각 (폰트체)에서 해결된다 )

 

*뇌종양이 있는 예순두 살의 남자에게

레지던트: 마이클씨,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환자 : 사 육 일 팔 십구!

그가 다소 사근사근하게 대답했다. 종양이 그의 언어회로를 차단하는 바람에 그의 말은 숫자들을 나열하는 것뿐이었지만…p.136~137
(이 단락 읽을 때 나는 정말 충격이었다 )

1부: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아래부터

2부: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

*  “저는 40년의 인생 계획을 짰어요. 첫 20년은 외과의사이자 과학자로, 마지막 20년은 작가로 살 생각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마지막 20년에 들어서게 됐으니, 어떤 계획을 세워야할 지 난감하네요” p.165~166

(의사에서 환자가 된 저자 폴 갈라티니가 담당의사 에마 에게 한 말 )

* 나는 내 삶의 모든 문장에서 주어가 아닌 직접 목적어가 된 기분이었다. p.171

* 내게 남은 시간이 석달이라면 가족과 함께.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10년이라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p.193

(저자는 좋은 의사 에마를 만나 아래와 같은 말을 듣는다. 사실은 마지막 통고일 수도 있는데… )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싶다면 신경외과의를 그만둘 수도 있죠. 하지만 몸이 아프다는 게 이유가 돼서는 안 돼요. 저번 주와 증세는 별 차이가 없어요. 이번 일은 도로에서 장애물을 만난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p. 213

* “이게 끝이 아니에요” 에마(저자의 담당의 )가 말했다.
(… ….)

“끝의 시작도 아니에요 시작의 끝인 거에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에마의 말에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p.214

 

*한 환자가 내게 말하기를. 의사를 만나러 갈 때 항상 비싼 양말을 신는다고 했다. 신발도 못신고 환자복만 걸치고 있으니 양말이라도 제대로 된 걸 신어야 의사가 자기를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존중해 준다는 것이었다. p.220

(저자가 풋내기 레지던드들에게 요주의 환자로 인식되었을 때 자신의 양말이 병원 지급 양말인 걸 알아차리고, 대학원생 시절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5년 후에 뭘 하고 있을까 늘 생각한다. 하지만 5년 후에 내가 뭘 하고 있을 지 알 수 없다. 죽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건강할 수도 있다.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 ….)

그러니 점심 식사 이후의 미래를 생각하는 건 시간 낭비다. p.232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이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p.234 (2부 마지막 잘 딸에게 보낸 간략한 메시지… )

에필로그 ( 저자의 아내가 쓴 14장의 명문 )

* 2013년 5월에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메일로 말기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하며 폴은 이렇게 썼다.

”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내가 이미 브론테 자매나 키츠, 스티븐 크레이보다는 더 오래 살았다는 거지.

나쁜 소식은 내가 아무것도 쓰지 못했는 거고”   P.258~259

 

*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겠다는 폴의 결단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증명할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 자체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폴은 평생 죽음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죽음을 진실하게 마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그는 그 일을 해냈다.
나는 그의 아내이자 목격자였다. p.26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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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완성하지 못하고 타계 후 같은 의사인

부인 루시 칼라티니가 에필로그를 첨가하여 출판하게 된다.

부인 역시도 저자처럼 글솜씨가 좋았다. 그녀의 솔직 단백함 때문에

두 번 읽을 때도 눈물을 감출 수가 없어 내 방에서 혼자 읽어야 했다.

저자는 77년생으로 내 아들과 동갑이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읽었다.

의사로 환자로 그에게 문학적 사고가 얼마나 도움이 많이 되는 지 실감하며 …

손전화만 죽어라 보고있는 내 아들과 비교되어 많이 부러웠다.

저자는 존경하는 부모님이 계셔서 그렇다 하면 유구무언 이지만…

밑줄긋기에도 잠깐 소개했지만 덕망있는 의사 아버지와

어머니 ( 교육열이 남달라 작가의 형, 동생까지 의사) 영향도 있었을테니…

죽음을 연구하던 그가 죽음 입구에서 살아 돌아 와 소망대로 10년 만 더 살았어도

정말로 훌륭한 과학도를 겸한 의사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었을텐데…

그토록 어려운 레지던트 과정 다 마치고 명예로운 의사 생활을 코 앞에 둔

36세 젊은 나이로 연명 치료 거부하고 타계한 저자가 참으로 안타까워

포스트잇 떼면서 오랜만에 연이어 두 번 읽은 책이다.

이젠 내 손녀딸 No.1 시험 끝난 후 소통할 일만 남았다.

끝으로 추천사 하나만 더 …

이 책 덕분에, 폴 칼라니티를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삶으로부터 혜택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은 O형 혈액처럼 누구에게나 생명의 피를 나누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책들 중 하나이다. 나는 이 책을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앤 패체트 (소설가)

이 추천사 때문에  빨간 책방 이동진 기자도 이 책을 읽었다 했다.

3 Comments

  1. 참나무.

    10/09/2017 at 00:02

  2. 수선호이

    10/09/2017 at 13:29

    참나무.님 빨간책방입니다^^;
    산호는 이미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네요
    세상의 빛이되길 늘 응원합니다^^!

    • 참나무.

      10/09/2017 at 16:59

      옴마야..우째 이런 일이…ㅋㅋ
      머리는 빨간 손은 붉은
      정말 고마워요 방금 고쳤어요
      아침에 나갔다가 방금 들왔네요
      언제 짬내어 홍대 빨간책방
      한 번 가보자 한 지가 꽤 오래…;;
      산호 응원 고마워요..방금 통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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