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1월에초등5학년이되는막내아들은주변의인도친구들과어울리는것을좋아한다.얼마전토요일에도유치원부터같은학교에다녔던친구가막내를자기집으로놀러오라고연락이왔다.
그아이의부부는우리보다젊지만학부모입장에서격의없는사이이다.그인도아이부모는우리에게자기아들과함께7학년때데라둔에위치한D기숙사학교로보내면어떻겠느냐고불쑥물어보았다.자기네들은진작에booking을해놓았다고하면서더늦게전에booking할것을권유한다.그아이아버지가바로그남학생기숙사학교를졸업했는데,자기아들도그학교로보낼것이라고한다(booking해놓는다고해서입학을보장받는것도아니지만,같은조건일적에혜택이있긴할것같다.매년booking비용도인상된다고하니그기숙사학교로보내겠다고결심했다면서둘러
booking해둘수록좋을것같다).
그아이아버지는그기숙사학교의장점에대해서쭉늘어놓으면서,별도의입학시험을치러야하지만5~6학년때착실히준비하면웬만하면입학할수있다고한다.우리아이들이다니는학교에는그기숙사학교를졸업한학부모동문들이제법되는데,대부분대대로패밀리비즈니스를하고있는것으로알고있다.그가말한D기숙사학교는인도에서손꼽히는남자기숙사학교로서라지브간디전수상도이학교출신이다.
수년전우리가족은여행길에그학교를잠시들른적이있다.큰아들이6~7학년때니까벌써5년전일이다.큰아들을염두에두고더나은중고등학교가없을까고심했었는데,그무렵그학교를들른것이다.그학교를둘러본소감이아직도생생한데,졸업하면무슨일에종사하든적어도사람은만들어서내보낼것같은고무적인인상을받았었다.현대적이지도않고세련되지도않은고색창연한시설물이지만깔끔하고정돈된것이오랜역사를지닌학교라는분위기가바로와닿았었다.마침그곳에입학인터뷰하러온같은학교학생과부모그리고재학생한명과학교생활에대해서짧은대화를나누면서과연괜찮은기숙학교라는생각을했었다.하지만입학담당자와의면담에서우리큰아들이학년적으로입학조건에는부합되었지만제한된나이를넘었기에해당사항이없었다(인도는우리보다1~2년입학연령이빠르다).이학교는결원이생기더라도졸업때까지충원을하지않는다고한다.
그기숙사학교에대해서호감을가진건사실이지만,지금아이들이다니고있는학교도교육환경이나름대로장점이있고이기숙사학교에입학하는것도여간어려운것이아닌데,굳이기숙사학교를보내려는이유가뭘까.
한국에서해외로조기유학을보낼경우,기숙사학교를보내느냐의여부는현지에돌봐줄친지가있느냐,학비는얼마나드느냐,별도의커리큘럼은무엇이있는가등을저울질한후에결정할텐데…인도가정에서는자녀를굳이기숙사학교로보내는이유는어디에있으며,어떤가정이자녀를기숙사학교로보낼까?하는의문이들만하다.
자녀를기숙사학교에보내지않았던인도지인의말을먼저들어보았다.인도에서는오래전부터다음과같은이유로자녀들을기숙사학교에보냈다고한다:
1.부모모두자기일이나사업등으로자녀를돌볼시간적인여유가없을때
2.지금은시절이많이변했지만,옛날인도여성들은대체로고등교육을받지않았다고한다.부인이집에서자녀교육을시킬만큼교육을받지못했기에기숙사학교를보냈다고한다.
3.지방에는영어몰입교육을하지않는학교들도있고학급별로40명넘는과밀수업을받기에지방의유지들이주로영어수업을제공하는소규모학급을운영하는기숙사학교로자녀들을보낸다.또한이민자가정(NRI)들이인도인으로서의정체성을잊지않도록자녀들을모국으로보낼적에인도기숙사학교를선호한다고한다.
4.졸업생네트워크란것이중요하니,중고등학교시절탄탄한인적네트워크를만들기위해서의도적으로보내는경우도있다.막내아이의친구경우는바로이경우에해당될것같다.
인도지인은개인의견이라는토를달면서,
1.아이를기숙사학교로보내겠다고마음먹었다면D기숙사학교가가장좋은곳이라는것에는이의가없다고했다.그러나우리가족의경우는부모가맞벌이도아니기에능히자녀교육을제대로(?)시킬수있는환경을갖추고있으니굳이기숙사학교에보낼이유가어디있겠느냐고반문했다.어차피자식은대학을들어가거나직장구할때,또는결혼할때에는어련히알아서독립할텐데…기숙사학교에들어가면그때부터부모자식간에는이별하는것이나다름없기에구태여10대초반부터서두를필요가있겠느냐는의견이었다.
2.기숙사학교는공장에서물건만들듯이표준품을찍어서만드는곳과다름없을것이라고도했다.19세기영국통치시절의기숙사학교시스템이21세기사회에도먹힐지는잘모르겠다고한다.
3.지방의유지들이나이민자자녀들이기숙사학교로입학하는것은이해할만하다.
4.인적네트워크를만든다는것또한웃기는이야기라고했다.뭐든자기하기나름이지…인적네트워크가좋으면안되는일도되게만드느냐고되묻는다.인도니미국이니할것없이외지로유학보내면서부모들이기대하는것중의하나가영향력있는현지인과잘사귀어서현지통이되기를기대하는부모가적지않으리라생각된다.
한가지사례를더들자면,3년전인도지인이8학년외아들을델리에서5시간걸리는북쪽기숙사학교로보낸적이있다.신설기숙사학교지만유명한재단에서설립한학교라서기대를무척한듯했다.그는거의매주말마다아들보러면회간다고했었다.그러나일년을채우기도전에그아들이엄격한학교룰에적응하지못하고슬그머니부모곁으로되돌아왔었다.그부부는모두바깥일로바빴지만그간큰딸이아들을잘챙겨주었었다.그러나딸이시집간이후로는아들을제대로돌봐주기가어렵고그참에아들을강하게키우려는생각도함께들어서기숙사학교로보냈었다고한다.이런실패사례는빙산의일각이겠지만,자녀의성향을잘살펴보고학교사정을세밀하게확인하여본연후에결정해도늦지않다는사실을일깨워준다.
영어가뒷받침되는인도학생들도기숙사학교적응이만만치않음을지적하고싶다.데이보딩스쿨(일반등하교학교)의경우는그래도바람막이해주는학부모가있으니그나마나을것이다.
인도학부모가자녀들을기숙사학교로보낼적에는우리네가자녀들영어교육에최우선을두면서기숙사학교를결정하는것과는조금다르다는사실을알게되었으면한다.
우리처럼외지로자녀를유학보내는경우는영어를제대로배우기위해서가능하다면한국학생이없는학교를찾고24시간학교에머무는기숙사학교가신변안정도보장하고영어몰입환경을제공하기에선호하리라는사실을충분히이해하지만,근본적인기숙사학교의본질에대해서다시한번생각해보았으면한다.
특히요즘은미국의금융대란으로말미암아,환율이크게요동치는바람에조기유학자녀를두고있거나유학준비중인학부모들이모두예상치않은충격을받고있는시점이고며칠전에는인도영어교사를국내영어교사로활용한다는기사도나왔기에구체적으로어떤자질을가진인도교사들이국내학교에배치될지지켜봐야하겠지만,국내의공교육영어환경도조금씩개선되는구체적인움직임이보이는것같다.
자기자식을보다더나은환경에서공부시키려는부모의마음은누구나한결같을것이다.무슨일이든그러하지만특히학교를결정할때에는영어만배우면되지하는생각보다는자식의적성,좋아하는것,잘하는것을먼저살펴보고부모들의경제적능력을충분히고려하여결정하는것이우선되어야겠다.
이럴때일수록주변상황이아무리급변해도이에흔들리지않는학부모의확고한자녀관과교육관이무엇보다중요하다고본다.기숙사학교선정시에도가장중요한것은입학전자녀의적성과학교의장점이부합되는학교선정이무엇보다중요하다는점다시한번강조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