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 물

동네근린공원에이른아침마다장마당이열린다.

바지런한동네아주머니,할머니들이상추니호박잎등의푸성귀를갖고나와판다.

한보따리에천원이다.

얼마전에상추를사서먹었는데,한사흥먹을정도로양이많았다.

오늘은일요일이라물도뜰겸해서배낭매고좀느지막하게나갔다.

파장무렵인가.사람들이별로없다.

남아있는채소들도신통찮다.

그런데,어떤아저씨가좀이색적인것을내다팔고있다.

노란바께쓰에담겨진것이었는데,논고동이었다.

씨알이굵고크다.

호기심에들여다보고있으려니,주인아저씨가한마디한다.

간에억쑤로좋은기라예.술병에도좋고.

호기심에다간이어떻고,술병에어떻고하니관심이동한다.

바께쓰반정도분량이니한돈만원하면살수있다싶었다.

아저씨,내한볓바퀴더걷고나서집에갈적에사갖고가도될란가모르겠네…

아,그라이소,그라이소.

한바퀴는7백미터로내걸음으로도는데한10분정도걸린다.

한바퀴를돌아아저씨앞을지나치려는데,어라,바케쓰가보이지않는다.

아저씨,그거다팔렸습니까.

뭐요,고동?아,다팔렸지예.

그아저씨를탓할일이아니다.

무슨중뿔난장사한다고,그장마당에예약손님이있을수있겠는가.

무료한일요일오후,

그씨알좋고굵은논고동이이상스레눈에어른거린다.

간에좋고술병에도좋다던그논고동이.

천상내것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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