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사 일 생

"…narrowlyescapedfromthejawsofthedeath…"

잘못알아듣는영어지만,기장은그런말을하고있었다.

‘구사일생’이라는말아닌가.

비행기가뉴욕의라구아디아공항,그것도제일후진귀퉁이에착륙을한후,

터미널로오는버스안에서였다.

정말죽을뻔했다.

1995년10월의어느날,우리들은캐나다오타와에서뉴욕오는비행기를탄다.

Delta항공이다.세계3대항공사아닌가.

날은잔뜩흐린가운데소낙비가주룩주룩내리고있었다.

그래도Delta니까비행기는좋겠지.

그러나그게아니었다.

비행기는제트기여객기가아닌,프로펠러항공기였다.정원은스무나명정도.

우리기자일행이7명이었으니까,그쪽서양사람들은통털어10여명정도.

대부분괴쬐쬐한흑인들이다.

트랩을오르는데,비행기출입구옆에뭣으로덕지덕지때운흔적이보인다.

화장실전등도깨져있다.흑인스튜어데스는마귀할멈같다.

비행기가이륙을하는데,맙소사,조종실문이덜커덩열리며그안이드러난다.

마귀할멈이비틀비틀,느릿느릿걸어가아무런일도아니라는것처럼문을꽝닫는다.

비행기는그렇게뜨서가고있었다.비는계속내리고.

뿌연대기속을부릉거리며가고있는데,갑자기요동을친다.튜블런스가계속된다.

좌우로요동을치더니,갑자기뚝떨어진다.

그러다가덜컹덜컹,기수가갑자기들리면서무게중심이뒤로쏠린다.

난리가났다.옆자리,거구의해병대출신제주친구는완전히사색이다.

그런상태가계속이어진다.다른승객들도대부분앞좌석쪽에쪼그려머리를묻고있다.

"선배,어찌되는거아이요?"제주친구의손은어느새기도모드로바뀌어있다.

퍼뜩나는생각.

그무렵,일본여객기가태평양상에사고로추락하는순간,

메모지를꺼내가족들에기록을남긴어떤일본인의얘기가화제가된적이있다.

나도메모지를꺼냈다.몇자적었다.잘있거라,나는간다.

비행기안에는비명과신음소리로아수라장이다.비행기는계속곤두박질치고있고.

그래도비행기는그아슬아슬한상태로시라큐즈에기착을한다.

뉴욕이고뭐고여기서모두내려버리자.우리들은다들그렇게생각을하고있었다.

그러나비행기가공항에착륙해도다른승객들은조용하다.

흑인승객이오히려거기서몇명더탄다.우리가엄살이너무심한가.

에라,모르겠다.가는데까지가보자.그렇게해서비행기는다시흐린하늘로올랐다.

그곳에서뉴욕까지는얼마안되는거리다.그러나곤두박질치면서끝이없이가는것같다.

제주친구가소리를지른다.

"선배,자유의여신상은왜안나타나는거요?"나라고알리가있나.

아래를바라봤다.바다를낀도시다.뉴욕으로들어온것이다.

됐다싶었다.제주친구보고소리쳤다."야,뉴욕왔다."

그러나비행기는착륙을못한다.바다위를계속빙글빙글돌고있다.

그상태로한1시간정도뉴욕상공을선회한것같다.

나중에안사실이지만,공항에착륙할장소가없었던것이다.

그무렵은유엔창설50주년정상회의가뉴욕에서열리고있을때다.

겨우자리를얻어착륙한게라구아디아공항이다.

뉴욕으로들어오는버스안에서우리들은제정신들이아니었다.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1층에기자실이설치되어있었다.애꿎은한공보비서관이’제물’이됐다.

그당시,만일그비행기가떨어졌다면,우리들은어떻게처리되었을까.

우리들은대통령전용기에자리가없다는BH사람들의차별대우로,

캐나다에서개별출발을했던것이다.캐나다까지는같이가놓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