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에게 해줄 수 있는 일
‘옛날호떡’이라는것을판다.
아파트단지안에일주일에한번정도들어와파는데,
담백하고맛있다고한다.나는먹어보지못했다.
어느날,아내가전화를걸어왔다.
그호떡좀사놓을수없느냐는것이다.
창밖으로내다봤더니가계는가고없다.
아내가들어와아쉬워한다.다음에오면꼭좀사놓으라고한다.
어제,집을나가는데,호떡가계가들어와있다.
몇시쯤철수하느냐고물었더니,밤9시쯤에간다고한다.
오늘은꼭사놓아야지.
선배분들을만난자리에장떡이맛있어보인다.
맥주가나왔다.
나는소주를마시고싶다고했다.소주한병이들어왔다.
한병을혼자서마시니취할수밖에.
가려는후배를그여코붙잡아끌고근처술집을갔다.
거기서또선배한분을불러내고어쩌고하면서정신을잃어갔다.
당산동까지들러친구를불러내또마셨다.
호떡을샀을리가없다.집에오니밤11시가넘었다.
오늘아침,마누라보기가좀뭐하다.
그렇게먹고싶어하는데,그까짓것하나변변히챙겨주지못하다니.
나이들면서아내에게해줄수있는일이뭘까.
가만생각해보니별로없다.
월급봉투쥐어준지도벌써10여년전이다.
손에뭐좀사입고,사먹어라고용돈쥐어준적이있었던가.
이즈음은마누라에게서얻어쓰는게더많다.
잘적에도곁에잘재워주지도않는다.
마누라도그저그러려니하고산다.
그’옛날호떡’이새삼나를뒤돌아보게한다.
이번에들어오면만사제쳐놓고사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