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대를 날아 간 물통

오랜만에오르는백운대.

나무계단,돌계단이놓여져있어그런가.

예전에비해오르기가쉽다.

사람들줄이어오르고내리는건예전과다름없다.

정상에서내려오는길.

철봉을잡으며내려오는데,

배낭왼쪽주머니에서뭔가일어나는느낌이다.

물통이구나하는순간,

그게튀어져나와붕날아간다.

까마득한절벽을구르는게흡사날아가는모습이다.

순식간의일이다.

뒤에서따라오던후배왈,

행님,아무래도그게좀헐렁해보이더니만…

후배의그말에즉각나온말.

아,괜찮다.저거주운것이다.주운것이니저리잘날라가재…

‘날진(Nalgene)’

물통은좀좋은것이다.

그물통에사연이있다.

지난해여름,지리산종주길.

벽소령산장을앞두고지쳐기진맥진하면서어느산길에선가쉬고있었다.

물을한모금마시고일어서려는데,옆에물통이놓여있다.

물도조금담긴채로.

누가놓고갔구나하고그냥일어서가려는데,퍼뜩친구생각이났다.

친구가갖고있는물통과같은제품에같은색상이었다.

아,이친구가두고갔구나.갖다줘야지.

그친구도같은지점에서같이쉬다가먼저가고있었다.

그친구를따라잡으면서물통을건넸다.

그런데,그친구의물통은그대로배낭주머니에있는게아닌가.

그래서별수없이그냥갖게된물통이었다.

어떤친구는주운것이라니까탐을냈다.

줘버릴까하다,그냥내가가져왔다.

그리고그동안몇번산엘갖고갔다.

물통이대용량의것은아니지만,하루치기산에는적당했다.

그물통이사라져버린것이다.

그것도북한산백운대언덕을날아서가버린것이다.

아까운생각은없다.

원래주인에게항상죄송하게생각해왔는데그래서그런가.

백운대를날아간몰통은,또어떤다른산꾼에게갈것이다.

좋은사람에게갔으면한다.

세상에역시공짜는없다.

거저생긴것,또그냥거저내보내는것이다.

(3월6일,백운대에서바라다본만경대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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