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을 보는 좌파들의 시각

북한연루설의자승자박

천안함사태를보는국민의마음은못내착잡하다.국방의의무를다하다순국한고귀한희생앞에안타까워하다가도사고이후군의대응과정을보면서는무언가석연치않은의구심을떨치기어렵다.늑장대응으로구조작업이늦어진것은군당국이입이열개라도할말이없을것이거니와사고원인에대해오락가락입장을보이는것은혹여나진실을은폐하는거아니냐는의심을사게하기때문이다.

모든가능성을배제하지않는다는입장에도불구하고유독내부폭발등자체사고가능성은서둘러배제해버린군의잠정결론은아무래봐도균형적이지못하다.당시교신내용을밝히지않는점과TOD전체영상을끝까지공개하지않는점그리고생존자들의증언을통제하는점등은정부가무언가를숨기고있다는의구심을갖기에충분하다.혹여라도눈앞의불이익을피하고책임을전가하기위해사실을왜곡하고진실을은폐하는거라면그야말로호미로막을일을가래로도막지못하는격이될것이다.21세기대명천지에진실을가린다해도끝까지가릴수는없을것이며사실을숨긴다해도언젠가는진실이만천하게드러나게되어있다.진실이가장큰힘이며정직이최선의정책임은아무리강조해도지나치지않다.

사고원인을놓고다양한백가쟁명의주장이제기되지만그중에서도북한과의연관가능성이강조되고있음을보면서우리는놀라움을넘어불안감을느낀다.내부원인을일단배제하고외부로부터원인을찾다보니인간어뢰,6.25기뢰,잠수정어뢰등북한연루설이힘을얻고있다.북한잠수정이노후해서기술적으로불가능하다고해도,장착된어뢰가그정도의명중도와파괴력을갖기힘들다고해도북한연루설은요지부동이다.오히려북한의소행으로의심하다보니이제북한의잠수정은우리보다우월한고도의기술을갖추고어뢰역시직접부딪치지않고도함정을파괴하는가공할수준에도달해있다.북한연루설은급기야북한을뭐든지할수있는무한능력의‘괴물’로만들고있는것이다.

물론정확한사고원인은아직규명되지않았다.최종적으로북한소행이확인될경우는당연히엄정하고단호하게그리고침착하게대응해야할것이지만지금단계에서분명한사실확인이나뚜렷한증거도없이지레짐작으로북한연루설을흘리는것은매우위험스러울뿐아니라이롭지도못하다.

지금제기되는북한연루설이만의하나6.2지방선거를앞둔보수층의결집과정치적이익을위한‘북풍’의유혹때문이라면이는처음부터불가능한일이다.이미우리국민은집권세력의북풍시도에의해자신의정치적선택을수정하는수준을넘은지오래다.과거김현희사건이나이선실사건등이정치적효용성을가진적이있었고비무장지대에북한군이출현해서총격을해대면여당지지가늘어난것이사실이었지만이후로정권측의북풍시도는번번히실패했고좌절했다.김대중정부시기남북정상회담성사를총선직전에발표했지만오히려북풍에대한견제역풍으로여당은수도권에서손해를봐야했다.대선을앞두고이뤄진2차남북정상회담도이명박후보의압승을바꾸기엔무력할뿐이었다.북한위협론으로국민들의불안감을증폭시키거나북한관련빅이벤트로유권자들의감동을확산시켜서여당에유리한정치적결과를산출하겠다는시도는이제탈냉전이후꾸준히지속된남북관계와우리국민들의민도성숙으로인해애초부터불가능한일이다.북풍유혹에서비롯된북한연루설이라면오히려지금여당은6.2지방선거에서그이유때문에패배할지도모른다.

또한북한연루설은결과적으로보수정권에손해를입히게된다는것을명심해야한다.만의하나북한의소행으로확인되면이는자체사고나내부폭발시의책임보다훨씬큰정치적타격을감수해야한다.보수정권의특허처럼되어있는안보에커다란구멍이난것이기때문이다.백령도남쪽바다에까지북이와서도발하는데도함장과대원들이속수무책으로당한것이라면이는보수정권의돌이킬수없는실패가된다.북한연루설로당장의곤혹스러움을회피할수는있겠지만오히려그것은돌아온화살이되어현정부를안보무능정권으로낙인찍게할것이다.

마지막으로북한연루설은북한소행으로밝혀진이후정부가어떻게대응해야할지를놓고도감당하기힘든상황에직면하게된다.북이도발한것이라면정부는어떤식으로든응징하고대응해야한다.46명의목숨을앗아간명백한군사도발이므로이명박정부는군사적수단을포함해서가장적절하고효율적인응징대책을내놓아야한다.‘눈에는눈이에는이’방식으로북한해군에보복타격을가하거나군사적맞대응을한다면전면전으로의확대를각오하는결단이있어야할것이다.그렇다고국제사회에호소해서북한에사과를요구하고대북제재를추진한다면그것만으로뿔난국민감정이진정될지또한미지수다.북한이한짓이라면전쟁불사의전면보복을해야할지,사과요구와재발방지수준의뻔한대응을해야할지,오히려정부는가장어려운정치적고민에빠지게될것이다.

이미국민들은천안함사태이후정부와군당국의우왕좌왕과원인규명미흡에의혹의눈초리를보내고있다.아무것도확인되지않은상황에서일시적인책임회피와정치적이해타산으로북한연루설을강조하는거라면후일감당할수없는자승자박이될것이다.

(김근식경남대정치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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