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후유증

내가지금집에있구나.

오늘새벽에야비로소그런느낌이든다.

그저께밤늦게만신창이가돼들어와고꾸라졌고,

어제는폭삭바스라질것같은몸뚱이와멍한기분으로

하루를보냈다.

2박3일간의지리산산행.

줄기차게걸었다.

30여킬로미터의산행거리에山上에있은시간만34시간.

첫날하루는비와바람에흠뻑젖었다.

중산리에서오른천왕봉은끝내우리들의접근을허용치않았다.

그아래에서비바람피하기에급급했다.

폭풍우휘몰아치는천왕봉꼭대기는실루엣만남겼다.

장터목에서의일박,그리고이어지는종주산행길.

비안개속,세석평전은여름야생화들로천상의화원이었다.

노랗고붉은그꽃들이어제내내눈에가물거렸다.

선비샘,임걸령에서의물맛.

속시원하고청량한그물맛을어찌잊을수있겠는가.

그곳에서떠다온물은어제하루,

나를다시지리산으로데불고가산삐알을떠돌게했다.

임걸령을지나푸른녹색의산길을끝없이걸어간다.

영원으로이어졌으면하는바람.

노고단이가까워질수록왜그리아쉬웠던가.

산을내려오면허망해진다.

더구나그산이지리산임에야어쩔도리가없다.

그허망감을무엇으로채워야하는가.

술.

구례에서결국소주로달랬다.

온몸이쑤신다.

그러면서아직도붕떠있는느낌이다.

정신은개운하다.맑은기가듬뿍채워진충만감.

이상한일이생겼다.

지리산으로가기며칠전부터목디스크의전조가있었다.

그게말끔히사라졌다.흔적도없다.

또하나.

역시지리산가기한사흘전부터왼쪽아래치아가욱신거렸다.

몇년전해놓은치아임플란트부분이다.

어떤행태로든그쪽에이상이생긴것이다.

산행을포기할까하는생각마저들었다.진통제를준비했다.

그러나진통제를사용하지않았다.

지리산가는버스를타자마자통증이사라졌다.

산행내내그어떤욱신거림도없었다.

지금도없다.

지리산이데불고가버린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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