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문에서 주춤거리다

세상사,

산위라고해서별반다를게없다.

기로에놓일때가있다.

산행을계속할것인가,

아니면그냥하산할것인가.

혹은,지나칠것인가,

아니면점을찍고갈것인가하는결정의순간이다.

북한산의경우,

그갈림처가있다.대남문이다.

구기동인근에서오르든가,

구파발쪽,산성에서오르든가하면그렇다.

그정점이대개는대남문이다.

대남문까지일단오른후,다음을결정해야한다.

산성에서오르면대남문으로해서구기동쪽으로내려갈것인가,

아니면청수동암문이나문수봉으로해사모바위,

비봉까지계속갈것인가를정해야한다.

구기동쪽,이를테면상명대에서오를경우도마찬가지다.

사모바위를지나쳐문수봉,혹은청수동암문으로해대남문까지갈것인가,

혹은대남문을지나쳐대성문,대동문으로계속갈것인가하는결정인데,

대남문에서마음을잡아야한다.

대개대남문까지오면지친다.해서게으름이솔솔피어난다.

그러면바로내려가면된다.좀아쉬우면문수사를들러보고내려가면된다.

(사모바위,2010년7월31일오전)

지난주토요일산행때도그랬다.

모처럼젊은후배들과하는산행이라서내김걱정이됐다.

후배들은대성문으로해서형제봉까지를목표로했다.

상명대에서올라사모바위까지는무난하게올랐다.

엄청더운날씨다.땀이비오듯했다.

사모바위까지오는중간에’테스트’를한번당했다.

향로봉쪽으로오르자는것이다.

내오르는걸보고산행목표를저울질하겠다는심산이아니었던가싶다.

나는포금정사터로해서계곡으로가자고했다.

결국내주장대로됐다.내가좀심하게우겼던것같다.

후배들은내심산행이중간에끝날수있을것이라는생각을했을지도모르겠다.

사모바위를지나문수봉을바위를타고올랐다.

무더운날씨에대기마저꾸무적하다.

그러나바위는신발에착착감긴다.

워킹에서클라이밍으로의전환이하나의계기가된것인가,원기가치솟는다.

(대남문에서)

대남문이바로아래코앞이다.후배가나의상태와심기를살핀다.

들렀다갈까요,아니면그냥막바로대성문으로갈까요?

혹여내가그런말을할까하는우려에서일까,그냥내려가자는말은안한다.

그냥가자.

그말과동시에대남문아래로해서바로쳐오르려는데,줄로막아놓았다.

계곡쪽으로내려가서대성문으로가라는것이다.잠시주춤거렸다.

잠깐동안의혼란이대남문뒤에서좀서성거리게했다.땀도좀식히면서

시원한바람이구기동계곡에서불어온다.

많은사람들이그곳에서쉬면서땀을말리고있었다.

수없이오른대남문이다.

북한산산꾼들의지친호흡과발자취가쌓여있는곳이다.

나름북한산의갈림처라고느껴져서인가,

산꾼들의아쉬움도많이스며있을것이다.

우리는이날,정한대로대성문으로내려가형제봉을오르고평창동쪽으로하산했다.

(형제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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