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윤희가 그립다

호수공원을걸었다.

완연한가을날씨다.

메타세콰이어나뭇길엔낙엽이제법날린다.

예쁜가을꽃이많이피었다.붉고노란꽃들이다.

많은사람들이가족들과함께나와,거닐기도하고

더러는잔디밭에앉아맑은가을날을즐기는모습들이다.

이런저런모습들,

그리고호수를보면서공원길을걷고있는데,

문득어떤한사람이떠오른다.

최윤희.

그저께자살로생을마감한사람이다.

지병으로인한견딜수없는통증을

죽음으로써평온을되찾으려했던사람.

그녀는과연평온을되찾았을까.

그녀는좀유니크했다.

항상명량하고긍정적인모습.

잘모르지만그사람최윤희하면그런이미지다.

빨갛고노란꽃들,퍼플의물색(水色),

그리고끼리끼리다정한가족들의나들이모습.

그것들틈새로최윤희씨의모습을떠올리자니,

가슴이먹먹해진다.

오죽했으면그랬을까,이해는한다.

충분히한다.동병상련의마음도있다.

또박또박써내려간유서는소녀의글씨체다.

63살중늙은이,최윤희의마음은항상소녀였던것일까.

담담하면서도할말을다하고있는글,그또한

평상시일상의글쓰기와별반다르지않았다.

‘동반여행’을떠나는남편더러’완전남자’라니,

그게어디중늙은이가쓸말인가.

그게더가슴을저리게한다.

일상처럼죽음을맞이하려했던것일까.

하기야미약한인간,그리고절대한고통앞에서는

죽음이일상이될수도있을것이다.

그러나아무리그렇더라도아쉽다.

구비구비를휘감고흐르는강같은이해를하면서도그렇다.

개똥밭을뒹굴더라도살아있는게좋다고하는데,

어떻게그리간단히,아무런일도아닌것처럼떠날수가있는것인지.

우리들과함께살아있는동안,

많은웃음과긍정의생각들을뿌렸다.좀역설적이긴하지만,

그긍정의눈빛과웃음이오래오래사람들의마음속에남았으면좋겠다.

명복을빈다.

고통없는세상에서다시즐겁게웃고지내기를바란다.

누구나죽는다.

그걸모르는사람은없다.

죽는데,언제죽을지는모른다.

그러나그걸아는사람은없다.

이런모순을비집고들어오는죽음이있다.

자살이다.

스스로목숨을끊는것.

죽는걸알고죽음을맞이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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