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쓸쓸함에 대하여

아내를자주나무라는편이다.

물론아내도나를자주나무란다.

둘간의나무람에어떤차이가있는지는모르겠다.

다만나의나무람은,

사안의잘잘못을가리고자하는게아니라,

아내의아둔함,이를테면세상살이에뭘잘모른다든가

잘까먹고하는건망증에대한안타까움을담고있다는것이다.

그리도무얼모르고,깜빡깜빡잘잊어먹어면서

남편없는이험한세상을어떻게살아갈것인가하는.

아침출근을서두르는데,집전화의벨이울린다.

마누라가받았다.

구두를신으며무슨전환가궁금해하고있는데,

마누라의전화받는투가예사롭지않다.

뭐꼬.와그라노.무슨전화고?

집전화가끊긴다카는데요.

집전화가끊긴다니.갖고와봐라.

전화를받았더니뭐라뭐라하는데한국통신우쩌구저쩌구한다.

다음은들을필요도없다.우리집은한국통신이아니다.LG인터넷전화다.

보이스피싱전화였던것이다.아무말않고끊어버렸다.

옆에있던마누라의표정이묘해진다.

아,그거보이스뭐시기하는그긴가베…

뒷말이쑥들어가는눈치다.

좋은말이나올리없다.’악담’이다.

봐라,척들어보모모르나.

니같은사람들이있으니바보처럼당하는것아이가.

좀단디해라.

마누라는눈길한번주지않고

아무말없이전화기를받아들고는테이블쪽으로간다.

현관문을닫고나오려는데,

오늘따라현관문은또왜그리세게닫기는가.

전철역으로가는오솔길.

마누라는지금쯤무슨생각을하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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